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컨설턴트


탄생배경
우리나라에서 ‘기상청’이 아닌 다른 곳에서 ‘일기예보’를 생산 및 발표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1997년 ‘민간예보사업제도’가 시행되면서부터입니다. ‘민간예보사업자 제도’란 정부(기상청)가 개별적으로 서비스 할 수 없는 특정한 수요자를 대상으로 기상예보를 결과를 판매할 수 있도록 제도화한 것을 말하죠. 이와 같은 ‘민간예보사업제도’가 시행되면서 대중적인 ‘날씨보도’ 외에도 각 산업별로 구체적이고 특화된 날씨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는 제도적 틀이 마련됐습니다.
기상업무의 기본이 되는 ‘관측’과 ‘국가 간 자료 교환 및 공공대중을 위한 서비스’를 전담하고, 특정인, 특정 기업의 필요를 충족해줄 수 있는 상세하고 특화된 맞춤 기상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공익적인 면에서, 효율적인 면에서 민관 역할 분담을 하자는 게 이 제도의 취지였습니다. 이 뜻에 따라서 초기 ‘기상컨설턴트’들은 각 업종 및 기업에 맞는 다양한 서비스 방식을 개발하고 외국기업의 ‘날씨마케팅’ 사례들을 본따면서 국내에 적용시키는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사실 사업시행 초기에는 기상청과 민간예보사업자들과의 역할분담이 분명하지 않았지만 지금은 역할분담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상태입니다.
하는 일
기상컨설턴트는 날씨 정보를 제공하고 이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맞춤형 날씨서비스전문가’입니다
우린 ‘날씨 분야’라고 하면 흔히 농업, 축산업, 수산업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정보를 주는 일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요즘 시대엔‘날씨’를 활용해 마케팅을 펼치거나 각종 사업을 하는 기업체들이 참 많습니다. 날씨는 토목, 건축, 에너지, 제조업, 패션, 유통, 택배, 외식사업, 관광·레저, 항공, 항만, 환경 등 전분야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정보입니다.
예를 들어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건설업종을 보면 일정을 잘못 잡아 비가 오는 날을 작업하는 날로 잡게 되면 경영에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또 매년 기상이변이 늘어나면서 날씨변화에 따른 위험관리(Risk Management) 및 대응도 필요한 시점이라 전분야에 걸쳐 정보 활용도가 높습니다.
이렇듯 기상컨설턴트는 기상정보를 원하는 업체나 개인 등이 필요로 하는 날씨 정보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해 그 해결책을 내놓는 일을 합니다. 이를 위해선 우선 상세한 날씨 정보가 필요합니다. 날씨 정보는 기상청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상 기상청 정보는 서울 지역의 광역적인 날씨 정보 등을 알려주는 구실만 하기 때문에 상세 정보가 될 수 없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 기상컨설턴트들은‘포인트 예보’를 통해 시·군·구 단위 세부 지역 날씨 정보를 1시간 또는 3시간마다 실시간으로 알려줍니다. 이때 알려주는 기상 정보는 강수 유무는 물론 풍향, 풍속, 기온, 하늘 상태 등 다양합니다. 기업체 등은 이런 정보를 전용회선이나 인터넷 등을 통해 제공받고 영업 현장에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습니다.
근무환경
회사 분위기나 업무시간은 일반 회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의 성격상 직원들끼리 예보정확도 및 향후 날씨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 편이죠. 또한 봄철 황사나 여름철 장마시기, 이후 휴가시즌, 가을 태풍이 오는 시기에는 비상근무를 하기도 합니다.
기상청과는 다르게 날씨 정보를 상품으로 제공하는 일을 하다 보니 정보의 정확도와 질에 대한 책임감과 부담도 큽니다. 예보 정확도는 평균 90%대로 높고, 예보 지역도 동 단위에서 MT촌, 개별 고속도로에 이르기까지 자세하지만 간혹 잘못된 정보(오보)로 가슴을 쓸어내리는 일도 있습니다. 또한‘기상 특보’가 발령되면 마음은 언제나 초긴장 상태가 됩니다. 여름이나 겨울철 수해나 태풍, 폭설이라도 일어나면 24시간 비상근무 체계로 변경이 되기도 합니다. 비상근무 체계가 되면, 실시간으로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몇 만 명의 사람들에게 휴대폰 문자정보 서비스(SMS)를 보내기도 하고, 날씨 상황을 간략하게 정리해서 휴대폰(모바일인터넷)을 통해 제공도 해야 합니다.

기상과 관련한 직업을 갖기 위해선 자연과학 이론과 자료를 이해하고 실제 적용할 수 있는 학습능력, 천체와 대기 현상을 지배하는 자연 법칙을 판단하고, 말 또는 문서로 원활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언어능력, 고등수학 및 통계학적 계산을 신속·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는 수리능력 등이 요구됩니다.
또한 최근 들어 기상 분야가 기상 예보와 같은 전통적 영역에서 생태계 전반을 배경으로 하는 전체 지구 시스템적 영역으로 확장됐기 때문에 지구 환경과 생태계 문제에 관심이 있고 환경문제 해결에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 유리합니다.
또 대학에서 대기과학 관련 학문을(대기과학과, 지구환경과학과, 지구환경시스템공학과, 지구환경보전학과 등) 전공하는 것이 유리하며 여기에 더해 경영학, 마케팅, 응용통계학 등의 지식이 많다면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영어, 일어 등 외국어 능력을 겸비해두는 것도 좋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전공이 필수항목은 아닙니다. 이왕이면 기상학과 관련한 전공이나 상경계열을 전공하면 더 낫다는 것일 뿐입니다. 실제로 이런 전공을 했다고 해도 실제 날씨 관련 직종에서 일을 하려면 대학에서 공부한 지식만으론 보충할 것들이 많습니다. 날씨정보를 필요로하는 업체도 다양하고 하는 일도 다양해서 일반적인 기상학에 대한 이해도는 필수이고 해당분야에 대한 지식 그리고 마케팅, 전산프로그램 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훈련을 받아야하죠. 또 수요 예측에 대한 분석을 할 일도 많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프리젠테이션의 기본이 되는 엑셀, 파워포인트 등도 잘 다루면 좋습니다.
기상관련 학과를 나온 사람은 기상대 기상연구소와 같은 정부기관과 관련 연구소는 물론 방송국과 민간 기상예보업체, 공군 기상 부대, 항공사에서 활동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2008년 5월 현재, 민간예보사업자인‘기상사업자’는 기상청에 10개 업체가 등록돼 있습니다.
4년제 대학 졸업자들은 2년 정도 경력을 쌓으면 대리로 승진할 기회가 생기고 대리 직급에서 3년 이상 경과가 되면 과장으로 승진, 과장에서 4년이 지나면 차장 승진, 여기서 다시 5년 정도 되면 부장으로 승진이 가능합니다.
기상컨설턴트로 근무하면서 본인의 업무 특성에 따라서 다양한 분야로 직장을 옮기는 것도 가능합니다. 날씨 관련 분야 개별 기업의 날씨위험관리자 및 날씨마케팅 담당자가 대표적입니다. 또 2009년부터 시행되는‘자본시장통합법’에 따라서 증권사의 날씨위험관리분석 애널리스트(어떤 사항을 분석해 설명하고 정리하는 해설자를 말함)로도 활동이 가능할 겁니다.

진출현황
현재 기상을 관측하고 분석하며 예보하는 기상청 직원은 1,000여 명에 이르고 기상방송을 담당하는 사람은 전국적으로 70명 정도 됩니다. 하지만 민간 기상예보업체나 기업에서 자문가로 활약하고 있는 컨설턴트는 30명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이 숫자는 앞으로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고용정보원의『한국직업정보시스템(KNOW:know.work.go.kr』을 보면 천문·기상학 연구원 종사자들은 2007년 연 평균 3,380만 원의 임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에 ‘기상컨설턴트’는 입사초기에는 2,500만 원 정도의 연봉을 받고 일을 시작하고 입사 3년정도가 되면 3,500만 원 이상의 임금을 받습니다.
전망
2008년 초, 온라인 채용업체 잡코리아와 환경부 기후변화대응팀이 직장인 535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가 직업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까?’라는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이 결과 95.3%가‘그렇다’라고 답했습니다. 또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연구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농업, 건설업, 소매업, 서비스업 등 기상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 산업의 비중은 국내총생산(GDP)의 52%에 달합니다. 이는 미국(42%)보다 10%포인트나 높은 비율이죠. 또한 기상 정보의 활용에서 비롯되는 경제적 가치는 연간 3조5000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런 규모로 앞으로 기상 활용도가 선진국 수준으로 높아지면 연간 6조5000억 원에 달하는 경제적 가치가 발생할 수 있죠.
한편 전세계적인 차원에서 보면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세계 곳곳에서 기상 이변이 속출합니다. 이런 배경에서 정확한 기상 예측의 필요성이 커진다는 걸 감안하면 이 분야의 전문 인력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앞으로 정부 기관 외에 민간 부분에서도 기상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자연계열을 전공할 학생으로 기상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도전을 해봐도 좋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