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전국 최초 개소 1년 간 115건 화해
층간 소음, 누수, 주차 갈등 등 중재 많아
주민 주도 '마을소통방'도 59건 해결 인기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주민들 간의 다양한 갈등을 소송 등 법적 절차가 아닌 당사자 간 대화를 통해 자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전국 최초로 문을 연 광주마을분쟁해결센터가 이웃 간 관계 회복은 물론 주민자치 활성화에도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주민 주도로 갈등을 해결하는 '마을소통방'으로까지 발전하면서 주민 자율조정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9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광주시와 광주지방법원, 남구청, 지역 법률단체 등이 협업해 시범적으로 남구에 문을 연 광주마을분쟁해결센터가 개소 1년만에 138건의 다양한 생활분쟁을 접수해 이 가운데 115건을 해결했다.
접수된 분쟁은 층간소음이 60건으로 가장 많았고, 생활 누수 20건, 주차 13건, 애완견 소음 12건, 층간 흡연 11건, 쓰레기투기 등 기타가 17건이었다. 특히 아파트 내 갈등이 90% 이상을 차지했다.
화해가 완료된 115건은 화해지원회의를 통한 해결이 27건, 상담·방문 해결이 63건, 당사자 간 화해가 25건이었다. 접수 후 화해율은 85%로 매우 높았다.
실제 A씨는 지난 3년여 동안 위층의 아이 뛰는 소리에 힘들어 했고, B씨는 아래층에서 새벽에 막대기로 천장을 치는 '보복소음'으로 갈등을 겪다가 센터를 찾았다. 이에 센터는 화해지원회의를 열어 B씨는 아이교육과 함께 바닥에 매트를 설치하고, A씨는 보복소음에 대해 사과하는 것으로 화해했다.
C씨는 위층과의 생활 누수 문제로 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신청인이 제시한 피해보상금액과 상대방이 제시한 액수의 차이가 커서 자체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센터는 화해지원회의를 통해 금액을 절충하고 최종 합의를 이끌어냈다.
나아가 분쟁해결센터를 직접 찾아오기를 꺼리거나 부담을 갖는 주민들을 위해 각 마을에 마을소통방도 설치해 생활갈등의 중재·조정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소통방은 주민 자율운영 방식으로 평상시에는 마을사랑방처럼 활용하고 갈등을 예방하는 캠페인과 교류프로그램 등을 열고 갈등이 발생할 경우 주민화해 지원인이 갈등이 있는 이웃들과 소통방에 모여 문제를 해결하는 화해지원회의를 여는 곳으로, 벌써 59건을 접수해 해결했다.
마을소통방은 현재 노대동 '콩깍지 송화마을', 진월동 '이웃사촌마을', 주월2동 '오카리나 문화마을', 백운1동 '오순도순 까치마을' 등 4곳에 열렸으며, 33명 주민이 주민화해지원인 자원봉사로 참여, 갈등을 중재하고 있다.
남구 노대동의 한 아파트 주민 박모(57)씨는 지난해 9월 위층과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겪다가 소통방을 찾아 화해지원인 2명과 함께 만나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점심식사를 함께 하며 화해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마을소통방은 내년까지 20개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또 오는 13일 센터 개소 1주년 기념식을 열어 센터 운영 성과와 소통방 사례를 발표하고, 향후 센터 운영의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