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알고 지내는 권사님 한분이 있다..
일흔문전의 69세..1남1녀의 자녀를 두었다.
부산부전동이 고향이고 교육자 집안의 딸로 대학를 졸업했다.
결혼전 종교는 불교. 법문에대한 상식은 있으나 불심이 깊지는 않다.
부모님을 따라 절에는 가지만 .설법을 듣는시간에 꾸벅거리고 졸기가 일쑤.
하루는 스님이 조용히 부르시더니 앞으로 교회를 다니게 될거라고 예언을 하셨단다.
중매로 결혼을 했는데.고향이 이북인 실향민 남자.융통성 없고 원리 원칙을 따지는 극 보수주의남편을 만났다.종교는 기독교다.스님의 예언이 들어 맞았다.
생활력이 철저한 남편의 사전에는 외식 이란 먼 별나라 애기다.
근무처가 집에서 가까워 삼끼니 식사를 집에서 해결하기를 십수년.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은 아내가 심장 협심증으로 쓰러진다.
그래서 타협안이 두끼로 절충되고 점심은 회사에서 해결하기.
명문대를 졸업한 남편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자녀들의 학업성적까지
아내에게 스트레스다, 과외교육을 이해 못하는 남편 때문에 전전 긍긍하고..
20년전 아들이 유기견 한마리를 데리고 왔다.
첨에는키울 엄두가 나지않아 수소문끝에 개를 좋아하는 지인이 있어 데려다 주었다.
그개가 학대를 당해서 다~죽게 생겼다는 소문을 듣고 .다시 데리고 왔다.
충격을 받은 개는 자폐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동물에 대한 측은지심이 강했던 권사님은 지극정성으로 개를 키우기 시작하고.
강남 제일의 동물병원에 주치의를 두고 정기적인 건강검진도 빼놓지 않는다..
공부에 취미가 없었던 아들은 이름없는 지방대학에서 겨우 학사자격을 받고.
성격이 까칠하고 별다른 미모가 없는 딸은 마흔이 넘도록 미혼이다.
아들이 결혼할 며느리감을 들이대는데..다섯번째..
어림반푼어치도 양에 차지 않지만 아들 상태를 생각하고 결혼승낙...
세상사는 낙이 없어진 권사님에게 약간의 자폐증상을 가진 개는 아들이요.
남편이요,살아야할 이유 그자체였다..
권사님의 외출이 2시간을 넘으면 개는 이상한 괴성을 내며 하늘을 보고 울부짖는다.
안절부절 못하고 집안을 맴돌고.먹이도 물론 마다하고..
애완견을 데리고 비행기탑승이 어려운 까닭에 10년동안 외국여행을 포기한상태다.
내가 우리 새끼두고 어데를 가노~~??
무뚝뚝하고 이기적인 남편이지만 개에대한 애착만큼은 아내와 같은 관심사다.
자주가던 이용원에 개를 데리고 갔는데 .끙끙그리던 게에게 이용원 주인이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주자 그날이후로 그 이용원 발걸음 ~뚝~!
개에게 인스턴트 사료는 절대불가..
칠면조 훈제고기..쇠고기 안심 슬라이스 살짝구운것..
최고급어묵 끓는 물에 살짝데친것<튀김기름이 개의 몸에 해롭다는이유>
황태포 가시 발라내고 보드라운것.그리고 컨디션이 안좋아 보이면
수산시장가서 싱싱한 전복을 공수해서 죽을 끓여준다.
가끔 육포를 뜯기도 하는데 소화 못시킬까봐 잘게 찢어준다.
그런데 그개가 죽었다......
10월11일 화요일 ,죽음의 사인은 목과복부에 생긴 종양 ..
평소 심장이 좋지않아 관리를 받아오고 있었는데..
종합검진이 불가능했던 이유는 자폐증 때문에 집이 아닌 다른공간에서는
정신 착란증 같은 증세를 보인다는것..
그날도 검진차 병원으로 집을 나서는데 딸이 병원갈거야~하고 농삼아 하는말을
개가 말끼를 알아듣고 토사곽란을 일으키며 쓰러졌다.
개나이 20세 15~16년이 개의 평균 나이라면
백수를 누리고 죽은샘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순간부터였다..
이개의 안주인 아니 엄마가 정신을 못가누고있다..
초상집 분위이야 그렇다치고 개를 따라 저세상으로 함께 떠날판이다..
날마다 식음을 전폐한 눈물과 우울증 ..개가 쓰던 방석 이불 밥그릇들을 껴안고
꺼이꺼이 울어 대는 모습은 참으로 처절하다.
재롱아~엄마하고 한날한시에 가지~~엉엉~~!!!
좋아진 세상이라 개 화장터도 생겼다..
황토흙으로 구운 상자에 뼛가루를 넣어 아크릴 케이스를 다시 제작해서
방습제를 잔뜩넣어 거실 TV선반옆에 안장해놓았다..
눈만뜨면 보이는 위치에 두고 낯밤을 안가리고 울어댄다..
우리의 권사님...아니 개 엄마는 내가 죽으면 저개랑 같이
수목장을 해달라고 자식들한테 유언할거란다..
개가 죽고 며칠후 교회에서 구역 예배를 드리자는 전화를 받고
상황이 이러니 안되겠다고 거절했다가 .
재롱이의 천국영혼을 위해 기도해야겠다고 집으로 와달라고 부탁했다..
예배는 시작되었고 릴레이 기도를 하는데 .권사님의 심적 평안을 위해서
열심히 기도하는데..누구하나 개를 위한기도는 없었다..
기도가 끝나자 권사님의 울음썪인 목소리..
저를 위한 기도가 아니라 우리 재롱이를 위해 기도 해달라니까요~~
그리고 권사님이 직접 기도하신다..
하나님 아버지~우리 재롱이의 영혼을 천국으로 인도하여주시고~~
아픔없는곳에서 안식하게해주시고~~~
예수님의 이름으로~~~~~하고 아~멘 소리가 모기소리다.
기독교적 상식에 인간이외엔 영혼이 없다..
그러나 권사님의 신앙은 뿌리가 불교에서 시작되었다.
살생은 벌이고 죄이다.
개의영혼 천도제까지 생각하고 있는 권사님~~
분명 이개는 권사님 삶에 많은 즐거움을 선사했다..
남편과 자식들이 주지못하는 애교와 재롱을 주었고.
병세가 깊어진 한밤중에 가족들은 쿨쿨 잠들었어도
이 개는 주인의 머리맡에 누워 신음소리가 들리면 옆방의 가족들을
끙끙거리며 깨운다..
혈육처럼 아꼈던 애완견 ..2개월난 새끼강아지를 품에안고 키운지20년
이개는 지가 사람인줄 착각한다..
외출을하다가 등에 업힌 애기들을 보면 저도 안아달라 떼쓴다..
어느날 우연히 거울에 비친 제모습을 보고 화들짝 놀라며 엄마에게 달려오더라는것~~
어렸을때 난 집에서 키우는 가축의 죽음을 두번이나 경험했다..
한번은 누렁이 황소 한번은 어미염소..
한여름 농작물 피해를 입힐까봐 풀밭에 끈으로 메어놓은게
목이메어 죽어버렸다..어린마음에 어마어마한 충격이었는데..
슬픔이야 십분이해가 간다..그러나 영혼까지 빼았겨 버릴까봐 걱정이다..
애완견과 가축 ,,그 귀로에서 조금은 혼란스럽다.
반려동물 애호가들은 뭐라고 또~장황하게 열변을 토할까~~
애견도 생명인데 분명 끝은 있는법~빨리 제자리로 돌아왔으면~~이 제생각입니다~^^
첫댓글 저희 엄마가 몇 년전에 돌아가셨지만, 살아생전 길에 버려진 애완견 한 마리를 데려다 기르셨습니다.
그야말로 모든 생활이 엄마와 함께였습니다. 남한산성을 매일 오르실 때도, 늘 초롱이 운동 시켜야 하는 시간 지키셨지요..
그 초롱이을 잃어버리신 날, 후일 함께 살던 동생들에게 들으니...엄마는 복사도 하지 않고, A4용지 천 장에 일일이 손으로 초롱이를 찾는 글을 쓰셨답니다. 그걸 본 누군가에 의해 초롱이가 다시 돌아왔지요..엄마가 위암으로 돌아가시던 날...엄마 침대 밑에서 제가 갈 때마다 왕왕 짖던 초롱이가 가만히 숨을 죽이고 있었습니다. 나와서 짖지도 않고...자길 그렇게 아끼던 엄마 침대 밑에 가만히 그냥 가만히..
이후 2년 후 초롱이가 병으로 죽었을 때 동생들은 엄마의 유토피아 추모관에서 보이는 곳, 나무 밑에 수목장을 했습니다. 엄마랑 유리를 사이에 두고 서로 보이는 그 곳에... 전, 개를 좋아하지 않지만 반려동물...충분히 서로 위로가 되는 존재가 되는구나..그때 생각했습니다.
개는 일방적으로 사람에게 사랑을 주기때문에 그 각별함이란 이루 말할수가 없다고 합니다..
죽음후의 상실감이나 슬픔은 가까운 친척이 죽었을때 보다 심하다고 하네요~~
이 권사님 역시 우리 남편보다 더 소중한 존재라고 입버릇 처럼 말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개의 수명이 인간보다 짧은것은 분명한데..떠나보내는 준비된 사랑도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봤어요~
헤어나지 못하는 망연자실속에 일상이 정지된것 처럼 보였어요~~
인생의 고독을 볼 수 있었습니다. 외로운 이에게 반려견은 큰 평화이지만 바쁜 사람에겐 귀찮은 존재거든요. 이기적인 사람은 재미로 '귀엽다' 품에 안다가 실증나면 곧 버려서 '살아가는 고통'을 개에게 전가하죠. 이을 말인지는 몰라도 축산업하는 이들이 자신의 가축들을 '자식 같다' 할 때는 어안이 벙벙해집니다. 우리들이 동물을 사랑한다 하면서 닥치는 대로 고기를 잘 먹는 것과 실은 비슷한 거리에 서 있지요.^^ 이 지독한 인간중심적 사고를 저 역시 평생 가다듬지 못하고 죽을 겁니다. 헤어질 것을 뻔히 알면서 만나야 하는 우리 모두의 '외로움'을 되돌아 본 좋은 시간 되었습니다 해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