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USDT, USDC 등)을 물품 대금 결제나 기업 간 거래(B2B) 정산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은 글로벌 트렌드이지만, **대한민국 현행법 체제 아래에서는 외환, 전자금융, 세법 등 전방위적인 법적 제약**에 부딪힙니다.
특히 **2026년 5월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으로 인해 가상자산을 통한 국경 간 자금 이동 규제가 대폭 강화되면서, 실무적으로 고려해야 할 리스크가 더욱 복잡해졌습니다. 핵심 제약 사항을 네 가지 축으로 정리해 드립니다.
## 1. 외국환거래법상의 제약 (최신 2026년 개정 반영)
가장 먼저 부딪히는 장벽은 외환 당국의 통제 메커니즘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치가 안정적일 뿐, 법률상 화폐나 정당한 '지급수단'으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 **수출입 대금 영수 및 실적 불인정:** 국내 기업이 해외 바이어로부터 무역 대금을 USDT로 받을 경우, 외국환은행을 통한 정상적인 외환신고가 불가능합니다. 결과적으로 **무역 세법상 정당한 '수출 실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치명적인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 **가상자산이전업무 등록 의무화 (2026년 5월 신설):** 새로 개정된 외국환거래법에 따라 국경 간 가상자산을 이전하는 업무를 하려면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별도 등록해야 합니다. 가상자산사업자(VASP)가 아닌 일반 기업이 대금 결제를 명목으로 해외 본사나 거래처와 P2P 지갑으로 스테이블코인을 주고받는 행위는 사후적으로 **무등록 외환거래 또는 환치기(부당 지급·수령)** 프레임에 걸려 형사처벌(1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 대상이 될 리스크가 매우 높아졌습니다.
## 2. 전자금융거래법상의 제약
국내에서 '지급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블록체인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은 현행법의 포섭 범위를 벗어나 있습니다.
* **화폐·선불수단 지위 결여:** 전자금융거래법상 스테이블코인은 '전자화폐'나 '선불전자지급수단(네이버페이 등)'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중앙집중형 발행사 및 환매 보증을 전제로 설계된 법이기 때문입니다.
* **법적 성격은 '물물교환(교환거래)':** 따라서 국내 상점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도입하더라도, 법적으로는 대금 결제가 아니라 **'물건과 가상자산이라는 상품을 맞바꾼 교환거래'**로 취급됩니다. 가치 변동이나 오전송 등의 결제 사고 발생 시 전자금융거래법상의 이용자 보호(금융회사의 손해배상 책임 등)를 전혀 받을 수 없습니다.
## 3.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및 특금법상의 제약
국내에서는 가상자산의 결제 자산화를 극도로 경계하는 규제 기조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 **국내 발행 스테이블코인의 부재:** 금융당국은 자본유출 및 통화정책 무력화를 우려하여 국내 기업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원천 차단하고 있습니다(2단계 입법 과제로 유보 중). 따라서 결제에 사용되는 코인은 전량 해외 발행(미국 달러 연동형) 자산이므로 외환 위험에 항시 노출됩니다.
* **트래블룰(Travel Rule)의 한계:** 100만 원 이상의 가상자산을 이동할 때 송·수신자 신원을 확인해야 하는 트래블룰이 결제 과정에도 적용됩니다. 화이트리스트가 등록되지 않은 개인 지갑이나 해외 결제 인프라로 직접 송금할 경우 국내 VASP(업비트, 빗썸 등)를 통한 현금화 통로가 막힐 수 있습니다.
## 4. 세무·회계상의 실무적 제약
세무 대리인 관점에서 가장 까다로운 대목은 원화(KRW) 환산과 증빙 구축의 문제입니다.
* **부가가치세 과세표준 산정의 난해함:**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를 받더라도 공급시기의 **원화 환산 가액**을 기준으로 부가가치세 과세표준을 잡고 세금계산서나 현금영수증을 발행해야 합니다. 1달러 페깅이 깨지거나 디페깅(De-pegging) 순간의 시세 변동이 있을 때 세무상 매출액 확정에 분쟁 소지가 생깁니다.
* **법인세법상 평가손익 인식:** 법인이 결제 대금으로 스테이블코인을 보유하게 되면, 매 사업연도 종료일마다 이를 시가 평가하여 익금 또는 손금에 산입해야 합니다.
법정통화가 아니므로 매각 시점의 환전 수수료나 슬리피지(Slippage, 체결 오차) 역시 잡손실 등으로 정교하게 조정해야 하는 회계적 부담이 따릅니다.
> **Peer's Insight:**
> 결국 현시점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법적으로는 결제가 아닌 상품의 교환이며, 국경을 넘나들 때는 외환 모니터링 시스템(2026 개정법)을 우회하는 불법 송금으로 의심받기 딱 좋은 구조"**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기업 클라이언트가 이를 도입하려 한다면 원화 정산 API를 제공하는 중간 PG사를 끼고, 기업은 오직 '원화'만 수령하는 방식(페이코인의 과거 모델 등)으로 우회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유일한 안전장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