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배 타고 들어가는 가장 가까운 섬을 꼽으라면 단연 무의도다. 차량 정체 없이 인천국제공항으로 달려가면 코앞에 무의도가 있다. 주말에만 운행되는 용유임시역이 개통돼 쾌속으로 질주하는 코레일공항철도 서해바다열차를 통해 무의도 나들이를 훨씬 빠르고 편하게 할 수 있다. 서울역에서 전철과 배를 갈아타고도 한 시간 반이면 섬에 도착한다.
무의도(큰무리)와 함께 무의도에 딸린 작은 섬, 소무의도(떼무리)를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소무의도까지 연도교(섬과 섬을 잇는 다리)가 놓였기 때문이다.
2012. 10. 24(수), 소무의도의 아름다운 해안과 숲길을 따라가는 ‘무의바다 누리길’을 걸었다.
디지털미디어역에서 09:00에 인천공항열차를 타고 인천공항에 내리니 09:43.
공항역을 나와 인천공항 3층 7번 승강장에서 무의도 선착장에 가는 222번 버스가 매시 20분에 출발한다.
▼222번 버스 승강장
버스는 배 출발시각에 맞춰 20분 만에 잠진도 선착장에 도착한다.
매표소에서 배표 구입(일반 3,000원, 경로 2,100원/왕복) 후 바로 배를 타니 배는 갈매기떼를 거느리고 5분 만에 무의도 큰무리선착장에 닿았다. 배에서 내리니 소무의도 입구(광명항)까지 가는 마을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교통카드를 찍고 승차.
▼잠진도 선착장
▼먹이에 길들여진 갈매기
▼배에서 내려 무의도 상륙
▼소무의도행 마을버스가 대기중이다. 차비 1,100원. 교통카드가 여기서도 통하니 편리하다.
무의도는 호룡곡산(247m)·국사봉(236m) 등산코스, 영화 <실미도>의 무대인 실미도, 드라마 <천국의 계단> <칼잡이 오수정> 촬영지인 하나개해수욕장과 실미해수욕장 등이 있어서 유명해졌다.
그러나 소무의도를 만나기 위해 위해 무의도 명소들은 그냥 지나쳤다. 큰무리선착장에서 구불구불 고갯길을 넘으면 소무의도를 마주보는 광명항(샘꾸미)이다. 이곳에 사람과 자전거만 다닐 수 있는 ‘소무의 인도교’가 놓여 곧장 소무의도로 이어진다. 길이 414m, 폭 3.8m의 아치형 다리다. 높다란 인도교에 오르니 서해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제법 날카롭다.
▼소무의 인도교
▼누리길 1구간 소무리 인도교길
소무의도는 면적이 1.22㎢밖에 안되는 ‘쬐끄만’ 섬이다. 40여가구, 100여명이 사는 이 섬은 옛날에는 새우(동백하)·조기잡이로 유명했다. 20년 전까지도 안강망 어선 40여척에 수협출장소까지 있었다고 한다. 조기철엔 작은 섬에 1000여명이 들끓었단다.
소무의도를 한 바퀴 빙 도는 무의바다 누리길은 총 길이 2.48㎞. ‘인도교길’ ‘마주보는 길’ ‘떼무리길’ ‘부처깨미길’ ‘몽여해변길’ ‘명사의 해변길’ ‘해녀섬길’ ‘키작은 소나무길’의 여덟 구간으로 코스가 이어진다. 산책로는 해안길과 숲길을 오르내린다. 다 돌아보는 데 1시간 남짓이면 충분하다. 만선과 안전을 기원하며 풍어제를 지냈던 부처깨미, 몽돌이 아름다운 파도소리를 연주하는 몽여해변, 썰물 때 드러나는 두 개의 바위인 몽여,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가족휴양지로 이용했다는 명사의 해변, 사람의 형상을 한 장군바위, 섬의 전망대 격인 당산과 안산, 동쪽과 서쪽의 어촌마을은 ‘누리 8경’으로 명명했다. 곳곳에 내력을 적은 팻말과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누리길에서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서쪽마을에는 군데군데 빈 집이 남아있지만, 최근 민박과 식당이 많이 생겼다. 마을 앞 떼무리 포구에 정박 중인 고깃배 몇 척이 한가로운 어촌 풍경을 연출한다. 소무의도는 바다낚시 장소로 더 유명한 곳이다. 인도교 아래쪽과 섬 주변 곳곳에 낚시꾼을 태운 낚싯배들이 떠 있다. 낚싯줄을 드리우면 우럭, 농어, 놀래미, 광어 등이 심심찮게 올라온다고 한다.
▼마을에서 쓰레기 수거료(1,000원)를 받는데, 누리길 걷는 사람은 매표소에 돈을 안 내도 통과다.
▼2구간 마주보는 길
▼어선이 보인다.
▼곳곳에 누리길 안내 표지판이 보인다.
▼3구간 떼무리길. 떼무리길은 나무계단을 따라 당산으로 오르는 길이다. 당산에는 시조묘와 부처깨미가 있다. 부처깨미에서는 제물로 돼지가 아닌 소를 잡아 성대하게 풍어제를 지냈다고 한다. 부처깨미길은 나무계단과 숲길을 따라 걸으면서 해안절벽과 기암괴석, 색다른 경치의 서해바다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산국의 향기가 코를 찌른다.
▼4구간 부처깨미길.
부처깨미 쉼터, 당산 전망대, 안산 정상의 소나무숲 그늘에 세워진 정자(하도정)에서는 멀리 인천대교와 송도신도시의 고층빌딩, 영종도 거잠포 앞에 있는 사렴도, 일출이 멋진 매량도, 국내 최초로 불을 밝힌 ‘등대섬’ 팔미도, 해녀들이 전복을 따다가 쉬었다는 해녀섬(해리도)이 한눈에 들어온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끊임없이 뜨고 내리는 비행기도 볼 수 있다. 해녀섬길과 키작은 소나무길의 하도정에서 서면 인천 외항을 오고 가는 크고 작은 선박과 고깃배가 남기는 하얀 물보라가 선명하다.
▼낚시꾼들을 태운 낚시배
▼5구간 몽여해변길
▼멀리 팔미도가 보인다.
▼인천대교도 아스름하게 보이고.
▼갯바위 낚시꾼
▼마을의 고양이
▼송도신도시도 보이고.
▼경치가 아름다운 해변길
▼6구간 명사의 해변길. 박정희 대통령이 가족과 함께 휴양을 즐겼던 곳이란다.
▼해녀섬이 보이는 7구간 해녀섬길.
▼소나무가 특이하게 자랐다.
▼8구간 키작은 소나무길
▼인도교가 내려다 보이는 누리길이 끝나는 지점
▼누리길만 걷기엔 뭔가 아쉬워, 소무의도에서 대무의도로 건너와 '하나개 해수욕장'에 잠시 들렸다. 해변엔 갈매기가 쉬고있다.
▼시즌이 지난 한가한 하나개 해수욕장
<길잡이>
■무의바다 누리길이 개통되면서 무의도 여행객들에게 코레일공항철도(www.arex.or.kr) 주말 서해바다열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역~공덕~홍대입구~디지털미디어시티~김포공항~계양~검암~운서~공항화물청사~인천국제공항~용유 임시역을 매주 토·일요일 운행한다. 서울역에서 오전 7시39분부터 오전 10시39분까지, 용유역에서 오후 4시30분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1시간 간격으로 출발한다. 각 역에서 전철, 버스와도 환승이 된다. 잠진도 선착장까지 도보로 15~20분 걸린다. 평일에는 인천국제공항역에서 내려 3층 7번 승강장(222번 버스)~잠진도선착장. 승용차는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잠진도선착장.
■잠진도선착장에서 무의도해운(www.muuido.co.kr)이 무의도행 무룡호를 운항한다. 어른 3000원, 승용차 2만원. 오후 8시까지 30분 간격(매시 15분, 45분)이며, 주말에는 수시로 운항한다. 소무의도는 큰무리선착장~광명마을(샘꾸미) 합승 마을버스(1100원)를 탄다. 잠진도선착장(032-751-3354), 무의운수(032-752-3832)
■소무의도 입구에 주민들이 운영하는 안내소 겸 매표소가 있다. 해변에서 고둥·조개류와 박하지(민꽃게) 등을 잡는 체험을 하려면 입장료(1000원)를 내야 한다. 누리길 산책에는 입장료가 따로 없다.
■소무의도 떼무리포구 해병호집(032-752-2318)에서 민박, 낚싯배,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식사는 바지락 칼국수와 꽃게탕 등 해물요리를 선보인다. 인도교 앞 샘꾸미 선착장 선창식당(032-752-4090)에서는 회와 매운탕, 해물찜, 낙지 등을 먹을 수 있다. 배가 오가는 잠진도선착장 가기 전 종합회타운에 있는 팔미도해물찜(032-751-7540)은 해물찜을 잘하는 집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