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국에 사는 우리에게 추석의 의미는 뭘까?
한달뒤면 돌아오는 추수감사절에 가족들이 모여 명절을 지내니
휴일도 아닌 추석에 지지고 볶으면 이중과세(?) 아닌가 싶어
손을 놓고 있다가도 그냥 보내면 왠지 서운한 날 이라고나 할까
"명절을 그냥 보내지 마라
쌀 한되라도 찧어서 꼭 떡을 해라
그래야 아이들이 명절엔 떡 하는 걸 안다"
하시던 친정 엄마의 말씀이 귀에 걸려
한국마트에 가서 5불짜리 냉동 떡쌀가루 한봉지를 사들고 왔다
텃밭에서 뜯어 말린 쑥과 단호박 준비 해 놓고
소를 만들려고 서랍을 뒤지다 보니 몇알의 대추가 튀어 나와
어라~!~ 대추가 있었네~ㅎ 왠지 횡재한 기분이었다
대추씨를 발라내어 다져 넣고
단 호박은 삶아서 반죽과 섞어 주고
물에 불린 쑥을 믹서기에 갈면 좋은데 질겨서 엉겨붙는 통에
도마위에 놓고 다져 넣었더니 반죽이 희끗희끗하다
그래도 나름 반죽을 3색으로 준비했다~으쓱^^
*
송편 소의 오리지널인 달콤 고소한 깨와
소금을 넣어 살짝 데쳐 낸 간간한 풋콩
어릴 적 그리도 싫어 풋콩 소가 걸릴까봐
불빛에 송편을 비춰 보면서 파란색빛이 나는 송편을 걸러 냈었건만
이제 나이들어 보니 저 풋콩소가 얼마나 맛있는지 모르겠다
그때 그렇게 콩를 고집하시던 친정 엄마의 맘을 이제사 알겠다
내가 그때 엄마의 나이가 되었나 보다..
우리집 아이들도 콩 넣은 걸 싫어하는 그 마음을 알기에
쑥송편에는 파란콩을
대추빛 송편에는 깨소를..
노란 단호박 송편에는 녹두소를 넣어
아이들이 불빛에 송편을 비춰보는 수고를 덜어주곤 했는데
올해는 고소한 녹두소는 준비 하지 못해서 아쉽다
요즘은 송편의 모양도 예전 모양을 고수하지 않고
창의적으로 진화 한다기에
거기에 뒤질세라 악착같이 창의성을 연구하다가
머리속에서 지진난 듯 흔들려서 연구를 중단하고
올해는 그냥 다식틀에 몇개 찍어서 모양만 내봤다
에혀~~ 연구는 아무나 하나~~~♪
그래도 부모와 함께 사는 지금은
추석엔 송편을 먹고 설날엔 떡국을 먹나 보다 하지만..
언젠간 부모곁을 떠나 살텐데
한국도 아닌 캐나다에서 추석에 송편을 챙겨 먹기나 할런지 모르겠지만
엄마와 송편 만들던 그 추억들은 간직하리라는 생각으로
오늘도 아이들과 송편 한접시를 만들기 위해 부산을 떨어 본다
(참고로 여기는 아직 추석전날 14일 오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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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편을 안하는 댁도 있군요
저도 한국에 살 때는 친정에 가서 친정 어머니 거들어서 만들어 보기만 하다가
캐나다 와서는 아이들 생각해서 조금이지만 해마다 만들어 먹고 있어요
한국 마트에서 팔긴 하지만 파는 건 맛 없고
엄마표 송편이 맛있다고 지 들이 거들겠다고 만들자고 해요
색감이 자연스러운게 고급져보네요
명절 잘지내세요~
인공색소가 아닌 천연재료로 색을 내서 먹기에 불편하지 않아요
타국에서도 저리 전통을 지켜내시니 아이들한테 좋은 교육이 될 것 같네요~대단하십니다~
아구~~ 전통까지는 아니고...황송... 땀 뻘뻘;;;;;
그냥 기억만 하고 있으라고..
그리고 아이들이 사는 거 맛 없다고 만들자고 해요
어머나 예뻐라~~
다식틀에 하는것두 색다르고 아이디어 굿이네욤~~
저는 오래전에 민속촌에서 산 다식틀인데
문양이 잘 나오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그나마 건진게 저 문양이예요
요즘은 문양도 다양하고 잘찍어지는 다식틀도 많이 나와 있더라구요
한국에 가면 좀 장만해야겠어요
다식도 이쁘고..송편도 맛나 보이네요..어릴적엔 왜 그리 콩을 싫어하였던지..그 고소하고 식감 좋은것을..ㅎ...캐나다에 계심서 고국에 있는 저보다 더 정성껏 추석을 지내시네요..보기 좋습니다..
저도 한국에 살았음 떡집에서 사다 먹었을 거예요
여기서 파는 떡은 넘 맛이 없어서 하다하다보니 이렇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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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볼까? 하는 마음 생길 때 함 해보세요
해보면 별거 아니더라구요
레지나님... 반가워요.ㅎㅎㅎ
올해도 추석 송편 예쁘게 빚었네요.
캐나다에 사시는 군요..반가워요
저를 아시는 분??
방금 점심으로 사다 냉동 시킨 송편을 쪄 먹었는데 레지나님은 그 먼곳에서 예쁘게 만들어 먹으니 대단 하시네요~
살림도 잘하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엄마이실거 같아요~
한국에서는 사다먹는 송편도 맛있더라구요..쫄깃쫄깃한게..
여기서도 한국 마트에서 송편을 파는데 송편살이 쫄깃하지 않고 말랑거리고 소도 설탕이고 해서
만들어 먹는데...거하게 만드는 게 아니라
쪼물락쪼물락 소꼽놀이 수준으로 한 접시해서 추석날 홀라당 먹고 말아요
타국에서 예쁜송편 만들어 드셨네요.
보기 좋네요.
혹시 닉이 영세명이신가요?
제가 다니는 성당 성가대 맘 착한 반주자가 레지나인데요. ㅎ
영세명 맞아요
레지나는 다 맘이 착한가봐요~ㅎ
^^ 저도 예전에 캐나다 몬트리올 거주 했었습니다.
추석때 레지나님처럼 송편 만들던 생각이 나네요~~~
근데 ~~~ 솜씨가 좋으셔요~~
그쵸..외국에 사니 만들어 먹게 되죠
솜씨라고 하기엔 부끄럽고 아이들하고 만들기 놀이하는 정도예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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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도 추석에 차례를 모시는 분들이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 10월15일 추수감사절에
가족과 친척들이 모이고 음식을 나누죠
선덕화님도 추석 잘 보내셨죠?
고향생각 하시면서 옛추억 떠올리면서 만드시는 송편
더 맛있을 것 같습니다
늘 건강 하시고 청안하세요.
감사합니다
어제는 비도 오고해서 집에서 팥 시루떡을 해 먹었어요~ㅎ
쌀가루 한 봉지 사다가..
반가워요. 저는 한인마트에서 늘사다가
먹곤하는데 정말부지런한것같아요
맛나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