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인도에서 돌아올때 태국에서 항공좌석이 없어서 12일간을 방콕에서 머물고 있었습니다.
같이 여행할 친구도 없고한데 마침 네팔에서 만났던 스님이 제가 도착하고 나서 다음날
묵고있는 숙소로 찾아오셔서 함께 심심치않게 잘 다녔지요.
함께 칸차나부리 투어도 가고 여러가지를 했는데 스님은 기간중에 캄보디아를 가시게 되서 또 혼자
남게 되었답니다.
첫날 방콕에 도착해서 숙소를 찾아서 네팔에서 올때 비행기가 연착을 하여 잠을 제대로 못 잔 관계로
그날 종일 잠만 잤습니다.
도미토리였기때문에 같이 묵고 있던 사람들이 저녁때 부시시거리고 일어나는 저를보고 "정말
시체처럼 미동도 않고 잠만 자더라"는 겁니다.
하루종일 잤으니 이제는 제대로 일어나서 뭔가를 먹어야 겠기에 슬금슬금 밖으로 밥을 먹으러
나갔지요.
길을 걷다보니까 웬 남자가 자전거에 무언가를 싣고 다니는데 사람들이 거기 서서 그걸 사먹고
있더군요. 보니까 죽을 먹고 있는겁니다.
속이 안좋은 관계인데다 자다가 일어났으니 입맛도 없고 해서 저도 죽을 먹자하고 얼마냐고
물어보니 20바트라고 합니다.
그래서 맛있게 먹는데 보니까 옆에서 먹던 남자가 다먹고는 15바트를 내고 가는겁니다.
"어라??? 현지인에게는 15바트받고 나는 외국인이라서 20바트내라고?'
두고보자하고는 그냥 열심히 먹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돈을 내면 지전을 내면 거슬러주더군요.
20바트를 냈으면 거슬러줄돈이 없는건데 동전을 거슬러 주더라구요.
다먹고나서 잔돈을 열심히 찾아서 15바트를 줬습니다.
뻥한 얼굴로 저를 쳐다보더니 뭐라뭐라..태국말로 합니다.
"나는 외국인이라서 20바트고 저사람들은 현지인이라서 15바트냐? 15바트외에는 못줘."
하고는 그냥 갈길을 갔지요.
할말이 없는지 그냥 궁시렁 거리면서 가더라구요.
다음날 아침....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니 숙소 근처에 어떤 아줌마가 닭죽을 팔고 있더군요.
얼마냐고 물어보니 30바트라고 합니다.
30바트...음.... 태국에 몇번 패케지로 가봤지만 배낭여행으로 간것은 처음이라서 아직
현지물가를 잘모르니 어제저녁에 먹은 죽이 그냥 플레인죽이었으니 이건 닭이 들어가서
좀 비싼가보다하고 한그릇을 시켜서 먹고 있었습니다.
먹고 있는데 어떤 태국 아가씨가 바로옆에 앉아서 그 닭죽을 시키더라구요.
나중에 보니까 그 아줌마는 아침에만 닭죽을 만들어서 팔더군요.
이번에도 그아가씨를 관찰했습니다. 얼마를 내는지...
당연히 저는 천천히 닭죽을 먹으면서 아가씨 행동도 보면서 늦게 식사를 하고 있었죠.
아가씨... 지갑에서 지전을 두장 꺼냅니다.
펄렁한 태국돈 10바트짜리 두장... 그리고 그아줌마에게 주고 그냥 갑니다.
"20바트라... 저 아줌마 나에게 바가지 씌우고 있군" 다먹고나서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펄렁한 태국돈 20바트를 꺼내서 줬습니다.
뭐라뭐라 합니다.... "저아가씨 나랑 똑같은 죽먹고 20바트냈잖아요."
그리고 내갈길을 가는데 뒤에서 악을 씁니다.
30바트 받으려고 했는데 20바트밖에 못받아서 억울하겠지요.
나중에 알고보니 거기서 좀 떨어진곳에 아침시장이 서는데 그곳에서도 닭죽을 팔더군요.
15바트씩에 팔기에 수시로 그곳으로 닭죽을 먹으러 갔습니다.
이아줌마 내가 그앞을 지나갈때마다 악을 씁니다.
나중에 캄보디아에서 돌아오신 스님이 무슨일이냐고 물어서 그아줌마 나만보면 핏대를
세우는 이야기를 하니 박장대소를 합니다.
나도 대단하고 바가지 씌우려다가 못씌웠다고 볼때마다 악을 써대는 저여자도 대단하다고...
우리는 제가 한국으로 돌아올때까지 서로 스트레스를 주면서 있었습니다.
그여자는 나를 볼때마다 화가 날것이고 나는 그럴때마다 짜증이 나고...
하루는 조카에게 줄 귀걸이를 사려고 귀걸이 상가에 갔습니다.
미리 봐둔 귀걸이가 있기에 가게주인에게 가격도 물어보던거라서 그냥 바로 갔지요.
가보니 주인은 없고 점원 아가씨만 있는데 르고 나서 3,080트가 나왔기에 80바트는 깎자고
하니 깎아주더라구요.
여러개를 골랐으니 숙소에 돌아와서 받아온 영수증을 대조하면서 가격을 보는데 이상한것이
있었습니다.
무게를 재면서 가격이 매겨진 은귀걸이였는데 비싼가격의 귀걸이에 비해서 훨씬 낮은 가격의
귀걸이일거 같은것이 두개가 좀더 비싸보이는 귀걸이에 비해서 높은 가격으로
영수증에 기재가 되어있더군요.
한낮에는 너무 덥고 오전에 그걸 따지로 가기에도 그래서 오후 3시쯤에 갔습니다.
가보니 주인이 있더라구요.
그래서 귀걸이와 영수증을 보여주면서 (귀걸이가 개별적으로 가격이 다 적혀 있었죠)
가격이 틀린것이 아니냐하고 물어보니 자기도 보더니 가격이 잘못 적힌것이라고
하면서 정정을 해주더군요.
그리고 나서 하는말이 자기 점원이 그러는데 자기가 계산을 잘못해서 나에게 700바트를
거슬러줬다고 하더군요.
무슨 황당한 말.... 너무 황당해서 말이 안나오더라구요.
영수증을 보여주면서 "3,080바트라서 내가 80바트는 할인해달라고 해서 그렇게 해준다고
해서 3,000바트를 줬는데 저 점원이 700바트를 왜 내게 거슬러주겠느냐?
내가 거슬러 받을 돈이 있다면 착오가 생길수가 있지만 거슬르고 말것도 없이 3,000바트를
주고 계산이 끝났는데 무슨돈을 거슬러 줬다고 하느냐? 만일 내가 그렇게 돈을 거슬러
받았다면 이물건 가격에 문제가 있다고 여기오겠느냐? 너는 이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 하고 물으니 자기도 황당한 모양입니다.
자기도 생각해보니 거슬러줄 돈이 필요없는데 착오가 생길수가 없었지요.
너무 기분이 나쁘고 화가나서 "당신은 나를 도둑으로 생각하냐?"하니 아니라고 하면서
"우리는 CC TV도 설치가 되어있으니..." 하는 서두를 꺼내더라구요.
"그럼 그 CC TV를 보자 저여자가 내게 거스름돈을 거슬러줬는지 아닌지를 보면 알테니."
하니 CC TV가 그날 고장이 났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기는 나를 도둑으로 생각하지 않지만 그돈을 못찾게되면 저아가씨가
월급도 적은데 배상을 해야한다. 그러니 나도 참 안타까운일이다." 하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뭘 어쩌라고... 월급적은 태국점원이 손실배상을 해야하니 나보고 그걸 물어주라고??
내가 그걸 물을 이유가 없고 그걸 물어주겠다고 하는것도 우스운일이죠..
"그건 내문제가 아니다.. 나는 내문제가 해결되면 되는거지 저 아가씨의 사정까지는
내문제가 아니다" 하니 알았다고 하면서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하..... 이런 황당한 일이 있나...기가막혀서...저것이 삥땅을 하거나 어쨋는 모양인데
그걸 나에게 뒤집어 씌우다니...
그다음에는 악세사리 사러 그집에 다시 가지 않았습니다. 그집에 이쁜것이
많았지만서도 가고 싶지 않았지요.
또 황당한 일은 카오산로드를 보면 서양인들이 무척 많습니다.
하루는 밖에 나갔다가 숙소로 돌아오는데 웬 서양인이 나에게 뭐라고 하는데 도대체
알아들을수가 없는 소리를 하더군요.
짧은 영어지만 그래도 상대가 영어를 하는지 일어를 하는지 알겠지만 좀 특이한 소리를
해서 "pardon?" 했더니 다시 뭐라고 하더군요.
아하...이사람이 나를 태국여자로 보고 태국어를 하나보다하고 나는 태국인이 아니라고
하니까 그제서야 영어를 쓰더군요.
그러면서 하는소리가 좀 횡설수설한 소리를 하다가 선착장을 물어보기에 가는길을
알려주고 숙소에 들어와서 같은 방에 있던 여행자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아마도
그서양인은 내가 카오산로드로 서양인 헌팅을 나온 태국여자라고 생각했을거라고
합니다.
카오산로드를 거닐다보면 그런 태국여자들 많이 보게되거든요.
내가 헌팅나온 태국여자로 보일정도로 까맸나??? 하긴 인도에서 5개월을 넘게 생활하다가
태국으로 갔으니 태국여자로도 보일수 있었겠죠.
또하나의 사건은 묵고 있던 숙소에 서양인이 식사를 하러 왔다가 동석을 하게 되었는데
마침 동석이 되었기에 "스님"에 대한 영어 호칭이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인도에서는 스님을 모두 "멍크" 라고 하는데 태국에서 가끔 들으니까 "난"이라고도
서양인들이 이야기를 하더군요.
스님과 함께 있으니 Monk 에 익숙한데 "난"이라고 해서 물어봤지요.
"난"은 수녀를 뜻하는데 스님에게도 해당이 되냐고 물어보니 남자스님은 멍크고
여자스님은 난이라고 하더군요.
그러자 옆에 앉아있던 한국남자가 "한국에서는 모두 멍크라고 한다" 하면서 반론을
제기하며 서로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이 서양인은 모르면 잠자코 있으라는식으로 깔보는 투로 이야기를 하는데 이 한국남자도
영어 실력이 만만치가 않아서 논쟁이 벌어진것입니다.
깊숙한 영어를 모르는 저는 그냥 스님과 함께 그자리를 빠져나왔습니다.
가끔 생각이 나는데 그 서양인도 참... 거시기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그냥 모두 멍크라고 한다고 하면 그런가보다하고 말지...따지기는...
그 한국남자도 "잘난체마라" 하는식으로 논쟁을 하더군요.
어쨋건 방콕에서의 12일간에 별일을 다 겪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