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차에 샤넬백 숨긴 아내…요양원 원장과 밀회 대가였다
흥신소 매출의 90%는 불륜 조사가 차지한다. ‘불륜 산업’에는 비수기가 없다는 말처럼 우리나라 이혼의 주된 원인이 배우자 외도인 점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보다 2015년 간통죄 폐지 후 불륜 현장을 급습하는 수사기관의 업무가 흥신소로 넘어가면서 불륜 조사의 전성기가 열렸음은 분명하다. 흥신소가 ‘안전한 등록업체’라든가 ‘민간조사사 자격증 보유’ 등의 선전 문구를 내세우면서 양지를 지향한 것도 그 무렵부터다.
최근에는 이혼전문 법률사무소와 협업하는 흥신소도 등장하는 추세다. 성격 차이나 부부 간 갈등에서 빚어진 이혼소송은 유책 배우자를 가려내기 쉽지 않아 소위 말하는 체력전으로 진행된다. 이렇게 기간이 늘어지면 재산분할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비율을 받아내고자 애초의 이혼 경위와는 무관한, 상대의 사적인 결함을 폭로하기 바쁜 변호사 의견서만 판사 책상에 쌓이게 된다. 이 때문에 소장을 내기 전 “승산이 없으니 흥신소에 배우자 미행을 맡겨보시라”는 변호사의 권유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비수기 없는 불륜 조사
11월 13일 서울 동작구에서 자동차 정비공으로 일하는 남성 한모(38)씨가 흥신소를 찾게 된 계기도 변호사의 소개 때문이었다. 그는 결혼생활 10년 차에 돌연히 냉담해진 배우자의 태도에 불만을 품고 서울 양재동의 한 법률사무소에서 이혼소송 상담을 받았다. 하지만 배우자에 대한 비난을 두서없이 떠들 뿐이어서 “잘 아는 흥신소가 있으니 한번 들러보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의뢰인은 어릴 때 보육원에서 성장해 16살 때 퇴소했다. 국가에서 받은 자립정착금은 500만원이 다였다. 학업은 포기하고 먼저 자립한 형의 자취방에 들어가 자동차 정비를 배웠다. 그렇게 처음에는 동네 카센터에서 시작해 외제차 업체로 점프했지만 퇴근 후엔 혼자 자취방에서 소주를 들이켜는 게 일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