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갈(葛)은 칡을 의미하고 등(藤)은 등나무를 의미한다. 칡은 왼쪽으로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감고 올라가니 둘이 함께 얽히고설키면 천하없어도 풀기가 어렵다고 한다. 부부의 인연은 전생의 빚쟁이들이 만나 이루는 것이라고. 시 속의 부부는 이 갈등을 풀 수 없으니 그만 끊자고 나선 길이다. 그러나 아내라는 이름의 수척한 강산에는 아름다운 등꽃 같은 자식들이 매달려 있으니….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일 때 우리는 그것을 용서, 혹은 종교적 승화라고 부른다. 거기 그렇게 하늘이 걸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