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Toyota
전동화가 업계 전반의 화두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도 토요타 브랜드는 스포츠카 계보를 놓지 않고 있다. 오히려 앞으로 몇 년 사이 라인업이 한층 두꺼워질 전망이다. 현재 판매 중인 GR86과 GR 코롤라, 그리고 이를 한층 날카롭게 다듬은 GRMN 코롤라가 이미 자리를 잡고 있고, 여기에 2027년 등장이 예고된 GR GT와 2028년으로 거론되는 렉서스 LFA 콘셉트가 뒤를 잇는다. 오랫동안 이름만 회자되던 셀리카와 MR2의 부활 가능성까지 함께 언급되는 상황이다.
스포츠카가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한 장르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하나의 브랜드가 이 정도 폭의 라인업을 준비한다는 사실 자체가 흔한 일은 아니다. 경량 후륜구동 쿠페부터 사륜구동 핫해치, 하이브리드 슈퍼카, 전기 스포츠카까지 성격이 겹치지 않는다는 점도 이번 라인업의 특징이다. 특정 파워트레인 하나에 기대지 않고 여러 방향을 동시에 열어 두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번 시간에는 지금 살 수 있는 모델부터 앞으로 등장할 차량까지, 토요타의 스포츠카 구성이 어떻게 짜여 있는지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사진 출처: Toyota
사진 출처: Toyota
현행 라인업을 지키는 GR86과 GR 코롤라
가장 손이 닿기 쉬운 모델은 GR86이다. 2.4리터 자연흡기 박서 4기통 엔진을 얹어 7,000rpm에서 228마력, 3,700rpm에서 184lb-ft의 토크를 낸다. 변속기는 6단 수동과 자동 가운데 고를 수 있으며, 수동 사양 기준으로 시속 60마일까지 6.1초가 걸린다. 공차중량은 2,811파운드(약 1,275kg)로 가볍게 유지됐고, 브렘보 브레이크와 작스 댐퍼가 들어가는 퍼포먼스 패키지도 선택할 수 있다. 가격은 2만 7,401달러에서 5만 6,046달러까지 폭넓게 형성돼 있다.
한 단계 위에는 GR 코롤라가 놓인다. 1.6리터 터보 3기통 엔진으로 6,500rpm에서 300마력, 296lb-ft의 토크를 발휘하며, GR-FOUR 사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된다. 공차중량은 3,296파운드(약 1,495kg)이고 변속기는 수동과 8단 자동 중에서 선택 가능하다. 뒷바퀴굴림 경량 쿠페와 사륜구동 핫해치라는, 성격이 전혀 다른 두 차량이 나란히 놓여 있는 셈이다. 출력 경쟁보다 운전 감각을 앞세운 구성이라는 점에서 두 모델 모두 최근 시장에서는 흔치 않은 선택지에 해당한다.
사진 출처: Toyota
사진 출처: Toyota
더 날카롭게 다듬은 GRMN 코롤라
GR 코롤라를 한층 극단적으로 손본 모델이 GRMN 코롤라다. 최대토크는 4,000~4,600rpm 구간에서 302lb-ft로 끌어올려졌고, 카본 파이버 소재의 에어로 부품이 곳곳에 적용됐다. 무게 역시 3,218파운드(약 1,460kg)까지 줄여 GR 코롤라보다 가볍게 만들었다. 감량 폭을 확보하기 위해 좌석 구성 자체를 2인승으로 바꾼 점이 눈에 띈다. 뒷좌석을 덜어 내는 방식은 일상 활용도를 일정 부분 포기하는 선택이지만, 주행 성능에 초점을 맞춘 모델에서는 드물지 않은 접근이다. 차체 곳곳에 카본 소재를 쓰면서도 무게를 더 덜어 내기 위해 실내 구성까지 손댔다는 의미다.
타이어는 접지력을 우선한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컵2가 조합되며, 인터쿨러에 냉각수를 분사하는 스프레이 방식의 냉각 시스템까지 갖췄다. 반복적인 고부하 주행에서 흡기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억제하기 위한 장비로, 이 차량이 어떤 환경을 상정하고 만들어졌는지 그대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서킷처럼 연속으로 부하가 걸리는 상황에서 성능 저하를 억제하는 데 초점을 맞춘 구성으로, 일상 주행보다 주행 성능을 우선한 모델임을 알 수 있다.
사진 출처: Toyota
사진 출처: Lexus
2027년 GR GT, 그리고 그 이후
앞으로의 라인업에서 중심에 놓이는 모델은 2027년 등장이 예고된 GR GT다. 4.0리터 트윈터보 V8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조합해 641마력과 627lb-ft의 토크를 발휘하며, 전기모터는 트랜스액슬에 한 개가 자리한다. 변속기는 리미티드 슬립 디퍼렌셜을 갖춘 8단 자동이고 최고속도는 시속 199마일(약 320km/h) 이상이다. 공차중량은 3,858파운드(약 1,750kg)이며 카본 세라믹 브렘보 브레이크와 알루미늄으로 구성된 프레임이 적용된다.
2028년에는 렉서스 LFA 콘셉트가 뒤를 이을 전망이다. 복수의 전기모터를 갖춘 배터리 전기차로, GR GT와 플랫폼을 공유하면서 낮은 무게중심과 공기역학, 경량화에 초점을 맞춘다. 여기에 셀리카와 MR2의 부활설도 이어지고 있다. 2.0리터 터보 4기통을 기반으로 300~500마력 수준의 출력이 거론되고 하이브리드화 가능성도 언급되며, 6단 수동과 8단 자동, GR-FOUR 사륜구동이 예상된다. 셀리카는 프런트 엔진, MR2는 미드십 구성이 유력하다. 아직 확정된 내용은 아니지만, 두 이름이 다시 거론된다는 사실만으로도 토요타가 스포츠카 영역에서 물러설 생각이 없다는 점은 분명하게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