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야초 이야기] 꾸지뽕나무
연포마을에 가보셨는지요?
나리소에서 한 숨 돌린 강줄기가 깎아지른 듯 우뚝 솟은 뼝대와 마주 선 곳.점점이 흩어진 동강
유역 마을 가운데 가장 외롭고 고독한 마을입니다.잠수교가 놓이기 전까지는 바깥나들이조차
쉽지 않던 첩첩산중 외딴 강마을.이 마을은 배우 차승원이 열연한 ‘선생 김봉두’로 한 때 유명
세를 치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잊히고 있습니다.작심하고 찾지 않으면 감히 엄두가
나지 않는 마을.10여 년 전,이곳을 찾았을 때 머리를 스친 생각 중 하나가 ‘만병통치약’이었습
니다.필연처럼.
자연에서 만병통치약을 얻는 건 쉽지 않습니다.
약성에 한계가 있고 쓰임새 또한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요.아프지 않도록 미리미리 예방하는 게
최선입니다.그런 면에서 ‘꾸지뽕나무’는 예외입니다.뿌리와 껍질,잎,줄기,열매 등 어느 것 하나
버릴게 없습니다.각각의 약성과 효능이 뛰어나 질병을 예방하고 치유하는데 요긴하게 쓸 수
있습니다.느릅나무,하고초,와송과 더불어 4대 항암약초로 불리고,명의 허준도 동의보감에서
“꾸지뽕나무는 자양강장과 신체허약,정력 감퇴,불면증,시력감퇴를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뛰어
나다”고 했습니다.
지난 10월,오랜만에 찾은 연포마을에서 ‘꾸지뽕나무’를 발견했습니다.빨갛게 익은 열매를 주렁
주렁 매달고 있던 수백 그루의 꾸지뽕나무.흐뭇했지요.현대 의학에서도 꾸지뽕나무는 귀한
대접을 받습니다.모세혈관을 강화하고 혈전생성을 억제,뇌졸중 예방과 혈중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하는데 효과가 크니까요.민간에서는 암세포 억제와 당뇨,만성간염,신경통,관절염을 치료
하는데 폭넓게 사용했습니다.부작용이 없어 줄기와 잎,뿌리를 차로 달여 마시거나 효소로 이용
할 수 있습니다.
하늘이 점지한 나무라고 해서 천목(天木)으로 불리는 꾸지뽕나무는 성인병과 부인병 치료에
특히 효과가 좋습니다.혈액순환을 도와 피를 맑게 하고,면역력을 높여 노화를 방지하는데
탁월하지요.나무에서 추출한 기름은 자궁염과 냉증,방광염 등 부인병 치료제로 널리 쓰였습
니다.붉게 익은 꾸지뽕 열매는 아스파라긴산을 다량 함유,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습니다.이
정도면 첩첩산중 오지에서도 탈 없이 살 수 있지 않을까요.어디서든 잘 자라니 그 또한 축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