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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꽃길
장서련이 초등학교 6학년 때 까지 자란 곳은 면소재지의 작은 시골 마을이었다.
그가 다니던 학교는 대로 옆에 있어 차가 한대라도 지나가면 몬지가 뽀얗게 날아와서 아무리 유리 청소를 잘 한다고 해도 늘 복도의 창문은 부옇게 바깥이 흐려 보였다.
그가 다니던 학교는 운동장이 넓고 운동틀도 여러 가지가 갖추어져 있었다. 서련이가 좋아하는 운동은 육상을 비롯해서 넓이 뛰기에 소질이 있어서 4학년 때부터 시군 체육대회에 선수로 뽑혀서 출전을 하기 시작하였다. 학년별 육상대회에서 서련이는 해마다 달리기에서 개인종목 우승을 하더니 6학년에 올라가서는 그 학교의 출전한 선수들이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두어서 우승기를 타게 되자 다음날 학부형들은 학교의 명예를 빛낸 선수들을 위하여 떡을 해서 전교생에게 나누어 주었다.
서련이가 이 학교로 전학을 온 것은 아버지가 경찰관으로 몇 년마다 지서로 전근을 가시기 때문에 서련이도 아버지를 따라서 전학을 하게 되었는데 그럴 때마다 서련이는 친구들과 헤어지는 것이 싫다면서 전학을 가지 않겠다고 울기도 하였지만 아버지는 딸을 달래가지고는 이사를 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전학을 가는 학교마다 서련이는 친구들을 잘 사귀어 한 주일이 지나게 되면 벌써 여러 친구들을 어미닭이 병아리를 데리고 다니듯이 달고 오는 것이어서 엄마는 그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 엄마 오늘 새로 사귄 친구 다섯 명이 우리 집엘 온다고 해서 데려 왔어요.”
엄마는 서련이가 전학 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아이들을 데리고 오자 혹시 아이들이 서련이에 대해서 나중에 해코지라도 하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였지만 그렇지는 않아서 안심이 되었다.
엄마는 시골 아이들이 잘 먹어보지 않은 도너스를 해두었다가 주기도 하고 어떤 때 아이들의 숫자가 많으면 감자를 쪄서 주기도 하였다.
그런데 엄마가 보아도 이상한 것은 서련이는 여자 친구들을 많이 사귈 줄 알았는데 남자 아이들이 대부분이고 여자아이들은 한둘이 끼어 있을 뿐이었다.
엄마는 서련이를 보고는 기왕이면 여자 아이들을 많이 사귀지 왜 하필이면 남자 아이를 사귀느냐고 하자 서련이는 여자보다는 남자 아이들이 더 좋아서 그런다고 하였다.
엄마가 생각을 하니 자신은 서련이만 할 때 남자 아이들에게는 눈길도 주지를 않았는데 딸은 엄마를 닮지를 않고 아버지를 닮았나 하는 생각을 하고 넘어가다가 생각을 하니 서련이 아빠하고 연애를 할 때가 생각이 났다.
서련이 아빠를 알게 된 것은 고 3때에 경주로 수학여행을 간 것이 계기가 되었다,
그 때 경주 불국사 근처에는 지금도 그렇지만 학생들의 수학 여행단을 받기 위해서 여관이 즐비하였는데 한번 학생들이 들었다 하면 적어도 2백 명 또는 3백 명의 아이들이 한 여관에 들어서 밥을 먹을 때나 잠을 잘 때에 여관은 아이들로 해서 밤새도록 북적거렸다.
간혹 밤 12시가 임박하면 그렇게 들뛰던 학생들도 잠을 자느라 조용하긴 하였지만 어떤 아이들은 잠을 잘 생각도 하지 않고 들락거려 관리 선생님들을 애먹이는 학생도 다수 있었다.
그때 박 윤애네 학교에서도 가을철을 맞아 경주로 수학여행을 떠나기로 하고 새벽 일찍 차를 탔는데 한 아이가 아무 연락도 없이 30분이나 늦게 도착을 하는 바람에 버스 여섯 대가 그 시간만큼 늦게 떠나게 되었다.
출발이 늦다 보니 경주에 도착 시간도 늦은데다가 중간에 차가 밀리는 바람에 한 시간은 늦게 여관엘 도착하였다.
모든 일정이 1시간이 늦어져 저녁을 먹고 나니 9시가 거의 될 무렵이었다.
학생들은 저녁을 먹자마자 우르르 몰려서는 불국사 경내를 돌아다니기도 하고 어떤 학생들은 선생님들의 눈에 띄지 않는 나무 밑에 모여 앉아서 술을 마시기도 하였다.
그때 윤애 친구들은 다섯 명이 그룹이 되어 있었고 대장이 운애였는데 저녁에 놀이를 하려고 매점에 나가서 과자며 빵을 사는 중인데 남자아이들이 뒤를 쫓아오는 것이어서 윤애가 잠시 멈칫하자 그 남학생 중에 하나가 말을 걸어왔다.
“ 야 너희들 보아하니 서울서 온 모양인데 오늘 저녁에 우리랑 합석하지 않을 래.”
언뜻 보니 학생들은 모두가 핸썸하게 생기고 싱글벙글하는 것이 그렇게 밉상은 아니었다.
“우리는 지금 저녁을 늦게 먹고 친구끼리 놀이를 하려는데요.”
윤애가 말을 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그중의 한 학생이 윤애 곁으로 다가오더니 귓속말을 조근 조근하였다.
“우리는 3학년인데 너희들은 쪼그만 것을 보니 2학년이 맞재.”
“ 너희들 우리를 아주 잘못 보았구나. 어째서 우리가 2학년으로 보이냐. 너희들 눈이 모두가 색맹이 아니냐. 여기 모델 여학생들의 멋진 포즈를 자세히 보아라.”
그때 구릅에서 왈가닥 소리를 듣는 현자가 그리 말을 하자 저 쪽에서는 잠시 말이 없더니 “맞네. 맞아 우리의 눈이 개 눈이 되고 말았구먼. 우리가 잘못 했다. 그렇다 치고 지금부터 합석해서 놀아보면 어떠냐.”
가만히 보니 그쪽도 다섯 명이어서 양쪽 학생들은 금방 짝이 되어서 통성명을 하고는 숲속에서 과자를 사다 먹으며 놀다가 밤늦게 헤어졌다.
그렇게 경주의 수학여행은 남학생들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되고 한동안 잊어버렸는데 수능시험을 다 보고 나던 어느 날 윤애와 현자에게 편지가 동시에 배달이 되었는데 알고 보니 경주에서 만났던 학생으로서 저쪽에서 적극적으로 윤애에게 말을 걸던 학생 서성호와 현자를가까이 하려던 봉 낙조였다.
그들은 겨울방학에 서울에서 만나서 저녁을 함께 하자며 답변을 달라고 하였다.
그렇게 해서 윤애와 현자는 서성호와 봉낙조를 만나게 되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자주는 아니지만 두어 달에 한 번씩 만나기로 하였다.
그러다가 청춘남녀가 고대하던 크리스마스 씨즌이 되자 동급생 여러 명이 호텔의 큰방을 빌려서 밤새도록 파티를 하기로 하였다.
동급생 중에는 멀리 부산이며 울산 등지에서 살고 있는 친구들도 모였는데 학교 졸업을 한 후에 처음으로 참석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이들은 하도 오래간만에 만나게 되자 파티에 들어가는 경비일체를 부담하겠다고 하여 친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날 친구들 간에는 술을 잘 마시는 구릅과 술을 먹지 않는 구릅으로 나뉘어 자리를 정하고오락을 곁들여 술들을 마시다 보니 어느 결에 11시가 지나게 되었다.
술이 워낙 많이 취한 친구들은 나중에는 홀 안에서 ,제각각 흩어져 자게 되었는데 이날 밤 윤애 옆으로는 어느 새 서성호가 친구들을 물리치고 자리를 하였다.
그런데 술이 많이 취한 듯 홍알홍알 하던 서성호는 정작 술을 많이는 마시지를 않았고 그의 작전은 윤애를 어떻게 해보려는 속셈으로 제일 많이 취한 행세를 하였다.
자정이 지나자 모두가 잠이 오는지 하나둘 제 각각 쓰러져 잘 때에 깜깜한 그믐밤에 살쾡이가 담을 넘어 닭을 잡아가듯이 서성호는 귀신도 모르게 윤애의 철옹성을 점하게 되자 윤애는 그것을 물리치려 애를 썼으나 잘못하면 모두가 잠을 깰 것 같아서 성이 무너지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꼼짝을 하지 못하였다.
어쩌면 평상시에 서성호가 그의 옆으로 다가오기를 기다린 적이 있긴 하지만 이렇게 쉽사리 그의 먹이가 될 줄은 생각지를 못하였다.
서성호는 그날 이후 윤애에게 자주 만나자고 하였으나 윤애는 아직은 하고 꽁무니를 빼고 있었는데 정작 이번에는 윤애가 다급하게 성호를 찾게 되었으니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윤애의 뱃속에 갑자기 이상기류가 생겼기 때문이다.
서성호는 그 소리를 듣더니 만세를 부르다 싶이 좋아하면서 바로 그러기를 우리 어머니가 원하셨다면서 당장 집으로 가서 부모님께 신고를 하자고 하였다.
사실 서성호의 부모는 성호가 외아들로 자라기 때문에 고등학교를 졸업을 하게 되면 바로 결혼을 시키려고 하였는데 불을 지핀 굴뚝에서 상상도 하지 않은 아이가 튀어나오게 생겼으니 이 소식을 들은 성호의 부모는 쌍수를 들어서 환영을 하였다.
그리고 양가의 합의하에 속성과로 결혼식을 하게 되었고 그 결과 세상 밖으로 나온 아이가 서련이었다.
윤애야 말로 처음부터 서성호를 보는 순간 마음에 들어서 교제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결혼을 하고나서 알고 보니 성호에게는 많은 여자아이들과 교제를 하였다는 증거가 사진으로 남아 있었던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래서 하루는 작정을 하고 따지자 성호는 솔직하게 말을 하는데 결혼을 하자고 하던 여자아이들이 열 명도 넘는다면서 모두가 빽도 좋고 돈도 많은 아이들도 있었지만 그때에 윤애 뱃속에 아이가 들어서는 바람에 할 수없이 결혼을 했다는 것이었으니 윤애는 더 이상 캐묻지 않는 것이 오히려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어찌 보면 남자에게 여자들이 붙는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사람보다는 특출한 면이 있어서 그럴 것이라는 생각을 더 해서 남보다 쳐진 것보다는 낫다는 일종의 자부심 같은 것이 생겨 더 이상 언급을 자제하고 일체 여자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았다.
열 계집 싫어하는 남자 없다는 말도 있지만 지금까지 여자에 대한 아무 말이 없는 것을 보면 남편의 여자 편력은 한때로서 끝났다는 말이 옳을 것이다.
그런데 서련이가 고등학교 2학년으로 올라가 한창 공부에 재미를 붙일 때의 어느 날이었다.
엄마 윤애가 방을 청소하려고 딸의 방엘 들어갔다가 방바닥에 떨어진 종이에 싼 뭉치를 주워보다가 기겁을 하였으니 그 안에는 남자가 사용하는 거시기가 몇 개 들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 세상에. 우리 딸이 벌써.”
청소를 하려던 엄마는 고만 낙심을 하고는 방으로 들어와서 생각을 하니 자기도 서련이만 할 때에 서성호에게 미쳐서 돌아다니던 생각이 났다.
이 일을 어쩌면 좋단 말인가. 서련이야 말로 아무 것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였는데 이미 남자에 대해서 아는 것을 넘어 저런 물건을 집안에 거리낌 없이 흘리다니 아무리 생각을 해도 이해가 가지를 않았다.
그날 저녁에 엄마는 딸이 학교에서 돌아오자 아침에 있었던 일을 알아보려다가 차마 부모자식 간에 그런 일을 가지고 따져 알아보는 것 자체가 금기사항이라 그냥 넘어가려고 하였다.
그런데 학교에서 돌아온 딸이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제 방에서 나오더니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 아침에 방바닥에서 혹시 무엇 주운 것 없나요.”
“ 무얼 잊어버리고 학교엘 갔더냐 . 난 아무것도 본 것이 없는데 ”
엄마가 말을 흐리자 딸은 이상하다는 듯이 고개를 끼웃거리다가 제방으로 들어갔다.
딸이 벌써 남자아이를 좋아하고 그 하나하나를 차례로 실험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기자 엄마의 가슴은 철렁 내려앉아 저녁에 남편이 퇴근을 하자 이 말을 하였다.
“ 그런 일이 있었어. 부전자전인가 모전자전인가 원.”
남편의 한 말을 가만히 듣고 있던 윤애는 화가 있는 대로 나는 것이었다,
“ 부전자전. 모전자전이라니 딸의 상태가 지금 어떤 처지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아빠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와요.”
윤애는 남편이 한말에 대해서 있는대로 화가 치밀었지만 순간 딸에 대한 말이니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엄마는 그 후 딸의 동향을 세밀히 살피면서 엄마처럼 어느 날 갑자기 아이를 배고 오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생겨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학교를 갔다가 돌아올 아이가 저녁이 늦었는데도 돌아오지를 않아서 걱정을 하고 있는데 밤중이 되어서야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딸의 전화가 아니고 웬 남자의 목소리였다.
“ 어머니 죄송합니다. 저는 서련이와 같은 반 남학생인데요. 오늘 사실은 친구생일날 초대를 받아서 서련이도 함께 참석을 하여 놀다 보니 집에를 가지 못할 정도로 술을 많이 먹어서 여럿이 함께 여기서 자기로 하였으니 걱정 마시라고 전화를 드렸습니다.. 죄송합니다.”
엄마는 다음 무슨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서 전화기를 놓지 않았는데 그리고는 다시 전화가 오지를 않았다.
엄마는 우선 딸의 소재가 밝혀져서 잠시 마음을 놓긴 하였으나 남녀가 한꺼번에 혼숙을 한다는 말에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서련이 ,아빠는 워낙 직장이 멀어서 출근을 매일 같이 아침 일찍 하기 때문에 딸과 함께 밥을 먹는 때가 거의 없었다.
아빠는 그렇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이 되면 가족들이 함께 동해안으로 가서 바다구경도 하고 대포항 횟집에서 점심을 사먹기도 하였다.
그때가 딸이 초등학교 다닐 때로 아빠는 딸의 요구를 잘 들어주었는데 학교 졸업을 한 다음부터 딸이 부모와 함께 다니는 것을 싫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모가 가만히 그 이유를 생각해 보니 딸이 사춘기로 접어드는 시기 같아서 엄마는 더 이상 어디를 함께 가자는 말을 하지도 않았고 딸에 대해서 참견을 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데 학년이 올라 고등학교 3학년에 오르면서 다른 아이들의 말을 들어보니 언제부턴가학교의 연대장을 맞더니 날마다 밤중이 되어야 집으로 돌아오곤 하였다.
그래서 하루는 엄마가 그 이유를 알고자 말을 하자 딸은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엄마에게 대들었다.
“엄마 나도 이제는 머리가 다 큰 엄연한 인격체니까 시시한 잔소리는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엄마는 딸의 말에 정나미가 떨어져서 딸의 얼굴을 빤히 보다가 돌아서는데 눈에서는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지금까지 엄마는 외동딸이기에 그가 하고자 하는 것은 다 들어주었고 학년이 오를 대마다 옷도 고급은 아니지만 깔끔한 색깔의 것을 사서 입혔다.
그뿐인가 엄마는 딸로 하여금 주방에 얼씬도 하지 못하게 하였으니 공부나 열심히 해서 장차 좋은 직장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럴 때마다 딸은 엄마에게 애교를 부리면서 울 엄마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하늘로 펴보였던 딸인데 그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으니 엄마는 너무도 속이 상하였다.
“ 아이들이 머리가 크면 부모의 말을 잘 안 듣는다더니 그 말이 정말인가.
남학생의 전화를 받고 나서 다음 날이면 딸이 집으로 돌아오거니 하였는데 딸은 아무 연락도 없이 집에 나타나지를 않았다.
얼마 전 까지 딸은 어디를 가게 되면 엄마한테 그 사연을 말하고 엄마의 허락을 받고 난 후에 어디를 갔다가도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전과 다르게 며칠이 지나도 소식이 없으니 엄마는 걱정을 너머 불길한 생각까지 들었다.
아빠도 딸이 돌아오지를 않자 다 큰 딸인데 무슨 일이 있겠어 하면서도 걱정을 하였다.
그렁저렁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무 연락이 없자 엄마는 애가 타서 학교를 찾아가 보기로 하였다.
딸이 입학을 할 때 한번 가보고는 학교엘 가지 않았으니 부모로서 한편으로는 미안한 점도 있어 학교 가는 것을 망설였지만 딸이 일주일이 가도록 아무 연락이 없으니 발걸음은 가볍지를 않았다.
시름이 가득한 채 버스를 타고 학교 앞에서 내리니 마침 하교하는 여자아이들이 저마다 씩씩하게 교문을 빠져나가는 것을 보니 더욱 마음이 불안하였다.
마침내 담임선생님을 만나 뵈오니 서련이 때문에 오셨지요. 어디가 아파서 등교를 하지 않나 하고 어머니께 연락을 드리려던 참이라고 하였다.
담임선생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서련이가 일주일째 학교를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 맞는 말이었다.
그 소리를 듣게 되자 불길한 징조는 아닌가 하는 생각에 금방 정신이 몽롱해지면서 맥이 탁 풀리고 쓰러질 것 같아서 억지로 책상모서리를 잡고 간신히 자리에 앉았다.
담임선생님께 무슨 말을 하고 돌아섰는지 엄마는 허둥지둥 교문을 나온 후에 택시를 잡아타고 집으로 향하다가 아빠한테 전화를 걸었다.
아빠는 전화를 받으면서 어찌 되었느냐고 물었는데 엄마는 아직 딸의 행방을 모른다고 하자 아빠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윤애는 더 말을 할 래야 할 수 조차 없었다.
집에 도착하여 대문을 열고 마당으로 들어섰는데 마당에 웬 편지가 떨어져 있어 그것을 집으려다가 윤애는 힘없이 쓰러지고 말았다.
이러면 안 되는데 하면서 정신을 차려야지 하였지만 이상하게도 머리는 빙빙 돌고 가믈가믈 잠이 오는 것처럼 눈이 감겨졌다. 끝
김 두 수 (金 斗 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