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는 마음/정동윤
영춘화 가지에 움이 트고
개천엔 봄이
조금씩 녹아내리지만
난 아직도 살얼음 속이야
찬물만 닿아도
이가 시리고
아직도 현관문을
번호키로 바꾸지 못했어
쉬 떠나지 못하고
창가에 서성이는
꽃샘추위가
매섭게 보고 있잖아
통통한 어린까치가
물오른 벚나무 가지를
톡톡톡 건드리며
봄을 꺼내는 입춘
두꺼운 옷을 벗고
꽃그늘에 앉아
하얀 봄꽃
하염없이 보고 싶어
가는 나뭇가지 끝에서
시린 가슴 녹이는
내 노오란 봄이
병아리처럼 포근했으면...
첫댓글 잠시 봄을 느끼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