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배낭 여행기 =
7. 호반도시 뿌노(Puno)와 하늘 호수 티티카카(Titicaca)
<1> 호반(湖畔) 도시 뿌노(Puno)
너무나 아름다운 호반 도시 뿌노(Puno)는 티티카카(Titicaca)호수를 끼고 있는 뿌노(Puno) 주(州)의 주도(州都)로 인구는 10만 명 정도라고 한다.
호수 수면 높이 해발 3,850m로 세계에서 가장 높아 하늘 호수라고도 불리는 티티카카(Titicaca)는 엄청나게 큰 호수로, 호수를 끼고 있는 호반도시(湖畔都市)가 뿌노이다.
잉카의 전설에 의하면 태양신이 인간을 다스리도록 잉카 초대 왕인 망코 카파크(Manqu Qhapaq/ Manco Capak)와 그 여동생 마마 오쿠료(Mama Okuryo)를 내려보내는데 티티카카 호수 가운데 있는 태양섬(Isla del Sol)에 내려와서 잉카제국을 건설했다고 한다.
인디오들은 잉카 전설의 중심인 이 티티카카 호수를 신성한 곳으로 여기고 부근에 많이 모여 사는데, 사실 안데스 고산의 한 가운데 있는 오지 중의 오지(奧地)라고 할 수 있다.
호수 넓이는 우리나라의 전라북도 정도의 엄청난 크기라는데 1/3은 볼리비아에, 2/3는 페루에 걸쳐 있다고 하며, 안데스의 만년설이 흘러내려 항상 차고 맑은 1급수를 유지한다고 한다
<2> 콘도르 공원과 뿌노(Puno)
호텔에 여장을 풀었는데 고산증세로 집사람이 두통을 호소하여 진통제를 먹고 가까스로 잠을 이룬다.
해발 3,000m 정도면 70% 이상의 사람들이 고산증세를 느낀다는데 이곳은 3,800m나 되니 고산증세로 고생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다. 호텔 뒤 언덕 위에 엄청나게 큰 콘도르 상이 있기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 산책하는 셈 치고 집사람과 둘이 오르는데 숨이 차서 걸을 수가 없다.
언덕을 오르는 도중에 산책 나온 인디오 노인을 만났는데 친근한 눈인사를 하기에 어제저녁 호텔의 TV에서 우리나라 연속극 ‘삼순이’가 나오는 것을 보았던 터라 손짓 발짓으로 ‘삼순이’ 나라에서 왔다고 했더니 활짝 웃으며 매우 반가워한다.
콘도르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뿌노의 아침 풍경은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호수 주변을 따라 기다랗게 형성된 뿌노는 높은 건물은 거의 없고 고색창연한 오래된 건물들이 많은데 비교적 큰 건물인 성당, 시청 등은 스페인 식민시대에 건축된 웅장하고 아름다운 건물들이다. 아침 햇살을 받아 에메랄드빛으로 빛나는 호수는 만년설을 이고 있는 안데스산맥을 배경으로 그림처럼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콘도르 전망대와 뿌노, 티티카카 호수 / 산토도밍고 성당의 부활 행진 가마
언덕에서 내려오는 길에 뿌노의 중심광장인 ‘다 아르마스’ 광장, 스페인 정복자들이 세운 바로크 형식의 아름답고 웅장한 ‘뿌노 성당’과 ‘산토도밍고 성당’을 둘러보았다.
산토도밍고 성당의 제단 옆에는 이스터(Easter:부활절) 행렬에 쓰였던 것인 듯 멋지게 치장한 예수 고상(苦像)이 커다란 가마(輦) 위에 올려있다.
페루는 대부분 성당 내부에 성인(聖人)이나 성녀(聖女)들을 모셔놓는데 대체로 성인(聖人)보다는 성녀(聖女)들의 모습이 많은 것이 특이했는데 뿌노 성당의 수호성인도 역시 성녀였다.
마침 성당 뜰에 수사님이 계시기에 어쭙잖은 스페인어로 인사를 드리고 축도(祝禱)를 받았다.
호텔에 돌아와 아침 식사를 하는 중 뷔페식이라 몇 가지 가져다 먹는데 써빙하는 인디오 친구가 안 해도 될 써빙을 하기에 1불을 줬더니 식사가 끝날 때까지 귀족 모시듯 온갖 시중을 다 들어주어 돈의 위력을 실감하며 속으로 웃었다. 덕분에 기분 좋게 아침 식사를 할 수 있었다.
<3> 하늘 호수 티티카카(Titicaca)
티티카카 호수의 넓이는 우리나라의 전라북도만 한 엄청난 크기라는데 1/3은 볼리비아에, 2/3는 페루에 걸쳐 있으며 안데스의 만년설이 흘러내려 항상 차고 맑은 1급수를 유지한다고 한다.
우로스(Uros) 갈대섬 방문은 점심 후로 일정이 잡혀있어 아침 식사 후 여유 있게 시내를 둘러보았는데 돈을 바꾸러 은행에 갔다가 한국 사람을 두 사람 만났다.
40대의 사진작가라는 남자는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조그만 싸구려 호텔에 들었다가 10여 명의 권총 강도 습격을 받아 모든 투숙객이 몽땅 털렸는데 자신은 노트북 컴퓨터와 좋은 카메라 및 여행경비까지 몽땅 털렸다고 푸념을 하여 놀랐다.
또 한 사람은 이화여대 학생인데 봉사단으로 왔다가 끝나고 귀국하기 전에 혼자 여행 중이란다. 그런데 잔돈이 없고, 가진 돈이 백 달러짜리 미화인데 가운데 접는 부분이 조금 찢어졌다고 아무 데서도 받지 않아 은행에 왔는데 은행에서도 바꾸어주지 않는다고 울상이다.
나도 같은 경험을 몇 번 했는데 이곳 페루에서는 달러 지폐가 조금이라도 찢어진 것은 화폐로 인정을 하지 않는다. 찢어지지 않은 것을 주어도 하늘에 비춰보고 침을 묻혀 비벼보며 가짜인지 확인하는데 조금이라도 찢어진 부분이 있으면 받으려고 하지 않는다.
그 여대생은 우리 가이드가 잔돈으로 바꾸어주자 고맙다고 몇 번이나 인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