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리 글
2008-12
빈 들
박병민목사(새터공동체)
한 십 육칠년 전에 대전(大田)에 살면서 썼던 글을 들추어본다.
어제 저녁 어둠 속을 뚫고 바삐 집으로 향하며, 항상 스치는 근처의 빈들교회를 지나쳤다. 변두리라서 아직 시골티를 벗지 않은 마을의 모습이 좋다. 공업단지가 들어서 있는 마을, 어른들은 도시의 변방이라서 옛 마을을 생각하며 아직까지도 대화리(大禾里)라고 하는 곳, 칠, 팔여 전에 5공화국과 함께 찾아든 선배님의 발걸음, 노동자를 비롯한 소외된 이들과의 일 벌림, 목사님은 빈들교회라는 팻말을 내세웠다. 특이하며 뜻이 있다 싶어 같은 마을에 있다는 것이 계기가 되어 찾아뵙고, 얘기 중 교회 이름의 연유를 물은 적이 있다.
빈들, 쉬이 보기에 빈 들판이다. 시골에 오래 지내면서 넓은 벌의 빈들을 주위로 하였다. 남의 논에서 벼이삭 줍던 일, 벼를 베고 난 가을에 훤한 논을 나다니며 반듯한 왜(倭)아카시아나무로 활을 만들어 높은 창공(蒼空)을 향하여 쏘아댔던 일, 추수 후 탈곡한 볏가리를 조무라기들이 흩으러 놓아 주인을 화나게 한 일 등 옛 일을 깃들게 한다. 그러한 때가 지나며 어려운 이들을 더욱 한파(寒波)의 실어움으로 내몰 때, 어른들은 ‘한데’에 나가 추위에 떨지 말라 하셨다. 그 한데가 바로 빈들이다. 마지막 선지자(先知者), 우리 식으로 하자면 선각자(先覺者)인 세례(洗禮)를 베푸는 요한은 찬 들바람이 옷깃을 스치는 한데에서 다른 이들을 보며 외마디의 소리 “회개하고 뉘우쳐라 하늘나라가 다가 왔다!”를 외치며 긴긴날을 보냈다. 그는 낙타 털옷으로 바람막이를 하고, 사나운 바람에 누더기가 날아갈까 하여 허리는 가죽 끈으로 질끈 동여 맺다. 먹을 것으로는 주위에 보이는 메뚜기와 들꿀을 먹었다(마태3:1-4). 그를 보고 따르는, 모였다 곧바로 흩어지는 까마귀떼와 같은 무리를 향하여 예수는 말하기를 “너희는 무엇을 보러 광야에 나갔더냐?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냐? 아니면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이냐? 화려한 옷을 입은 사람은 왕궁에 있다. 그렇다면 너희가 무엇을 보러 나갔더냐? 예언자냐? 그렇다! 그런데 사실은 예언자보다 더 훌륭한 사람을 보았다(마태복음 11:7-9 -공동번역성서).” 그는 고대광실(高臺廣室)의 안락(安樂)의 온실(溫室)을 버리고 들판의 야성(野性)의 사나이가 되었다. 빈들의 반항(反抗)아 이었다. 하나님에게 들뜬 들사람 바로 그것이었다.
그 예전에 윤해영은 그 광대한 빈들의 만주를 무대로 하여 말을 몰던 옛 독립투사들, 용정의 해란강, 용문교를 발판으로 하여 달렸던 그들, 용주사의 저녁종이 비암산에 울릴 때 사나이 굳은 마음 깊이 새겨 두었네, 조국을 찾겠노라 맹세하던 선구자(先驅者) 지금은 어느 곳에 거친 꿈이 깊었나 라고 읊고 있다.(* 1932년 북만주 모란강가의 어느 여관에 묵고 있던 작곡가 조두남의 방에 윤해영이라는 독립투사가 찾아와 가사를 주면서 작곡을 부탁하고 일주일 후에 오겠다는 약속을 하고 돌아갔다. 조두남은 5일 만에 곡을 완성하고 <용정의 노래>라는 제목까지 붙이고 기다렸으나, 그는 영영 오지 않았다. 해방 후 이 노래는 제목도 <선구자>라고 고쳐지고 가사도 약간 수정되었다고 한다)
우리고장의 이름인 대전(大田), 예전의 이름인 ‘한밭’ 큰 뻘인 한데, 곧 빈들이다. 이 빈들의 한밭에, 부르는 찬송과 같이 초막이나 궁궐이나 내주 예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하늘나라를 일구기 위하여 선지자(先知者)의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를 발(發)하며, 만주 벌판을 달렸던 선구자(先驅者)를 마음에 담고 그들의 자취를 밟자.
공동체 이야기
사 랑 의 띠 로
2008년도도 이제 며칠이 남아있지 않다. 옛날 말에 마부작침(磨斧作針)이라는 말이 있다. 그것은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의 얘기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끈기 있게 심신을 다 바치리 만큼 애쓰고 노력한다는 말이다. 나는 커다란 덩치의 도끼를 갈아 미세하리만큼 작은 바늘을 만들어가며 애쓰는 한해가 되었던가? 여기에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라는 말이 필요할 것이다. 성서는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골로새서 3:23)하셨는데, 우리는 늘상 접하는 사람에게도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대해야 함이 삶의 과제이다.
다음의 성서에서는 우리에게 공동체적인 삶을 요구 한다. 너희는 하나님의 택하신 거룩하고 사랑하신 자처럼 긍휼과 자비와 겸손과 온유와 오래 참음을 옷 입고 누가 뉘게 혐의가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과 같이 너희도 그리하고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 이는 온전하게 매는 띠니라(골로새서 3:12-14). 교회에서는 오래전부터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불러왔다. 우리는 사랑의 띠로 하나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예수님의 사랑을 널리 전하세. 모두 찬양하며 주의 사랑을 전하세. 모두 함께 예수님의 사랑을 세상에 널리 알리세.
공 동 체 소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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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터 공동체 가족
권희숙 채경일 주송례 진영택
김정화 박소웅 박정임 라홍채
최성재 최영애 정무래 박종만
박병민 진선미 박한솔 박진솔
* 여러 가지의 육신과 정신적 아픔 중에 있는 새터공동체 식구들의 건강한 몸이 되기를 위하여 기도하여 주세요.
* 2008년 11월 22일 무주 충전교회(표기연 전도사님)에서 배추김치 100여포기를 담아서 가지고 오셨으며, 30일에 살림교회(박상용 목사님)에서 오셔서 밭의 배추를 뽑아서 절여 주셨으며, 다음날인 12월 1일에 진주문교회(유운걸 목사님) 여전도회에서 배추김치를 담아 주셨습니다.
* 2008년 12월 16일 금산학생체육관에서 희망의 언덕과 함께하는 장애우 가족, 노인 한마당 큰 잔치에(회장:류상현 선생님, 대회장:김철우 목사님) 초청받아 참여하였습니다. 차량운행은 비례교회 김태백 목사님께서 수고하여 주셨습니다.
☻ 기도하며 함께 하신 분들
이원교회.추부제일교회.충전교회.신평교회.김기홍.정무래.최영애.라홍채.박종만.진영택.최성재.김정화.최선희.튼튼영어대전동구(연월순외11인).금산제일신경정신과의원(남세희).도원교회(3인).양오석.조정리교회(이정애).오정교회8여전도회(최세영).채윤기(박현실).대전충남지방통계청.수영교회.진명구.금성교회.주식회사EG(이광형).대덕교회.금산군보건교사회(13인).세광교회.대전성남교회.신건태.금산주부클럽(3인).대덕교회(이중삼.백종학).유영수.임영호.향림원푸드뱅크.평화교회(김선구).대전성남교회중등부(김영균외10인).이선자.혜성교회(김영진외8인).금산경찰서(15인).대전노회.금산군모란회(6인).대덕교회.대한적십자금산군추부봉사회(성삼순외5인)
(호칭은 생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