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冶長 18. 어진 것(仁)의 의미.
子張問曰令尹子文(자장문왈령윤자문) : 자장이 묻기를, “영윤 자문이
三仕爲令尹(삼사위령윤) : 세 번 벼슬하여 영윤이 되었어도
無喜色(무희색) : 전혀 기쁜 기색이 없었고
→ 令尹子文(령윤자문): 영윤 벼슬을 지낸 자문.
• 令尹(령윤): 초(楚)나라의 관직 이름. 제후국의 재상에 상당한다.
• 子文(자문): 초나라의 대부. 성은 투(鬪), 이름은 곡(穀), 자는 오토(於菟) 또는 자문(子文). 초나 라 귀족 투백비(鬪伯比)의 사생아로 어릴 때 들판에 버려졌는데 호랑이가 젖을 먹여서 길렀다 고 한다. 초나라 말로 젖을 먹이는 것을 '곡'이라고 하고 호랑이를 '오토'라고 하기 때문에 초 나라 사람들이 그를 이렇게 불렀다.
三已之(삼이지) : 세 번 벼슬을 그만 두되
無慍色(무온색) : 성내는 기색이 없었고,
→ 三已之(삼이지): 세 번 그것을 그만두다. • 已(이): '그만두다'라는 뜻의 동사.
舊令尹之政(구령윤지정) : 전에 자신이 맡은 영윤의 정사를
必以告新令尹(필이고신령윤) : 반드시 새 영윤에게 고하니
何如(하여) : 어떠합니까.”고 하니
子曰忠矣(자왈충의) : 공자 말씀하시기를, “충이라”하고,
曰未知(왈미지) : 말하기를, 잘모르겠다.”고 하였다.
→ 忠矣(충의): 충성을 다했다, 충성스러웠다.
→ 未知(미지): 알지 못하다.
曰仁矣乎(왈인의호) : 자장이 말하기를, “어진 것입니까”고 하니
焉得仁(언득인) : 어찌 어질다 하겠는가.”고 하셨다.
崔子弑齊君(최자시제군) : 최자가 제나라 임금을 죽이니
陳文子有馬十乘(진문자유마십승) : 진문자가 말 십승을 얻었다가
棄而違之(기이위지) : 버리고 가서
至於他邦(지어타방) : 다른 나라에 이르러
則曰猶吾大夫崔子也(칙왈유오대부최자야) : 말하시기를, “우리 대부 최자와 같다.”고 말하고
→ 崔子弑齊君(최자시제군): 최자가 제나라 임금을 죽이다.
• 崔子(최자): 제나라의 대부 최저(崔杼). 그는 제나라 장공(莊公)이 자기 아내 강씨(姜氏)와 간통 한 데 격분하여 장공을 죽였다.
→ 陳文子有馬十乘(진문자유마십승): 진문자가 말 십 승을 가지고 있다.
• 陳文子(진문자): 제나라의 대부로 이름이 수무(須無)이고 文(문)은 그의 시호이다.
• 乘(승): 말 네 마리를 한 벌로 한 양사.
→ 棄而違之(기이위지): 버리고 그곳을 떠나다.
• 棄(기): 다음에 馬十乘(마십승)을 가리키는 인칭대사가 생략되어 있다.
違之(위지) : 다시 떠나가
之一邦(지일방) : 어떤 한 나라에 가서
則曰猶吾大夫崔子也(칙왈유오대부최자야) : 말하기를, “우리 대부 최자와 같다.”고 말하고
違之(위지) : 다시 떠났으니
何如(하여) : 어떠합니까.‘고 하니
→ 之一邦, 則又曰(지일방, 즉우왈): 한 나라에 가자 또 ~라고 말하다.
• 之(지): '가다, 이르다'라는 뜻의 동사.
子曰淸矣(자왈청의) : 공자 말씀하시기를, “매우 청렴한 사람이다.”고 했다.
曰仁矣乎(왈인의호) : 자장이 말하기를, “어진 것입니까.”고 하니
曰未知(왈미지) : 공자 말씀하시기를, “잘 모르겠다.
焉得仁(언득인) : 어찌 어진 일이겠는가.”고 했다.
자장이 "영윤 자문은 세 번이나 벼슬에 나아가 영윤이 되었으되 얼굴에 희색을 띠지 않았고, 세 번이나 그것을 그만두었으되 성난 기색이 없었으며, 전임 영윤의 정사를 반드시 후임 영윤에게 일러주었는데 이 사람은 어떻습니까?" 하고 여쭈어보자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충성스러웠다"라고 하셨다. "어질었습니까?"라고 하자 "모르겠다마는 어떻게 어질 수가 있었겠느냐?"라고 하셨다.
"최자가 제나라의 임금을 시해하자 진문자는 말 사십 필이 있었는데도 그것을 버리고 그곳을 떠나 다른 나라로 가서는 곧 '우리 대부 최자와 같다'라고 하면서 그곳을 떠났으며, 다른 나라에 가서는 또 '우리 대부 최자와 같다'라고 하면서 그곳을 떠났는데 이 사람은 어떻습니까?" 공자께서 "청백했다"라고 하시자 다시 "어질었습니까?"라고 물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모르겠다마는 어떻게 어질다고 할 수가 있었겠느냐?" (공자의 인에 대한 요구 수준이 얼마나 높았는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