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진구 스타일
有朋 自遠方來 不亦樂乎
멀리서 친구가 찾아오니,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
사노라면,
바람따라 구름 따라
반가운 친구도 따라오기도 하거니...
언젠가
재경 안동 향우회장에 취임하는
권 원오 교수의 전화를 받고,
친구 몇몇을 거명하며
서울 인심의 일정이 아니라
고향 안동의, 그것도 이진구 스타일의 일정으로,
그건 그저 한가하게 강변을 거니거나
그저 멍 ~ 하니 산을 머얼건히 건너다 보거나
계곡물 소리 들으며 휘적 휘~적 걷는식의
아무것도 거릴것 없는 나그네 일정으로 나들이 하라고
정말 싱거운 제안을 한적이 있었다.
그 소릴 듣고 그런건지
정말 느닷없이
좀채 찾지 않던 친구 몇이서
사전 전화도 없이
기차타고
안동역에 내려왔다.
수십년 만나지 못하다싶이 하였던
멀리 필리핀 아세아 개발은행에 18 년을 살다온
서 융수 참 오랜 친구와
삐뜩 비득이 얼굴만 보고
그저 싱거운 소리 몇마디 섞고
손한번 흔들고 헤어지길 일삼던
김 황평 휴 다임 회장나리,
그리고 늘 웹에서 만나고
인터넷 서핑으로 노나니던 갈지,
김 정탁 전, 중소기업 협동회 이사님
그리고 한사람
서울과 안동에 오고가며 산다는
생전 처음 보듯 만나게 된
김 재기 건축 전문인 동기 친구를
이렇게 깜짝 번개팅을 하게 된 것이다.
그들끼리는 한두번이 아닌것 같으나
사노라면 친구라고
날 찾아오기도 하는 모양이다.
나는 내 식으로 이들을 접빈하기로 하고
고향 묵집이라는 단골집에 안내하였다.
그저 된장 뽀골 끓이고
무꾸 나물 찢어 양푼이에 양념얹어 담고
안동문어 서걱 썰어 담고
가죽나물로 전 붙혀 몇점 내고
입가심으로 안동 식혜에
순흥 기지떡 내는것으로
고향맛을 맛 보였다.
맛이야 그리 있었겠냐만
그래도 고향 음식이라고
덕담섞어 입맛달다 하였다.
하는 이야기야 그저 그런 소리지만
얼마전에 대구 서 정학 회장이 얘기 했듯이
초등학교 고향친구가 가장 이무럽고 편하지만
나눌 추억이 너무 없어 아쉽고
대학, 고등학교 친구들은 다 커서 만나 그런지
조금은 자존심을 구기지 않으려 안깐힘이니 그저 그런데
중학교 친구들은 만나니
추억도 새롭고 편하기는 그리 쉬울수 없어
가장 즐겁고 기쁘다 했었는데
오늘 보니 그말이 과장은 아닌것을 알겠다.
우리는 그저 시간 죽이다가
다음날 안동은 말고
잘 가보지 않던 곳에 가 보기로 하고
가근방 멀지않은 예천을 소요하기로 하였다.
회룡포에서 물돌이 뿐 아니라
우리의 지난세월도 감아 돌리고
가오실 연못에서 쉬면서
비스켓 한입에 다 먹어치우는
색색의 잉어들 모임을 보고
우리 뭉치길 잘했다고 서로 쳐다보며 웃고
1 박 2 일 강호동이 때문에
유명세로 이젠 주인같은 이곳 사람들도
번호표 받고 기다려 먹어야 하는
용궁 단골식당 순댓집에서
순대가 니글거리면 오징어 불고기로 입맛가시고
덧고기 고기맛에 닭발로 양념발라 먹으면서
소주 한잔 서로 권하니
수십년 지난세월이 금세 축지법해서 한뼘으로 가까와
그간 우리가 안만나고 살았던지
술기분이들어서 그런지 구별이 잘 되지 않는다.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부처님 오신날인데
그래도 절집에 찾아가
합장하고 넙죽 삼, 사배 절 들이지 않을수 없어
용문사 절에 가서
마니차 돌려 경문 외우듯
윤장대 허리에 걸고 한바퀴 돌리며 기원드렸다.
돌아오는 길에 만나는
난세 피난지라는 금당실 마을
돌담을 요리조리 감아돌고
초간정 그림같은 선경에 서울떼를 벗겨주었다.
농이지만
정말 속계의 떼 를 깨끗이 씻으려는듯
학가산 온천에 데려다 달라길래
거기다 내려주고
나는 또다른 나그네들의 전화성화로
또 다른 친구들에게 가면서
서둘러 작별하였다.
참 빠진 얘기가 되었지만
대구에 사는 서 정학 회장이
친구소식듣고 달려와
제 가문 자랑하느라 일직 소호헌에서
설을 설설 풀기도 하였고
함께 마애 암벽과 마애숲,
선사문화 박물관
강따라 새로 열린 길을 함께 하면서
술사고 밥사고 차 기름넣어주고
우리가 나누어 써야할 비용을
제 혼자 도맡아 카드 끍었다.
그래 형편되면
친구들에게 베푸는게
신나는 일이기도 하지
그래서 나는 그저 얻어먹고
그저 길잡이로 이리저리
친구를 끌고 다니기만 하였다.
사노라면
오늘같이
친구따라 장구경 한번 잘하고
그저 입 걸고 귀 즐겁고
마음 기쁘게 살기도 하느니라..
그저 부럽거던
한번 이곳으로 납셔 보시든가?.....
행복을 드리고 싶습니다.
누리시는건 그대 자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