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클래식 음악 산책＜43＞

[여행의 낭만]

(2) <오페라> 투란도트(Turandot)

투란도트(얼음공주) / 오페라의 장면 1, 2

푸치니가 작곡하여 1917년 취리히(Zürich)에서 토스카니니(Arturo Toscanini)의 지휘로 초연된 투란도트(Turandot)는 푸치니가 생전에 완성하지 못한 미완성이었는데 프랑코 알파노(Franco Alfano)가 마지막 장면을 완성하여 무대에 올리게 되었다고 한다.

오페라보다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로 우리에게 더 친숙한 투란도트는 중국 황실의 화려한 무대로도 유럽인들의 관심을 받은 것 같다. 무대의 배경은 중국 북경(北京)으로, 조상에 대한 복수와 신성함을 추구하는 얼음공주 투란도트(Turandot)가 진정한 사랑을 찾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시대는 14세기 말, 투란(Turan)은 중앙아시아 크림반도 인근지역의 지명으로 도트(dot)는 딸이라는 의미라니 ‘투란도트’는 ‘투란의 딸’이라는 뜻이다.

절세미인인 ‘투란도트(얼음공주)’는 옛날 먼 선조인 '로우링 공주'를 능욕하고 살해했던 ‘타타르 족’에 대한 복수로 구혼하러 오는 인접 국가의 왕자들에게 해괴한 수수께끼를 내서 목숨을 노린다. 수수께끼 세 가지를 맞히면 그녀와 혼인하게 되지만, 만일 맞히지 못하면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나라의 왕자들이 공주(公主)에게 청혼하기 위해 도전하지만, 다들 한 문제도 맞히지 못하고 목숨을 빼앗긴다.

어느 날, 전쟁에서 패하여 타타르에서 축출당한 페르시아의 왕자 칼라프(Khalaf)는 이 냉혹한 공주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목숨을 걸고 수수께끼에 도전하게 되는데 투란도트는 새로운 도전자를 맞아 아득히 높은 황궁 꼭대기에서 문제의 수수께끼를 출제한다. 얼음처럼 차갑고 냉혹한 투란도트가 중국 황제가 되는 것을 우려한 중국 대신들은 오히려 이름 모르는 이방인 왕자 칼라프(Khalaf)를 응원한다.

칼라프는 세 가지 수수께끼를 모두 맞히지만 투란도트는 약속을 어기고 혼인을 거절하는데....

마지막으로 칼라프는 얼음공주에게 아침까지 자신의 이름을 알아내지 못하면 약속을 지켜야한다고 제안하는데, 투란도트는 이름을 알아내기 위하여 유일하게 칼라프의 정체를 알고 있는 리우(Liù/칼라프를 사모하는 여인)를 고문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입을 다물고 자살하고 만다.

그리하여 얼음장처럼 차갑고 냉혹한 성격의 공주 투란도트도 마침내 진정한 사랑에 눈뜨게 된다는.....

제3막에 나오는 너무나 유명한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는 세계적인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생전에 불렀던 마지막 공연곡이었고, 영국의 무명 핸드폰 판매원 폴 포츠가 ‘브리튼스 갓 탤런트(Britain's Got Talent)’ 결승무대에서 불러 일약 세계적 테너로 발돋움한 계기가 되었던 곡이기도 하다.

또 대한민국이 낳은 세계적인 피겨스케이트의 여왕 김연아가 현역생활을 마감하는 고별무대의 마지막 작품의 배경음악이 투란도트의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였다.

무대를 마치고 김연아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함께여서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그 밖에도 칼라프 왕자를 사랑하는 여인 ‘리우’가 부르는 ‘들어보세요, 왕자님 (Signore Ascolta)’, ‘가슴속에 숨겨진 이 사랑(Tanto amore, segreto)’도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