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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함수곤의 `한밤의 사진 편지` 원문보기 글쓴이: 함수곤
한밤의 사진편지 제1919호 (13/5/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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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옥의 행복 3800리 U자 걷기 후기(2)
글 : 양정옥 (한사모 회원, okyang25@hanmail.net)
기다렸던 2010년 봄, 4월5일. 동해안 1,500리가 끝나고 남해안 걷기 5구간은 부산, 태종대에서 시작했습니다.
태종대 순환로의 목련과 벚꽃이 우리를 환영해주며 5구간 완주를 빌어주는 듯 했습니다.
천안함의 침몰 사건 때문에 해군사령부와 해군사관학교, 진해 군항제가 무겁게 가라앉은 분위기였던 기억이 생생하게 살아납니다.
그러나 진해시는 벚꽃에 파묻혀 있었습니다. 우리를 반겨주는 화사하게 핀 벚꽃이 우울한 마음을 달래주었습니다.
마산에서 진동 가는 길은 벚꽃과 춘백이 어우러져 그 아름다움이 지쳐가는 발걸음과 동행해 주어 걷는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4일째 고성 거류면 저녁 식당 호선숯불갈비에 도착하니 고성이 고향인 남정현 님의 동생 남현철 님과 제수님께서 우리보다 먼저 와 계셨습니다.
싱싱한 회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야채 등을 푸짐하게 가져오셨습니다.
전 회원에게 무농약 한약재로 재배한 생명환경 쌀 1kg을 선물하였습니다.
따스한 형제우애와 사람냄새가 가득한 저녁식사였습니다.
충무공의 전승지인 한산도도 잊을 수 없는 곳입니다.
해설사가 말해준 충무공 이야기 두 가지 일화를 마음에 담아 놓았습니다.
투옥되어 갖은 고초를 겪고 풀려 날 때 “나는 옥문을 나섰다.” 는 단 한마디로,
아들이 전사했다는 소식을 듣고도 부하들 앞에서 슬픔을 들어 내지 않고 아무도 없는 외진 사당으로 들어가 <네가 살고 내가 죽어야지, 어찌 네가 죽고 내가 살아야 하느냐!> 하며 대성통곡을 했다는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으며 충무공의 꿋꿋한 생과 지극히 인간적인 부성애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황문옥 님이 2구간 후 다시 함께 해주신 5구간이었습니다.
건강이 좋지 않아 투병 중에 참가하신 5구간이란 걸 우리는 모두 잘 알고 있었습니다.
내색하지 않고 걷는 모습은 우리 모두의 귀감이었습니다. 남편에게 가만히 배가 아프다고 말씀 하셨다고 해서 가지고 있던 비상약을 드렸더니 드시고 좋아지셨다고 걷는 동안 내내 고맙다는 말씀을 해주시던 자상하신 모습이 떠오릅니다.
우리 한사모 회원님들은 그런 황문옥 님이 언제 돌아가신시도 몰라서 마지막 가시는 길마저 함께하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립니다.
고 황문옥 님의 명복을 빕니다.
제주은행 부산지점 장경면 지점장이 감귤과 생수를 가지고 방문 하셨습니다.
부산 목요등산회의 조병국 회장님 과 동료 세분이 격려금과 위스키를 선물로 주시며 성원해주었습니다.
동아대학교 조규항 총장님은 저녁을 베풀어 주었습니다. 모두가 따뜻한 사람냄새를 맡게 해주었습니다.
4구간 해운대 골인 할 때 사진 찍어 주신 이주형 님이 추억의 망개떡을 택배로 보내주어 훌륭한 간식이 되었습니다.
정태범 님과 허윤정 님 부부가 통영걷기에 동행해 주셨습니다. 많은 후원금을 내주시고 격려해주었습니다. 두 분의 넉넉하신 사람냄새에 모두는 감사했습니다.
저희 부부는 마산사돈댁의 따뜻한 정 (오렌지, 호두과자, 가을국화 등)을 마음 가득히 담을 수 있었던 5구간이었습니다.
우리의 숙소 마산아리랑 호텔 까지 오셔서 따뜻한 정을 베풀어 주신 사부인과 사진 한 장 남겨놓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됩니다.
따뜻한 정이 담긴 사람냄새에 취해 걸었던 5구간 127km 이었습니다. 통영항 밤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모텔M에서 6구간을 기다리며 잠이 들었습니다.
기다렸던 2010년 가을, 11월1일. 대한민국U자 걷기 6구간은 고성에서 시작하였습니다.
점심 식사를 끝내고 쉬고 있을 때 김용만 님 동생 김동만 님 내외분이 맛있는 진주 산 오이를 전해주었습니다. 걷기 하는 동안 내내 우리는 갈증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공기가 맑고 깨끗한 참다래 숙소에서 하늘의 별과 은하수를 볼 수 있었던 것은 보너스였습니다.
경남 사천시와 남해섬을 이어주는 창선 삼천포 다리를 걸었습니다. 다리위에서 보이는 바다는 망망대해가 아닌 오밀조밀한 섬들이 둥둥 떠 있는 호수 같았습니다.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 했습니다. 점심식사를 마칠 무렵 김운자 님 동생 김선자 님이 귤과 단감을 가지고 찾아오셨습니다.
과일이 먹고 싶을 때 살짝 살짝 꺼내어 맛있게 먹었습니다.
남해에서 여수까지 배로 이동하면서 한려수도의 아름다움을 보며 아름다운 금수강산 우리나라가 자랑스러웠습니다.
여수여객터미널에 김재호 이사장님이 나와 계셨습니다. 400여년의 장구한 세월을 안고 있는 본인이 살고 계시는 고택 봉소당으로 우리를 안내해주었습니다.
이 고택은 40여 년 전 복원한 고택이라 말씀했습니다.
이 댁 조양루 또한 돌산대교와 여수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아주 전망이 좋은 곳에 있는 아름다운 누각이었습니다.
다음날 아침에는 어시장 경매 장소에서 생낙지 한 포대를 구입하여 버스에 실어주었고, 여수의 아름다운 섬 백야도를 안내해주었습니다. 김재호 이사장님의 따뜻한 정과 넉넉한 마음과 큰손은 오래오래 잊지 못할 것입니다.
여수에서 순천 가는 길, 여자만과 순천만의 한 자락을 끼고 걸었던 아름다웠던 길은 가슴속 깊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S 라인의 아름다운 순천만과 갈대밭을 못보고 가는 아쉬움에 가슴이 시리기도 했습니다.
여자만의 달천마을 점심 또한 잊을 수 없습니다. 음식점이 아닌 마을회관에서 마을부녀회 어르신들의 정성어린 솜씨로 준비한 맛깔스러운 어촌 음식이었습니다.
저녁은 순천에 사는 장조카 내외가 순천만 별미 짱뚱어탕과 참꼬막을 곁들인 저녁을 회원 모두에게 베풀어주어 흐뭇했습니다.
안개 짙은 보성 녹차밭길과 명품 보성 녹차해수탕에서 피로를 풀고, 푸른 바다횟집에서 먹은 전어회덮밥 점심은 잊을 수 없는 6구간 추억이 되었습니다.
지난봄에 이어 마산사돈댁에서 가을국화, 매실주, 생수를 첫날 도착, 저녁을 먹는 고성군하일면 삼오횟집에 가득 갖다 놓았습니다. 베풀어준 따뜻한 정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6구간을 걷는 내내 가을국화와 매실향기 속 사람냄새와 담긴 고마운 정을 생각하며 걸었습니다.
순천에서 만나 함께 걸으며 장기자랑 심사위원장을 맡아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로 심사평을 해주었고 화순군 도곡가족스파랜드에서 6구간 끝날 밤을 편히 쉬게 해주신 고 강사원님이 생각나는 6구간입니다.
내년 봄, 7구간을 기다립니다.
기다렸던 2011년 봄, 4월4일. 7구간 첫날,
장흥에 도착해서 점심식사를 하려고 하는데 뜻 밖에도 여수에서 한영대 김재호 이사장님이 나타나셨습니다.
U자 걷기 성공을 빌며 격려금을 주시고는 바람같이 사라졌습니다.
장조카 김기형군이 순천에서 오이와 골드매취순을 가지고 왔습니다.
걷는 내내 오이와 골드매취순에 담긴 장조카의 따뜻한 정을 생각했습니다. 박해영 면장님도 찾아주시어 한적하고 조용한 길을 안내해주었습니다. 첫날부터 사람냄새가 가득한 7구간 걷기였습니다.
강진만을 걷고 다산초당을 둘러보며 많아지는 관광객과 개발 보수로 10년 전, 남편과 수차례 다니며 느꼈던 소박하고 정겨운 모습이 많이 사라지고 변해 있는 모습에 실망하기도 했습니다.
다산 집안후손인 윤동환 님이 들려준 다산 이야기 중, 다산이 후손들에게 강조했다는 <동이트기 전에 일어나라. 기록하기를 좋아하라.>는 말이 지금도 귓가에 쟁쟁합니다.
나무에, 땅에, 마음속에, 모두 세 번 핀다는 백련사의 동백 숲을 못보고 가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백련사 동백숲길에 떨어져 있을 붉은 꽃잎을 마음속에 피우며 아쉬운 발길을 돌렸습니다.
해남두륜산 대흥사에서는 서산대사와 초의선사 등 고승들의 얼이 깃든 경내를 둘러보기도 했습니다.
서해와 남해가 만나는 우수영에서 출발하는 날은 비가 내렸습니다. 알록달록 색색의 비옷을 입고 진도대교를 건넜습니다.
울돌목의 거센 소용돌이 물살을 내려다보며 이순신 장군의 지혜와 기지와 나라사랑하는 마음이 깊게 고개를 숙이게 했습니다.
진도대교 아래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기념동상 앞에서 임진왜란 당시 우리를 지켜주신 이순신 장군과 조상님께 묵념을 올렸습니다.
목포는 남편이 공직 생활을 마감한 곳입니다. 그래서인지 목포는 저에게 애틋한 정이 깃들어있는 곳입니다.
유달산등산로, 해안도로에 있는 갓 바위 등 남편과 함께 거닐던 익숙한 곳을 걸으며 지날 때는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한국은행 목포본부 김현의 님이 이영균 님과 함께 근무한 정을 잊지 않고 10년산 보해순매취 3,6리터 두병을 선물하였습니다.
남편은 정년을 하고 그곳을 떠난 지가 10년이 지났는데 목포대학교 직원 여덟 분이 나와 구로횟집에서 우리 회원 모두를 따뜻하게 맞아주며 베풀어준 다섯째 날 점심 탕탕 세발낙지와 연포탕은 남편과 저에게 큰 감동이었습니다.
옛 직원을 소개하는 남편은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직장에서 만난 인연이 아름다운 의리와 따뜻한 정과 포근한 사람냄새로 이어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고 강사원 님이 비오는 목포 유달산에서 헤어졌습니다. 이듬해 비보를 접한 영원한 헤어짐이었습니다. 고 강사원 님의 명복을 빕니다.
영광까지 976km 2,500리를 걸었습니다. 우리의 꿈은 더 가까이 다가 왔습니다.
7구간은 봄 꽃 대신 양파, 마늘, 보리밭 초록물결이 봄기운이 되어 봄꽃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덜어주었습니다.
영광 글로리 호텔에서 8구간을 기다리며 깊은 잠을 잤습니다.
기다렸던 2011년 가을, 10월31일. 남해안 1,000리 길이 끝나고 8구간 서해안걷기가 영광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백수해안도로의 데크웨이를 걸으며 눈앞에 펼쳐지는 평온하고 아름다운 해안가는 어릴 적 어머니의 치맛자락처럼 포근하고 따뜻해 보였습니다.
백수해안도로의 아름다움에 취해서 걷고 있을 때 광주에서 함수곤 대표님 이종동생 서영선 님 최금홍 님 내외분이 승용차편으로 우리 일행을 찾아오셨습니다.
영광의 특산품 모싯잎 송편과 감귤, 캔맥주를 가득 싣고 왔습니다. 포근하고 따뜻한 이종형제의 우애와 함 대표님을 닮은 사람냄새를 풍기는 이종동생 부부의 그 향기는 감동이었습니다.
미당 서정주 시인 고향 고창길은 노랑 국화향기가 가득했습니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를...., 읊조리며 걸었습니다.
인촌 김성수 생가 앞에 쌓인 노랑 은행잎은 잠시 머무는 동안 우리가 편안하게 앉아 쉴 수 있는 폭신푹신한 고급 카펫트였습니다.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긴 내소사 단풍향연은 잊을 수 없습니다. 형형색색으로 곱게 갈아입은 단풍은 우리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빌며 환영하는 듯 했습니다.
8구간 셋째 날은 남편의 칠순이었습니다. 떠나기 전 두 아들 내외가 아버지 생신날 회원님들께 식사를 대접해 주셨으면 하는 부탁을 했습니다.
아이들의 뜻이 기특하고 고마워 저희는 단풍에 물든 내소사 앞 가람식당에서 회원님께 조촐한 저녁을 대접했습니다.
함수곤 대표님께서 내소사 입구에서 남편의 생일이 오늘이라 말씀하셨는데 저녁 식탁에는 케이크까지 준비된 남편의 칠순 생일상이 차려져 있었습니다.
권영춘 님이 준비하신 참뽕주 와 막걸리, 권영춘 님 누님께서 선물하신 감귤과 매실주까지 남편의 칠순잔치의 여흥을 돋우어 주었습니다.
회원님들의 진심어린 축하는 저희에게 향기 짙은 사람냄새로 남편의 칠순과 함께 오래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휘목아트타운은 일반 숙박업소와는 다른 이색적인 곳이었습니다. 조각공원, 미술관, 아트카페, 팬션, 등 현대식 건물과 넓은 잔디 와 소나무 숲 야외 정원과 전시실이 갖추어져 있었습니다.
휘목아트타운의 하룻밤은 좋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변산 격포, 채석강을 지나, 변산 해수욕장에 있는 관수정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전 전북교육문화회관 관장인 권진홍,강인숙 님 내외분이 먼저 오셔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권진홍 님 내외분이 우리 회원 모두에게 베푼 생우럭 매운탕 점심은 함 대표님의 뜨거운 눈물을 흐르게 한 훈훈하고 따스한 사람냄새를 풍긴 감동적인 자리였습니다.
오후에 걸은 아름다운 변산 마실길은 둘러왔던 변산격포, 채석강 길보다 너무나도 편한 오래 걷고 싶은 길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지도를 바뀌게 한 33km 새만금을 걸으며 인간의 능력에 놀라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 잠시 귀국한 김창석, 김경진 님 내외분의 차남 김홍범 군이 새만금 휴식장소까지 감귤과 대용식을 싣고 달려와 걷기 현장에서 부모님께 귀국인사를 드렸고, 참가 회원 모두를 위로해주었습니다.
군산 새만금 끝 지점 공터에서 8구간 123km 완주를 축하하고 임진각 까지 완주를 다짐하는 만세 삼창을 하였습니다.
군산, 애플트리 호텔에서 축하 뒤풀이를 끝내고 객실에 돌아오니 완주를 축하 하듯 밤 비가 조용히 내렸습니다. 우리는 또 제 9구간을 기다리며 잠들었습니다.
배경음악 : 메기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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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함수곤의 `한밤의 사진 편지` 원문보기 글쓴이: 함수곤
첫댓글 양여사의 행복 3800리 U자걷기!! 2010년 4월 ~ 2011년 11월 (5구간~8구간 )
남해안 걷기 시작 하면서 부산 해운 대 & 진해의 만발한 벗꽃 & 여수의 아름다운 해안도로 & 고댁 봉소당 방문 !!영광까지 2500리 걷기를 끝내며 유난히도 푸근한 대접을 많이 받았던 구간 구간이였으며 고마우신 사부인 & 김재호님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분들의 사랑을 듬북 받았었던 구간이였습니다.
특별히 칠순을 맞으셨던 김태종님을 다시 한 번 더 축하드리며 영광까지 2500리를 걸으며 가을 정취를 맘껏 누리고 단풍의 향연을 즐겼던 8구간이 끝났습니다. 너무도 많은 아름다운 사람과 & 경치가 좋았던 것 같아 정말 우리들도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