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2008년 3년간 개인 소장가들이 한국고미술협회(회장 김종춘)에 감정을 의뢰한 고미술품 1885점 중 47.3%(892점)가 가짜로 판정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협회가 1일 밝혔다.
특히 협회에 감정을 의뢰한 겸재 정선 작품 15점은 1점도 진품 판정을 받지 못했다. 난초 그림으로 유명한 흥선대원군 이하응 작품은 11점 중 1점(9.1%)만 진품 판정을 받았다. 김홍도(진품판정비율 10%) 심사정(10%) 장승업(11.1%) 김정희(12%)의 작품도 진품 판정 비율이 낮았다. 이는 고미술시장에서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유명한 작가의 작품일수록 위작이 많은 것으로 해석된다. 서화, 도자기, 금속품, 민속품 중 금속품의 가짜 판정 비율이 61.7%로 가장 높았고 서화(53.8%) 민속품(44%) 도자기(38.8%) 순이었다.
협회는 2006∼2008년 고미술품 감정 의뢰 결과를 정리한 ‘한국 고미술품 감정 DB 도록’(전 3권)을 완간했으며 감정 내용을 홈페이지(www.kacdb.com)에 공개했다.
정선의 강상한담도
김홍도의 송하인물도
(서울=연합뉴스) 한국고미술협회 감정결과 가짜로 드러난 겸재 정선의 강상한담도. 한국고미술협회는 1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3년간 감정의뢰를 받은 작품 1천885점 중 진품은 52.7%였으며, 가짜는 47.3%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09.4.1 << 한국고미술협회 제공 >>
고미술품 감정 해보니 절반이 `가짜`
고미술協, 3년간 1885점 감정 결과 48% 위작으로 판정 진품 비율 겸재 0%ㆍ단원 12%… 구입 전 꼭 감정 받아야
2006년부터 3년간 한국고미술협회(회장 김종춘)에 진위 감정을 신청한 고미술품(회화)의 작가별 진품 비율이다. 겸재 작품이라고 의뢰한 15점은 모두 가짜로 판명됐고,안중식의 작품은 12점 가운데 1점,흥선대원군 작품은 11점 중 1점,김홍도 · 심사정 작품은 9점 중 1점만 진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전체적으로는 감정의뢰품 2점 가운데 1점 이상이 가짜인 것으로 나타나 고미술품 거래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고미술협회는 지난 3년간 소장자의 의뢰로 협회 감정위원들이 감정한 서화,도자기,금속공예품,민속품 등 1885점의 이름과 크기,사진,진위 여부,작가 등을 담은 《한국 고미술품 감정DB 도록》 1~3권을 1일 발간,배포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전체 감정품 1885점 가운데 진품은 52.7%로 절반을 겨우 넘겼다. 분야별로는 서화 729점 가운데 392점(53.8%),도자 875점 가운데 340점(38.8%),금속 공예품 206점 가운데 127점(61.7%),민속품 75점 중 33점(44.0%)이 가짜였다.
작가별로는 의재 허백련의 작품 16점 가운데 13점(81.3%)이 진짜로 판정돼 진품 비율이 가장 높았고,남농 허건(58.3%),소치 허련(45.0%),이당 김은호 · 해공 신익희(40.0%),운보 김기창(40.6%),청전 이상범(35.5%) 등의 진품 비율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추사 김정희 작품은 진품이 25점 중 3점에 불과했다. 유명 작가일수록,시대에 앞선 것일수록,작고한 작가의 작품일수록 위작 비율이 높다는 얘기다.
도자기의 경우 가짜 비율이 백자는 41.5%,청자는 36.3%인 데 비해 분청은 70.2%,흑유 53.8%,토기 및 기타 54.1%에 달했다. 또 금속품은 불상의 62.7%,다른 금속공예의 60.2%가 가짜였다.
김종춘 회장은 "최근 몇 년간 활황 장세를 보인 현대미술시장과 달리 고미술품 시장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가짜의 범람에 있다"면서 "가짜를 추방하기 위해 이번 '감정 DB 도록'에는 진품으로 판정난 작품뿐만 아니라 가짜로 판정된 의뢰품도 모두 수록했다"고 말했다. '감정DB 도록'이 위조된 문화재의 유통을 차단하고 도난 문화재의 식별을 쉽게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가짜로 판정난 것까지 공개하는 데 대해 내부 비판과 우려가 많았지만 고미술품의 투명한 유통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2002년 이후 감정한 모든 작품을 내년까지 도록으로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도록 수록 내용을 포함한 모든 감정 내용은 웹사이트(www.kacdb.com)를 통해서도 공개된다.
고미술협회는 분야별로 4~5명의 감정위원들을 위촉해 매주 화요일 소장자들이 의뢰한 고미술품에 대해 정기 진위 여부 감정을 실시하고 있으며 진위 감정이 끝난 후 필요할 경우 시가 감정을 별도로 진행한다. 감정은 만장일치제로 그 결과를 확정하며 이견이 있을 때는 '감정불능' 판정을 내려 진위에 대한 판단을 유보한다. 감정수수료는 점당 33만원이며 병풍은 폭당 11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