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대전 - 일본군의 진주만 기습이 있던 날..
전투기 조종사 Gorge Welch 중위는 포커판에서 밤을 새운 충혈된 눈으로 장교클럽을 나오자마자 일본기의 기총세례를 받는다.
재빨리 기지로 돌아간 그는 전투기에 올라타고 발진을 한다.
관제탑에서는 전투명령이 내리지 않았다 하여 발진을 못하게 하는 것을 웰치 중위는 이 명령을 어기고 이륙, 일본기와 공중전을 벌여 무려 13기나 격추시키고 있다.
그는 세번이나 이.착륙하며 연료와 탄약을 보급해 가며 싸웠으나 끝내 피격을 받고 낙하산으로 탈출하여 구사일생으로 돌아왔다.
허나 이 용감무쌍한 용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갈채가 아니라 무단이륙에 따른 군법회의였다.
일을 처리하는데는 명분이나 체면도 지켜야 하고 인정이나 의리도 지켜져야 하며, 그외 관례,규칙,명령,법규 등 지켜야 할 것들이 무수히 많이 있는 법이다.
이런 것들을 다 지키다 보면 위기에 처했을 때일수록 일이 지지부진하여 일을 망치고 마는 경우를 볼 수가 있다.
이같이 지켜야 할 과정요인으로 인해 일을 망치는 경우, 미국사람들은 "red-tape"라고 한다.
관청서류에 이 같은 절차가 필요한 서류위에 붉은색 테잎을 붙였던 관례에서 나온 말이라 한다.
영웅 웰치 중위를 군법재판에 부친 모순도 바로 레드테이프 정신이랄 수 있다.
명분과 의리라면 누가 있어 우리민족에게 견줄소냐?
우리에게도 그런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조선 태종때 북한산을 타고 내려온 호랑이가 경복궁 담을 뛰어넘어 궐안으로 행차(?)를 하여 임금이 주무시는 침전까지 접근하였다.
이를 발견한 김덕생이란 용감한 어른이 단 일발로 맹호를 쓰러트림으로써 임금을 호환(虎患)으로부터 구한 것이다.
헌데 조정을 비롯, 전국의 유생들이 벌떼처럼 일어났다.
아무리 임금님을 구명한 행위일지라도 임금이 계시는 대전을 향해 화살을 날리는 것은 불경한 일이라며 상소가 치닫고 논쟁이 불길처럼 일었다.
곧 김덕생은 임금의 목숨을 구하고도 불경의 죄로 죽음을 당하고 있다.
위기에 있어 레드테이프는 이 같은 모순을 양산하고 있음을 본다.
이 레드테이프의 반대가 곧 "법삼장(法三章)이다.
한고조 유방이 진을 멸망시키고 수도 함양을 점령했을 때의 일이다.
당시 횡행하고 있던 시시콜콜한 법규는 모두 폐지하고 "법은 3장뿐이다. 살인한 자는 사형, 상처를 입힌자나, 도둑질한 자는 그 응분에 따라 처벌한다"는 3장의 법만으로 점령행정을 베풀면서 민심을 다스리고 개국의 초석을 다짐을 본다.
작금의 정국을 보며 평소에 듣도 보도 못하던 당과, 위원회 등이 난무하는 것을 보며 매사는 처리되어야 할 사안도 중하지만 처리해야 할 시점 즉 시간도 그에 못지않게 중함을 명분싸움에 잊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 난국이나 위기에 대처하는 데는 조직일랑 가급적 단순화하고 의사결정 구조를 신속히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체면과 명리의 굴레를 벗어 던지고 실천하는 양심과 행동하는 지혜를 보여야 한다고 본다.
첫댓글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