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4시, 한 겨울인데도 영상 10도의 포근한 날씨를 보인 그 시각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간간히 불어오는 찬바람을 가르며 길이 33t, 무게 140t의 육중한 로켓이 천천히 하늘로 솟구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우주개발 역사에서 큰 걸음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KSLV-Ⅰ)`가 성공적으로 발사됨에 따라 우주개발에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
전남 고흥군 봉래면 예내리 나로우주센터에서 나로호가 하얀 연기를 뿜으며 우주로 향했다. 나로호가 발사되자 발사지휘센터(MDC)에서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던 연구자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이날 나로호는 목표했던 시간과 고도에서 예정된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며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발사 11시간 뒤인 31일 오전 3시쯤, 대전에 위치한 KAIST 인공위성센터와 나로과학위성의 교신이 성공하면 나로 발사는 완벽하게 성공하게 된다. 이 경우 그간 두번의 발사 실패와 10차례의 발사 연기로 쌓인 국민들의 피로감을 말끔히 씻어내고 우주개발국가 대열에 들었다는 자긍심을 심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발사 후 나로호 위치와 고도
"5, 4, 3, 2, 1, 발사!"
나로우주센터로부터 직선으로 15㎞ 떨어진 `고흥우주발사전망대`에 모인 수백 명의 시민들은 이날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자 기뻐하며 발사를 축하했다. 나로호는 발사뒤 10초 동안 하얀 연기와 불꽃을 지상 쪽으로 쏟아내며 하늘로 솟구쳤다.
나로호는 발사된 지 54초만에 고도 7.4㎞ 부근에서 음속을 돌파했다. 이후 2차 발사 때 폭발이 일어났던 137초를 지나 163초께 대기권을 돌파했다. 발사 215초 뒤에는 상단에서 위성을 감싸고 있던 페어링이 분리됐다. 2009년 1차 발사 때 페어링이 분리되지 않아 실패한 경험이 있던 터라 이날 페어링 분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는 소식에 연구원들은 다시 한 번 환호성을 질렀다. 232초 뒤에는 1단 로켓이 분리돼 바다로 떨어졌다. 이륙 후 9분 만에 나로호는 고도 302㎞ 지점에 나로과학위성을 내려 놓았다. 위성이 지구를 자전할 수 있는 속도인 초속 8㎞를 유지한 상태였다.
나로호의 성공이 확실시 되자 MDC에 있던 연구원들은 함성을 지르며 성공을 축하했다.
이어 나로위성이 보내오는 비콘 신호를 노르웨이 트롬소 수신국에서 탐지하는 데 성공함에 따라 나로위성이 목표 궤도에 진입해 정상적으로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로호 관계자는 "위성이 교신에 성공하면 한국의 첫 발사체 발사가 성공한다"며 "성공의 9부능선을 넘어섰다"고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