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시집 제1권 3-413 술회述懷 41 대언大言 큰 소리
벽해투간조거오碧海投竿釣巨鼇 푸른 바다에 낚싯대 던져 큰 새우 낚았더니
건곤일월수중도乾坤日月手中韜 하늘과 땅 해와 달이 손 안에 감추게 되네.
지휘천외릉운곡指揮天外凌雲鵠 하늘 밖의 구름 위로 나는 따오기를 지휘하여서
장괵산동개세호掌摑山東蓋世豪 산동山東의 세상 덮던 호걸을 손바닥에 움켰네.
찰진삼천진불계拶盡三千塵佛界 삼천 진토 부처 세계에 다다라 보니
탄궁만리노경도吞窮萬里怒鯨濤 만리의 성낸 고래는 물결 모두 삼켰어라.
귀래랑소인환착歸來浪笑人寰窄 돌아와서 인간 세상 좁음을 크게 웃네.
팔백중주지일모八百中州只一毛 팔백 고을 가운데서 한 터럭만한 것이라고
푸른 바닷물에 낚싯대 던져 커다란 자라를 잡고
하늘과 땅, 해와 달을 내 손아귀에 움켜쥐었소.
먼 하늘 구름너머로 날아다니는 고니를 지휘하고
산동의 하늘을 덮던 호걸도 내 손바닥에 쥐었네.
인간세상 온 누리의 먼지 같은 부처세계도 짓누르니
만리 밖의 성난 고래 같은 파도가 모두 삼켜버렸다네.
다시 돌아와 떠도나니 좁아터진 인간세상이 우습거니와
인간세상 팔백나라에서 그대가 사는 곳은 불과 터럭하나.
►대언大言 과장하여 말하는 큰 소리.
대언담담大言炎炎 큰 말은 담백해 시비에 구애되지 않고
소언첨첨小言詹詹 작은 말은 이러쿵저러쿵 시끄럽다/<莊子 齊物論>
►‘자라 오鼇’ 자라. 바다거북.
전설에 따르면 깊은 바닷물에 천년 묵은 거대한 자라가 살고 있다 함
►‘감출 도/활집 도韜’ 감추다
►‘고니 곡鵠’ 고니. 백조(오릿과의 물새). 따오기
►산동개세호山東蓋世豪 산동山東지방의 걸출한 영웅호걸들.
山東省일대는 自他共認 영웅호걸의 터전으로 <수호지水滸志>에 등장하는
108명 호걸豪傑들의 터전이 山東省 양산현陽山縣의 양산박梁山泊이었다.
►‘짓누를 찰拶’ 짓누르다. 핍박逼迫하다.
►삼천三千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 불교佛敎 세계관으로 전 우주. 한량없는 세계. 온 누리.
►환착寰窄 비좁은 인간세상. 천하가 좁다
‘경기 고을 환寰’ 경기京畿 고을(천자가 직할하던 영지) 천하天下
‘좁을 착窄’ 비좁다. 축소縮小시키다. 곤궁困窮하다. 군색窘塞하다
●대언大言 허풍 한번 떨어보다/장유張維(1587-1638)
탄지혜곤륜분쇄彈指兮崑崙粉碎 손가락 튕겨서 곤륜산을 날리고
허기혜대괴분파噓氣兮大塊粉破 콧바람 불어서 땅덩이를 깨부순다.
뢰롱우주수호단牢籠宇宙輸毫端 우주를 가두어 붓 끝으로 모은 뒤에
경사영해입연지傾寫瀛海入硯池 큰 바다를 기울여서 벼루에 따르리라.
●대언大言 송규렴宋奎濂(1630-1709)
독립곤륜정獨立崑崙頂 곤륜산崑崙山 꼭대기에 홀로 서서
평간사해파平看四海波 온 世上의 물결을 편안하게 바라보네.
소경천곡주笑傾千斛酒 웃으며 술을 많이 마시고는
대취일장가大醉一長歌 잔뜩 취해서 길게 한 곡조曲調 부르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