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이 이야기. 우리 땅에 자생하는 풀 중에서 어린 잎을 먹지 못하는 것은 거의 없다. 심지어 독초로 분류되는 자리공이나 천남성 조차도 데치거나 소금물에 담가 독성을 제거하면 식용이 가능하다.
겨우내 움츠렸던 심신을 깨우는 향과 맛은 역시 산나물이다. 이른 봄 만물이 약동하는 에너지를 고스란히 담고, 상큼-고소-매콤-쌉살한 향과 맛으로 우리 몸의 세포 구석구석을 두드려 깨운다. 봄나물과 채소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무엇일까? 우선 수확시기가 봄과 여름/가을로 다르다. 그리고 생장속도가 현저히 다르다는 것이다. 성장속도가 느리다는 것은 땅의 기운과 영양소를 흡수할 시간이 많음을 의미한다
모든 산나물은 겨울을 넘기는 두해살이 또는 여러해살이다. 부분적으로나마 겨울에도 잎은 상록으로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광합성을 해서 뿌리에 영양분을 축적한다. 뿌리는 얼어붙은 땅 속에서 인고의 시간을 보내다가 지온이 서서히 올라가면 왕성한 에너지로 대지의 영양소를 빨아들여 새잎을 밀어 올린다. 봄나물 중에서도 얼굴마담은 역시 #냉이 이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데다 수확시기가 빠르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맛과 향도 일품이다. 무침도 좋고 전도 좋지만, 역시 국이 으뜸이다. 된장과 콩가루에 쇠고기를 살짝 넣은 냉이국은 잃었던 식욕이 확 돌아오게 한다. 냉이는 영영가에서도 탁월하다. 단백질 비중은 어떤 채소보다 높고, 비타민과 무기질 함유량은 봄나물 중에서 가장 많다. 게다가 눈과 간의 건강에 특히 좋은 약효성분도 넉넉하다고 한다.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자라고 자생지가 아시아와 유럽대륙에 걸쳐 광범위 하다 보니 서양에서도 흔하게 만날 수 있는데, 지혈제 등 약용으로만 취급한다. 지방에 따라 "나생이, 나숭개, 난생이" 등의 다양한 향명으로 불리는 냉이는 꽃잎이 넉장인 식물들을 통칭하는 "십자화과"이다. 하지만 십자화과는 분류상의 명칭이 아니고 "배추과(Brassicaceae)가 공식 학명이다. 방대한 배추과 집안에서 냉이는 독립된 일가를 이루고 있는데, 특이하게도 직계자손이 혼자뿐이다. 이름항렬이 같아도 육촌이상으로 다소 먼 친척들이다. 씨방의 모습이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것이 그 증거이다. 개중에는 일찌감치 꽃을 개량해 화류계로 진출한 팔촌들도 여럿 있다. <냉이 집안의 족보>
#냉이 -------(육촌뻘) #말냉이 #황새냉이 #싸리냉이 #좁쌀냉이 #는쟁이냉이(#산갓) #다닥냉이 #콩다닥냉이 --------(팔촌뻘) #고추냉이 (일명 #와사비) #나도냉이 #개갓냉이 #미나리냉이 #물냉이 #제비냉이(#소래풀, #보라유채) #알리섬(꽃냉이) #암석알리섬(바위냉이) #꽃다지 #바위꽃다지 (오브리에타) -------------------- |
첫댓글 넹이국도 많이 먹어써요 ㅎㅎㅎ
즐겁고 행복한 추석 명절 되시구요!!
고향의 정취 듬뿍않고 귀경길 안전 운전 무사한 귀경길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