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윤동재
우리 나무 이름 풀 이름 가운데
그 이름을 불러 볼 때마다
울컥하게 하는 이름이 있지
밥이란 말이 들어간 이름이 그렇지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어렸을 땐
아침저녁 서로 만나면
“밥은?”
“밥은요?”
밥 굶는 일이 하도 많아서
우리나라 구석구석 어딜 가도
포원은 모두 하나
밥이 포원*
그래 나무 이름에도 밥을 넣어 불렀지
조밥나무 이밥나무 밥태기나무*
그래 풀 이름에도 밥을 넣어 불렀지
며느리밥풀
조밥나무 이밥나무 밥태기나무 며느리밥풀
그 마음을 알고 굶주린 사람은 누구든
눈으로라도 배불리 먹고 힘내라고
조밥꽃 이밥꽃 밥태기꽃 며느리밥풀꽃 열심히 피웠지
우리 나무 이름 풀 이름 가운데
그 이름 불러 볼 때마다
그 이름만으로도 고맙고 고마운 이름이 있지
밥이란 말이 들어간 이름이 그렇지
*포원: ‘소원’이라는 말의 경상도 방언
*조밥나무 이밥나무 밥태기 나무: 원래‘조팝’은 ‘조밥’의 방언.‘이팝’은 이밥의 방언이었는데 지금은 ‘조팝나무’,‘이팝나무’로 부른다. 밥태기나무의 ‘밥태기’는‘밥알’의 전라도 방언인데 지금은 박태기나무라고 부른다. 쌀이 남아돌아서인가? 나무 이름에 ‘밥’이라는 말도 이제는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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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기념물 제183호 전북 고창군 대산면 중산리 이팝나무 전북도민일보
첫댓글 감동이 물컹
설파 선생님 감사합니다
벽계수 선생님 격려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