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의 역사 냉전이 본격적으로 불붙기 시작한 1960년대, 미국의 중앙정보국(CIA)은 공산권을 감시하기 위해 소련 영내를 종심으로 돌파하여 정보를 수집하는 그랜드 슬램(Grand Slam) 작전을 입안하게 되었다. 이 야심 찬 계획을 위해 미국은 파키스탄의 페샤와르(Peshawar)부터 노르웨이의 보되(Bodø)를 가로지르는 비행경로를 선택했으며, 해당 경로를 비행하면서 스베르들로프스크(Sverdlovsk), 키로프(Kirov), 코틀라스(Kotlas), 세베로드빈스크(Severodvinsk), 무르만스크(Murmansk)를 촬영할 계획을 수립했다.
CIA는 이 계획을 위해 미 공군에서 조종사를 선발해 프랜시스 개리 파워스(Francis Gary Powers, 1929~1977)를 조종사로 선임했으며, 이 임무를 위해 고고도로 비행하는 초음속 정찰기인 U-2 드래건 레이디(Dragon Lady)를 투입하기로 했다. 파워스는 1960년 5월 1일 자로 계획에 따라 U-2로 소련 영내에 들어섰으나, 안타깝게도 작전은 성공하지 못했다. 소련은 이미 국경 25 km 바깥 지점에서부터 U-2를 지켜보다가 기체가 스베르들로프스크 상공까지 도달하자 SA-2 지대공 미사일 세 발을 발사했다. 비록 세 발 중 한 발은 U-2를 추격하던 소련군 기체가 맞았지만, 다른 한 발은 U-2에 명중하여 개리 파워스는 소련 영내에서 낙하산으로 탈출했다. 결국 그는 포로가 되었으며, 미국은 소련 영내의 불법 침입을 인정해야 했을 뿐 아니라 파워스를 송환 받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다. U-2기 사건에서 보듯, 적 영공에 대한 정찰 활동은 적에게 격추 당할 높은 위험을 수반할 뿐 아니라 조종사의 생명 역시 위험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U-2의 가장 적절한 대안은 무인항공기를 이용한 정찰이지만, 아직 1960년대의 항공 기술 수준은 그 단계까지 도달하지 못했었다.
무인항공기(UAV: Unmanned Aerial Vehicle) 콘셉트 자체는 이미 1차 세계대전 시기에 탄생했지만, 인간을 태우지 않고 항공기를 날릴 기술 수준에 도달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UAV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오랫동안 ‘비싼 장난감’ 수준에 머물러왔다. 이 인식은 1980년대부터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으며, 직접적인 계기는 1982년 레바논전쟁이었다. 이스라엘 공군(IAF)은 레바논을 지원한 시리아군 방공망을 깨기 위해 대량의 무인항공기를 미끼로 투입했고, 방공 자산이 무인항공기에 정신이 팔린 사이에 유인기들을 투입시켜 시리아 군 대공 시설 및 주요 자산을 제거해버린 것이다. 이 전쟁에서 무인기의 가치가 제대로 증명되자 1986년부터 미국과 이스라엘은 공동으로 무인기 개발 사업을 추진했으며, 그 결과 본격적인 무인 정찰기인 RQ2 파이어니어(Pioneer)가 등장했다.
무인항공기 제작 기술은 1990년대와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다시 한 번 비약적으로 발달했다. 전자 장비와 항공 기술이 발달하면서 무인항공기 기술이 안정화되기 시작했고, 반도체의 가격이 낮아짐에 따라 rl기술개발이 활발해지면서 무인항공기가 전투 수행까지는 어렵더라도 정찰 임무 정도는 유인기를 대체할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특히 무인항공기는 적 영공 안쪽까지 진입했다가 격추를 당하더라도 인명 손실의 부담이 전혀 없으며, 유인기와 달리 장시간 체공이 가능하다는 매력 때문에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1994년, 미국의 주요 항공방산기업인 노스롭(Northop) 항공은 그루먼(Grumman) 사를 합병하면서 항공기와 군함, 우주 분야까지 아우르는 종합 방산기업인 노스롭 그루먼으로 재편됐다. 노스롭 그루먼은 본격적인 첫 사업으로 미 국방고등연구사업국(DARPA: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의 지원을 받아 시작한 고등개념기술시연기(ACTD: Advanced Concept Technology Demonstration) 사업에 참여하며 1995년부터 본격적인 무인정찰기인 ‘글로벌 호크(Global Hawk)’ 개발에 들어갔다. 최초부터 ACTD 사업은 첨단 항전 장비를 탑재하고 고고도 장기 체공 비행을 실시하며 ISR(정보, 감시, 정찰: Intelligence, Surveillance, Reconnaissance) 능력 활용하여 수집한 정보를 전투부대에 제공하는 무인항공기를 개발하는 내용을 골자로 삼았다. 순조롭게 개발된 글로벌 호크의 초도 비행은 1998년 2월 28일에 실시됐으나, 개발 기간 중인 2001년 9월 11일에 발생한 911테러 때문에 글로벌 호크의 요구도가 크게 변화했다. 미 정부가 “테러와의 전쟁(Global War on Terrorism)”을 시작함에 따라 미 공군 측에서 글로벌 호크를 중동 지역 환경에 특화하기를 희망하여 이에 맞춘 최적화 작업을 실시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호크는 2001년 11월부터 아프가니스탄 전역(戰域)에서 실전 배치에 들어갔으나, 여전히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저율생산(低率生産, LRP: Low-rate Production)을 실시하면서 개발을 병행하는 독특한 방식이 적용됐다. 개발이 완료된 이후 제작된 아홉 대의 첫 양산기에는 RQ-4A “블록(Block) 10”이라는 식별 번호가 부여됐으며, 이 중 두 대는 미 해군에 인도되어 항구적 자유작전(Operation Enduring Freedom: 아프가니스탄)과동시에 진행 중이던 이라크 자유작전(OIF: Operation Iraqi Freedom)에 투입되었다. 이렇게 완성된 글로벌 호크의 최초 개발 형상인 RQ-4A 블록(Block) 10형은 총 7대가 제작되었으나 2011년을 기준으로 전량 퇴역했다. 이후 기체 성능 개선을 위해 기수 부분을 재설계하고 주익을 길게 늘린 RQ-4B “블록 20”이 등장해 내부에 최대 1,360 kg까지 탑재가 가능해졌다. 블록 20형은 영상정보(IMINT: Imagery Intelligence) 수집 능력에만 중점을 두어 개발된 뒤 미 공군에 인도됐으나, 이 중 4대의 블록 20형은 통신 중계(communication relay)가 가능하도록 전장공중통신노드(BACN)가 탑재되어 EQ-4로 명명됐다. 총 17대가 제작된 RQ-4B는 2007년 3월 1일 자로 초도 비행을 실시했다.
미 공군 글로벌 호크 이륙전 점검 및 야간 이륙 영상<출처:유용원의 군사세계>
글로벌 호크는 개발 과정에서 개발비가 크게 치솟았기 때문에 사업 취소 직전의 위기까지 갔었다. 이 사업은 2006년을 기준으로 최초 개발비에서 이미 25% 이상 초과해버렸으며, 비용이 심각하게 초과할 경우 사업을 강제 취소해야 한다는 내용의 넌-맥커디(Nunn-McCurdy) 수정법안에 저촉을 받아 사업이 무산될 위기까지 갔다. 하지만 미 국방부는 사업을 취소하는 대신 사업 내용을 변경하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우회했다. 하지만 2011년에는 리먼 브라더스(Lehman Brothers) 사태의 여파로 시작된 미 정부 자동 예산 삭감, 통칭 “시퀘스터(sequestration)”의 여파 때문에 최신형인 RQ-4 블록 40형 도입 계획이 크게 축소됐다. 미 공군은 예산 상황에 맞춰 블록 40형의 22대 도입 계획을 11대로 축소했으며, 이듬해인 2012년에는 미 국방부가 블록 30형을 U-2기와 비교평가를 한 뒤 글로벌 호크의 ‘탑재장비 성능이 U-2에 비해 떨어지는 반면, 도입 가격과 운용비는 더 비싸므로’ 블록 30형의 추가 도입을 모두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획득비용과 반대로 운용비는 계속 떨어졌다. 2010년부터 2013년 사이에 RQ-4의 시간 당 비행 비용은 약 40,600 달러에서 25,000 달러로 절반 이하가 됐으며, 2013년 말에는 다시 18,900 달러까지 떨어졌다. 이 비용은 이후 다시 11,000 달러까지 내려갔는데, 이는 기체 운용 빈도가 늘어나면서 군수지원 소요가 증가하여 부품 양산 가격이 하락한 결과였다. RQ-4B 블록 40형은 2015년에 초도운용능력(IOC: Initial Operational Capability)을 선언했다.
글로벌 호크는 UAV와 관련한 다양한 기록을 수립한 바 있다. 우선 2001년 4월 24일에는 미국의 에드워즈 공군기지에서부터 오스트레일리아의 에든버러(Edinburgh) 공군기지까지 논스톱으로 22시간 동안 비행하며 무인항공기의 최장거리 비행 신기록(13,219.86 km)을 수립했으며, 2008년 3월에도 에드워즈 공군기지에서 중간 급유 없이 고도 18,000 m에서 33.1 시간 동안 비행하며 무인항공기의 최상시간 비행기록을 달성했다. 이 기록은 블록 40형 한 대가 2014년경 34.3시간 동안 비행하면서 스스로 갱신했다. 글로벌 호크는 1998년 초도 비행 때부터 2013년 9월까지 총 100,000 시간의 누적 기록을 쌓았으며, 이는 미 공군 RQ-4 외에 미 항공우주국(NASA) 보유 글로벌 호크, 유로 호크(Euro Hawk), 미 해군 기술 실증기, MQ-4C 트라이턴(Triton)의 비행시간을 모두 합친 것이다. 실전에서도 글로벌 호크는 한 소티 동안 최대 32.5시간을 비행해 최장시간 전투비행 기록을 수립한 바 있다.
글로벌 호크 소개 <출처: 유튜브 American Heroes Channel>
특징 글로벌 호크는 최초 개발 목표부터 U-2 드래곤레이디(Dragon Lady)를 대체할 목적으로 개발됐다. 본격적인 고고도 장기체공형(HALE: High-Altitude Long-Endurance) 무인정찰기인 글로벌 호크는 전천후, 주야(晝夜) 간 정보, 감시, 정찰(ISR)을 실시한다.
글로벌 호크의 추진체계에는 앨리슨(Allison)-롤스로이스(Rolls-Royce) 사의 7,050파운드급 AE3007H 터보팬 엔진이 장착됐으며, 이를 통해 약 910kg 이상의 장비를 탑재할 수 있다. 동체는 알루미늄, 주익은 복합재로 제작했으며, 동체에는 반(半) 모노코크 구조와 V자형 미익 설계를 적용했다. 글로벌 호크는 현재까지 블록 10형부터 40형까지 4개의 주요 블록 형상이 존재하나 각 형상의 능력은 각각 조금씩 다르다.
RQ-4A 블록 10형은 주로 영상정보(IMINT) 수집에 특화되어 있으며, 주요 탑재 장비로는 SAR 레이더와 EO/IR 센서가 장착됐다. A형은 미 공군에서만 운용했으나 2011년에 전량 퇴역한 상태다. RQ-4B 블록 20은 탑재중량이 크게 증가하여 최대 1,400kg까지 탑재할 수 있으며, 탑재 장비 또한 A형에 비해 업그레이드된 장비들이 설치됐다. RQ-4B 중 4대에는 전장공중통신노드(BACN, Battlefield Airborne Communication Node)가 설치되어 전장 통신 중계 용도로 개조되어 운용 중이다.
가장 널리 운용 중인 글로벌 호크 블록 30형은 전자광학(Electro-Optic, E/O) 센서, 적외선(Infrared, IR) 센서, 고해상도 합성 개구식 레이더(SAR: Synthetic Aperture Radar), 광대역/단대역 신호정보(SIGINT: Signal Intelligence) 센서를 탑재하고 있다. 특히 악천후 시 태풍이나 구름을 관통하여 탐지가 가능한 SAR 레이더는 U-2에 탑재되어 있던 ASARS-2를 개조한 제품으로 레이시온(Raytheon) 사가 공급한다. 특히 SAR는 이동표적을 추적할 수 있는 GMTI(Ground Moving Target Indicator) 모드가 있어 움직이고 있는 대상체를 포착할 수 있다. 항공기의 비행은 관성항법체계(INS)와 GPS를 이용하며, 인공위성을 이용하여 데이터링크를 실시하기 때문에 지구 반대편에서도 항공기의 통제가 가능하다. 또한 블록 30형에는 다목적 정보수집(Multi-INT) 임무를 위해 공중 신호정보 탑재장비(ASIP: Airborne Signals Intelligence Payload)와 광대역신호정보(SIGINT) 센서가 채택되어 있다.
가장 마지막으로 개발된 RQ-4B 블록 40형에는 다목적 플랫폼 레이더 기술 탑재 사업(MP-RTIP)을 통해 개발된 능동형 전자주사식 레이더(AESA: Active Electronically-Scanned Array Radar)인 AN/ZPY-2가 장착되어 이동 및 고정 표적에 대해 월등한 탐지능력을 자랑한다. 블록 40형은 체공 시간도 향상되어 최대 30시간까지 비행이 가능하며, AESA 레이더로 오스트레일리아 대륙 면적에 가까운 최대 7,000,000㎢의 면적을 탐지할 수 있다(오스트레일리아 면적은 7,692,000㎢). 글로벌 호크에는 이외에도 AN-AVR-3 레이저 경고 수신기(LWR: Laser Warning Receiver), AN/APR-49 레이더 경고 수신기(RWR: Radar Warning Receiver) 및 재밍(jamming) 시스템을 하나로 묶은 레이시온(Raytheon) 사의 AN/ALR-89 자체 방어 슈트가 설치되어 있다. 또한 적 방공망과 항공기를 기만하기 위한 ALE-50 견인식 미끼(decoy)도 장착되어 있다.
글로벌 호크의 통제는 이륙 및 회수분과(LRE: Launch and Recovery Element)와 임무 통제분과(MCE: Mission Control Element)가 실시한다. 주로 이착륙과 비행을 통제하는 LRE 분과는 공군기지 내에서 임무를 수행하며, 주로 조종 임무를 맡은 한 명의 무인기 조종사가 기체가 이륙하여 표적 지역까지 가거나 표적 지역에서 기지로 돌아오는 과정을 통제한다. MCE 분과는 주로 ISR 임무 자체를 통제하며, 통상 조종사 한 명과 임무장비 오퍼레이터가 기체 상태, 센서 상태 및 비행 항로 변경 등을 통제하게 된다. 또한 LRE와 MCE 외에도 별도의 지원분과가 구성되어 이들의 임무 실시를 지원한다.
글로벌 호크는 현존하는 고고도 무인항공기 중에서는 보기 드문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의 카테고리 1 등급의 “완전한 운반시스템”에 해당하는 항공기이며, 최대 30시간 이상 비행을 하며 정찰감시를 위한 통합된 성능을 제공한다.
RQ-4B 블록 20형 초도 비행 영상 <출처: 노스롭-그루먼 유튜브 페이지>
운용 현황
NATO에 배치된 글로벌 호크 제작 과정<출처:유용원의 군사세계>
최초 글로벌 호크는 앞서 말했듯 유인형 고고도 정찰기인 U-2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으나, U-2는 아직까지도 일선을 지키며 병행 운용 중에 있다. 이는 아직까지 무인기의 기술적 한계가 유인기를 100% 대체하긴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글로벌 호크는 캘리포니아 주 빌(Beale) 공군기지에 위치한 미 제12 정찰비행대대와 노스다코타 주 그랜드 포크스(Grand Forks) 공군기지의 제348 정찰비행대대가 운용 중에 있으나, 기체 자체는 필요에 따라 전 세계 각지에서 운용한다. 미 공군에서는 빌 공군기지에 있는 제1 정찰대대가 모든 RQ-4 조종사와 블록 30형 탑재장비 오퍼레이터를 교육하고 있으며, 그랜드 포크스의 제348 정찰비행대대가 블록 40형 탑재장비 오퍼레이터를 교육하고 있다.
글로벌 호크는 미 공군 외에 미 항공우주국(NASA)의 드라이든 비행 연구센터에서도 두 대를 운용 중이다. 이들 기체는 2009년부터 NASA에 도입되어 다양한 기술개념 연구나 과학 실험을 위해 투입되고 있으며, 기상과 관련한 데이터 수집이나 비행 시험에도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노스롭 그루만사 믹 재거스 부사장의 글로벌 호크 인터뷰 영상<출처:유용원의 군사세계>
대한민국 공군 역시 2003년 6월에 고고도 정찰용 무인기(HUAV) 도입을 위한 소요를 제기했으며, 이는 합동참모본부로 올라가 RQ-4 글로벌 호크 블록 30I형과 전자광학(EO)/적외선(IR) 탐지장비 도입으로 방침이 정해졌다. 글로벌 호크는 미 국방부에서 수출통제(E/L) 대상품으로 보호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한민국 정부는 미 정부의 대외군사판매(FMS: Foreign Military Sales) 방식으로 도입을 결정하여 2009년 미 정부에 구매요청서(LOR: Letter of Request)를 전달했다. 이에 미 정부는 제조사인 노스롭-그루먼과 협의를 거친 후 글로벌 호크 1세트(4대) 가격을 약 4억 4,200만 달러로 통보해왔다. 다시 대한민국 정부는 구매확인서(LOI: Letter of Intent)를 보내 구매의사를 확정했으며, 이에 미 국방부 예하 국방안보협력국(DSCA: Defense Security Cooperation Agency)은 미 의회에 해당 사업을 통보하고 수출허가를 요청하여 앞서 책정된 1세트 가격에 더해 후속군수지원(ILS) 가격, 교육훈련 비용, 교육용 장비를 포함하여 총 12억 달러가 책정됐다.
대한민국 국방부 예하 방위사업청은 2014년 3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를 통해 HUAV 해외 직도입을 의결하면서 글로벌 호크 4대 가격으로 약 8,800억 원을 배분했으며, 최종적으로 사업 개시 11년 만에 최종 구매계약이 체결되면서 2017년까지 기체를 전량 인도받기로 계약했다. 하지만 기체의 인도 시기가 한 차례 밀려 2019년까지 4대 1세트를 모두 인도받을 예정에 있다. 앞서 기술했듯 글로벌 호크는 2만km이 넘는 항속거리와 1,300 kg가 넘는 탑재중량 때문에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의 통제 대상 물품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해외 수출 절차가 굉장히 까다로운 편에 속하는데, MTCR 가맹국인 대한민국에 판매될 당시에도 로버트 게이츠(Robert Gates) 미 국방장관이 힐러리 클린턴(Hillary Clinton) 당시 미 국무장관과 협의를 거치며 미 국무부가 한국 정부에 대한 MTCR 제한 조건을 면제해주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또한 블록 40형을 차세대 공지정찰센서(AGS: Air-Ground Surveillance Sensor) 장착용 플랫폼으로 선정하여 총 5대 도입 계약을 2012년에 체결했으며, 13개 NATO 회원국이 도입 및 운용 계약에 서명한 바 있다. 독일 또한 신호정보 수집을 주 목적으로 하는 독자적인 형상인 RQ-4E “유로 호크(Euro Hawk)”를 5대가량 도입할 계획을 추진했으나, 유럽 경제 위기의 영향 때문에 주문 수량을 축소시켜 2013년에 단 한 대만 구입했다. 일본 항공자위대(航空自衛隊)도 2014년 말 공개 입찰을 통해 RQ-4 글로벌 호크와 제네럴 아토믹스(General Atomics) 사의 가디언(Guardian ER) 중 RQ-4를 선택했으며, 향후 총 3대를 도입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미 공군은 2011년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 대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하자 일본에 글로벌 호크를 투입하여 300시간 이상 정찰 수색을 실시했고, 후쿠시마 다이이치 원자력 발전소(福島第一原子力発電所) 때문에 광범위한 지역이 피폭되자 이곳에도 글로벌 호크를 투입하여 원자로의 피해 상황을 관찰하기도 했다. 그 외에 뉴질랜드, 인도 해군, 캐나다, 스페인, 오스트레일리아 등이 글로벌 호크 도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글로벌 호크는 별다른 사고 이력이 보고되지 않아왔으나 2011년 8월 아프가니스탄 잘랄라바드(Jalalabad)에서 한 대가 추락했고, 2012년 6월에도 미 해군용 RQ-4 한 대가 추락했다. 특히 비교적 최근에는 1년 사이에 두 대나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2017년 6월 21일에는 캘리포니아 주의 휘트니(Whitney) 산 인근의 론 파인(Lone Pine)에서 RQ-4B 한 대가 추락했고, 2018년 6월 26일에는 스페인에서 또 다른 RQ-4 한 대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후자의 두 사건은 아직 조사 중이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 미 공군이 공식적으로 공개한 바가 없으며, 마지막 사고는 상실한 기체가 어느 형상인지조차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RQ-4가 스페인 서부 해안에서 바다에 추락하는 바람에 미군 당국이 이를 인양하는 작업을 실시한 뒤 추가 조사를 위해 수거한 잔해를 미국 본토로 회수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단 인명피해가 발생한 바가 없으므로 미 공군이 두 사고 내용을 일반에 자세하게 공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RQ-4 글로벌 호크 소개 영상 <출처: 노스롭-그루먼 유튜브 페이지>
파생형
RQ-4A: 미 공군에서 주문한 최초 양산 형상. 총 17대가 생산됐다.
RQ-4B: A형을 개선한 형상으로, 탑재중량이 늘고 날개 길이가 39.9m로 길어졌으며 동체도 14.5m로 늘어났다. 하지만 탑재중량 증가와 기체 크기의 변화 때문에 항속거리가 8,700해리로 줄어들었다. 최신 형상인 블록 40형에는 HISAR과 AESA 레이더가 설치되어 있으며, 탐지 면적은 7,000,000㎢에 달한다.
RQ-4D: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군 지상 정찰용(AGS: Alliance Ground Surveillance) 형상.
RQ-4E 유로 호크(Euro Hawk): RQ-4B에 기반한 형상으로, 신호정보(SIGINT) 수집을 위해 EADS(現 에어버스) 사의 정찰장비가 탑재됐다. 최초 독일에 인도할 예정이었으나 2013년 5월에 독일이 주문을 축소하여 주문했던 총 5대 중 한 대만 인도됐다.
MQ-4C 트라이턴(Triton): 미 해군의 광범위 지역 해상정찰(BAMS: Broad Area Maritime Surveillance) 용 형상. 최초 RQ-4N으로 명명했으나 이후 제식번호와 명칭이 변경되었다. 해군은 총 68대를 도입할 예정이며 현재까지 4대가 인도됐다. 블록 40과 동일한 AESA 레이더가 장착되어 있다.
EQ-4B: 전장 공중 통신 노드(BACN: Battlefield Airborne Communications Node) 체계가 탑재된 통신 중개용 형상.
KQ-X: 무인 공중급유기 형상 제안. DARPA가 2010년 7월 1일 자로 노스롭-그루먼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며, 2012년 1월 11일에 초도 비행을 실시했다. 기체는 완성이 됐지만 실제로 두 대 간의 공중 급유 테스트는 이루어지지 않은 채 2012년 9월부로 사업이 종료됐으며, 기체는 NASA에서 인수해 허리케인 추적용 기체로 운용 중이다.
모델(Model) 396: RQ-4A에 비해 50% 작게 설계된 기체로, 스케일드 컴포짓(Scaled Composite, 2007년 노스롭-그루먼이 인수) 사와 노스롭-그루먼이 공동 개발한 무장 형상이다. 헌터-킬러(Hunter-Killer) 사업에 제안했으나 MQ-9 리퍼(Reaper)가 선정되면서 개발이 취소됐다.
제원
- 제조사: 노스롭-그루먼(Northrop-Grumman, 주계약업체), 레이시온(Raytheon), L-3 커뮤니케이션즈 - 종류: 고고도 장기체공형 무인 정찰기 - 승무원: 탑승 0명 - 조종사: 원격 조종사 3명 (이륙 및 회수[LRE] 조종사, 임무통제[MCE] 조종사, 센서 오퍼레이터 각 1명) - 전장: 14.5m - 날개 길이: 39.9m - 전고: 4.7m - 자체 중량: 6,781kg - 최대 이륙중량: 14,628kg - 탑재중량: 1,360kg - 최대 연료량: 7,847kg - 추진체계: 7,600파운드 급 롤스-로이스(Rolls-Royce) F137-RR-100 터보팬 엔진 x 1 - 최고 속도: 629km/h - 순항속도: 575km/h - 항속거리: 22,779km - 체공 시간: 32시간+ - 실용 상승한도: 18,228m - 무장: 없음 - 탑재장비: AN/ZPY-3 AESA 레이더(블록 40), SAR, HISAR(블록 40), EO/IR 센서, AN/AVR-3 LWR, AN/APR-49 RWR, ALE-50 견인식 미끼 등 - 대당 가격: 1억 3,140만 달러 (개발비 제외, 회계연도 2013년 이후 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