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1일 동네북은 헝가리에서 망명해 스위스에서 활동한 작가인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자전적 소설 “문맹”과 함께 하였습니다. 소설 문맹은 1956년 헝가리 사태때 오스티리아로 망명한 작가가 망명생활을 통해 외국어를 써야하는 일상에서 느끼는 단절감과 그로 인한 소외감을 ‘문맹’이라는 표햔을 통해 이야기한 자전적 소설입니다.
발제를 맡은 임영리 선생님은 흔히 ‘급식체’라고 부르는 아이들만의 문자쓰기를 예로 들면서 다른 사람들은 이해할수 없는 언어들이 범람하면서 느끼는 소외감과 단절감을 이야기 했습니다. 저의 발제문은 작가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치열한 글쓰기를 통해 글쓰기가 얼마나 나에게 의미가 되는지에 관한 글입니다.
‘문맹’이 난민의 고통에 관한 글이라고 했지만, 사실 우리가 상상하는 난민의 고통과는 거리가 있는 듯했습니다. 냉전시대에 소련의 침공으로부터 ‘자유세계’로 망명왔다는 시대적 상황이 중동의 내전으로 인한 지금의 난민과는 크게 다른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의 난민은 당장 ‘생존’의 문제에 막혀있지만 이 소설의 주인공은 ‘생존’의 문제를 넘어 존재와 의미의 문제를 깊이 고민하고있는 듯하다는 의견입니다.
소설 ‘문맹’에 대한 평가도 많이 엇갈렸는데요,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프랑스어)로 쓰 소설이라 그런지 문체가 너무 단순하고 문학적인 느낌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었는가 하면, 독특하고 함축적인 문장들이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장치의 역할을 한다는 평가가 있었습니다.
외국어로 글을 쓰는 것이 어렵지만 과연 우리들은 얼마나 우리 말을 잘 사용하고 있을까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얼마전에 세상을 떠난 고 노회찬 의원은 매일 국어사전을 공부했다고 합니다. 그의 달변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였던 것이죠.
토론에서 우리사회 곳곳의 ‘문맹’을 만드는 현상들에 대해 이야기 할수 있었습니다. 병원에서 우리는 자주 ‘문맹자’로 전락하고 맙니다. 병원의 어려운 처방전은 일반 환자들을 소외시킵니다. 뿐만 아니라 법원의 판결문도 우리들 시민들을 ‘문맹자’로 만들어 버립니다. 낯선 곳에 처음 갔을 때 느끼는 낯설음과 막막함도 역시 ‘문맹자’와같은 느낌을 갖게 합니다. 우리 희망공간의 언어습관에 대해서도 잠시 반성해보았습니다. 새로운 사람들이 희망공간에 왔을때 낯설거나 소외감을 느끼지는 않을까. 서로 배려하면서 편안하게 소통하고 만날수 있는 희망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소설 ‘문맹’을 통해 서로서로 소통할수 있는 언어습관을 가지는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함께 이야기할수 있었습니다.
다음 동네북은 9월 18일 화요일 7시 30분입니다.
함께 할 커리는 임영리 선생님이 추천한 손원평 장편소설 ‘아몬드’로 할까합니다. 임영리 선생님 본인이 추천했던 ‘돈의 흐름으로 읽는 세계사’ 보다 ‘아몬드’가 훨씬 좋을 것같다고 정정해 주셨답니다.
첫댓글 아직 돈의 흐름으로 읽는 세계사 안 읽으셨죠? ㅎㅎ 읽다보니 별로라 아몬드라는 책을 추천하고자 합니다~
공감불능의 사회에서 살아가는 공감능력이 없는 소년의 이야기...출판사는 창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