◀ 이영수
시인, 《한강문학》(34호, 2024 신년호) 시부분 신인상 수상, 시낭송가, 한국명시낭송예술인연합회 이사, 제1회 한국다선예술제 전국시낭송경연대회 수상, U.S.A. RN 8년 경력, 영시낭송지도(개인, 그룹), 기업체 영어강사(현대, L.G 정보통신), 연세대생활환경대학원 TMP.
찬란한 봄
이 영 수
겨울 추위가 지나가고
얼음이 녹고
봄바람 살랑살랑 불어오고
고목에서 푸른 잎 돋아나고
따스한 햇살이
얼굴을 감싸주고
새들의 노래 소리가
봄바람 타고 울리어
설레는 마음
봄기운이 내 안에 넘쳐흐르네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새로운 꿈과 계획은
희망과 기대 가득 품고
하루하루가 은총으로 피어나네
힘차게 때론 부드럽게
찬란한 봄이
우리의 몸에서 피어나네.
금낭화
작은 정원 속에 마음 스며들고
영롱한 비단 주머니 속에 숨겨둔 사랑
엄마의 탯줄 같은 긴 가지 끝에
올망졸망 매달린 생명의 몸짓
은밀하게 속삭이는 사랑 노래
벅찬 희열 가슴 한 자락에
어려움 이겨내고 강인하게
내 마음 흔들어놓고
꽃 피워내는 모습
바람에 흔들리면서도
숨겨둔 향기 뿜어내며
미소 짓는 인생길
해맑은 영혼의 꽃.
가장 아름다운 손
손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그림을 그린다
코끼리도 그리고 사슴도 그리고 사과도 그린다
정원에서는 새들의 노랫가락이 들려오고
꽃잎은 봄바람에 춤추며 맑은 향을 풍긴다
문득 마주친 손자의 눈망울이
‘나는 자라나고, 할머니는 늙어가고 있구나’
깜짝 놀란 듯 손자를 쳐다보니
“손 봐봐! 이 세상에서 가장 이쁜 손야”
어쩌면 이보다 더 멋진 말을 흉내라도 낼 수 있을까
주름 가득 지고 혈관까지 툭툭 튀어나온 손
온 식구 밥을 짓고 빨래하고 청소한 희생의 손
언제나 따뜻하게 사랑하는 사람을 안아주고
슬플 때 눈물 닦아주고 기쁠 때 손뼉 쳐주며 격려하는 손
작은 선물로 마음과 사랑 전하는 손
우리의 삶을 이어 나가는 이 손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손이구나
참으로 크나큰 기쁨이며 자랑이어라
꽃향기 둘둘 말아 가만히 가슴에 대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