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좋은 삼 형제 )
넷일 수도 다섯일 수도 없는
딱 셋 둘 하나 만 들어갈 수 있는
비좁고 작은방
어쩜 저렇게 사이가 좋을까
어쩜 저렇게 예쁠 수가 있을까
양쪽 둘을 위해 몸을 둥글게
만들지 않고
코를 눌리듯 납작한 자세의
깊은 배려
사람 세계에 인간은
서로 헐뜯고 할퀴고
시기하건만
송이는 바늘처럼
가시를 세우고 있지만
그 속은 얼마나 다정한가
밤송이로부터 본받을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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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로의 항해 )
산 그림자 저만치
어둠을 끄집어 내릴 때
물결 따라 항해하는
백로 한 마리
서핑을 즐기고 있다
산 그림자 햇살을 집어삼키고
땅거미 내려 적막에 젖을 때쯤
지는 해 끝자락에
떠나는 노을이 못내 아쉬워
붉은 석양을 토해낸다
바람에 물결치며 흘러가는
강물 위로 몸을 맡긴 채
아슬아슬한 통나무 위의 항해사는
흔들림 없는 항로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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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배마을 가던 날 )
온 세상 하얗게 폭설이 내려와
가지마다 옹기종기 앉았네
겨우내 기다려도 오지 않던 님
춘설로 화답하네
그리운 님 지르밟고 사뿐사뿐 걸어보네
발걸음 새털같이 가벼워라
운수 대통한 날, 원 없이 느껴보고 만져보고
동공에 담아 보았네
숲속의 동행자
웃음소리 메아리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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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련회 )
방학을 맞아 1박 2일로 여행겸 천안 상록리조트 전국 노조 간부 수련회에 참여를 결정하고 여행가는 들뜬 마음으로 준비를 했다.
아침 6시 반에 일행과 만나 춘천으로 향했다.
춘천팀 4명 양구팀 2명 자가용 두대로 또 원주로 이동했다.
원주에 도착한지 10분이 지날때쯤,
강릉에서 출발한 버스는 지회마다 흩어져 있는 간부들을 태우고 도착했다.
30명 인원이 버스 한대에 꽉 찼는데
60명의 인원처럼 많아 보였다.
관광 가는 기분으로 춤추고 노래하고 깔깔 웃으며 모두 즐거워했다.
우린 직업 특성상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는 일이다보니, 대접을 받아보지는 못하고 항상 만들어서 대접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난 생각했다.
'1박 2일 동안 제대로 대접을 받겠구나, 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집결 장소에서 머무는 동안 맛있는 음식으로 대접을 잘 받았다.
첫날은 식당가 점심으로 고기가 푸짐하게 들어있는 갈비탕으로, 리조트에선 골뱅이 소면과 제육볶음, 두부김치와 오이무침으로 맛있게 저녁식사를 했다.
노조 교육을 받고 지부별로 토론도 하며 유익한 시간들을 보냈다.
조 별로 나뉘어진 야외 잔디 구장에선 힘찬 응원가와 투쟁의 함성을 외치며 게임을 하기위한 몸 풀기 레크레이션도 했다.
저녁 8시에 맛있는 식사를 마치고
지부별 장기자랑과 투쟁의 응원가 부르기, 그리고 결의를 다짐했다.
방으로 돌아오니 또 진수성찬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각 지부에서 준비해온 문어숙회, 닭발편육,
홍어무침, 메밀전, 메밀전병, 매실장아찌,
과일등으로 푸짐한 음식을 방 안에 펼쳐놓고 토론을 하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 다음.
둘째날 아침에 북어국, 멸치볶음,
오뎅볶음, 깍두기, 배추김치 등으로 아침을 맛있게 먹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점심식사는 원주에서
아주 정갈하고 맛있는 편육과 막국수를 먹었다.
버스안은 흥이 넘쳐나고 얼마나 잘 뛰는지 관광의 기분에 흠뻑 젖게 했다.
그렇게 신나는 수련회를 마치고 돌아와 이틀째 마른기침이 나와서 병원에 가니 음성이였다.
3일째 되던 날 몸살난것 처럼 아파서 영양제 맞으려구 병원으로 가니 확진이란다.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4일 만에 요양을 위한 입원을 했다.
주사바늘을 통해 내 몸속으로 들어가는 링거,
기분이 묘하며 독한 약에 취해 몽롱했다.
난 지금 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중이다.
첫댓글 -백로의 항로-에서
서핑을 즐기고 - 파도를 즐기고; 바꿀 수 있다면 외래어보다 우리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