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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염상부(鹽商婦) - 소금장수 아낙네 |
鹽商婦多金帛(염상부다금백) : 소금장수 아내는 금과 비단이 많아
不事田農與蠶績(부사전농여잠적) : 밭농사나 양잠과 길쌈도 하지 않는다.
南北東西不失家(남배동서부실가) : 동서남북 어디에나 집이 있어
風水爲鄕船作宅(풍수위향선작댁) : 바람과 물을 고향 삼고 배를 집으로 삼는다.
本是揚州小家女(본시양주소가녀) : 본래는 양주 고을 천한 집의 딸이었는데
嫁得西江大商客(가득서강대상객) : 강서의 큰 상인에게 시집왔었다.
綠鬟溜去金釵多(녹환류거금채다) : 검푸른 머리는 윤기가 나고 금비녀도 많고
皓腕肥來銀釧窄(호완비내은천착) : 흰 팔뚝에 살이 쪄서 은팔찌가 좁다.
前呼蒼頭後叱婢(전호창두후질비) : 앞에 늙은 머슴 부르고 뒤에 여종을 꾸짖으니
問爾因何得如此(문이인하득여차) : 당신에게 묻노니, 어떻게 하여 이렇게 되었는가 하니
壻作鹽商十五年(서작염상십오년) : 남편이 소금장수 하여 십오 년이 되었다 한다.
不屬州縣屬天子(부속주현속천자) : 지방 주현에 속하지 않고 천자에게 속하여
每年鹽利入官時(매년염리입관시) : 매년 소금의 이익이 관가로 들어올 때
少入官家多入私(소입관가다입사) : 관가에는 조금 넣고 자기에게 많이 넣었다 한다.
官家利薄私家厚(관가리박사가후) : 관가의 이익이 적으면 사가의 이익이 두터웠으니
鹽鐵尙書遠不知(염철상서원부지) : 소금과 철 관리하는 염철 상서는 멀어서 알지 못한단다.
何況江頭魚米賤(하황강두어미천) : 하물며 강호에는 생선 값과 쌀값이 싸거늘
紅鱠黃橙香稻飯(홍회황등향도반) : 붉은 회, 노란 귤 그리고 향기로운 쌀밥을
飽食濃粧倚柂樓(포식농장의이누) : 포식하고 짙은 화장하고서 조타실에 오르니
兩朶紅顋花欲綻(량타홍시화욕탄) : 두 꽃송이 같은 붉은 뺨이 꽃처럼 터질 것 같았다.
鹽商婦(염상부) : 소금장수 아낙네
有幸嫁鹽商(유행가염상) : 다행히도 소금장수에게 시집가니
終朝美飯食(종조미반식) : 아침 내내 음식을 즐기고
終歲好衣裳(종세호의상) : 일 년 내내 옷을 즐긴다.
好衣美食來何處(호의미식내하처) : 좋은 옷, 맛있는 음식이 어디서 나오는가?
亦須慚愧桑弘羊(역수참괴상홍양) : 또한 모름지기 전매제도 만든 상홍양을 부끄럽게 해야 한다.
桑弘羊死已久(상홍양사이구) : 상홍양이 죽은 지 이미 오래 되었거늘
不獨漢時今亦有(부독한시금역유) : 한나라 때만 있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도 있단다.
62. 양주각(兩朱閣) - 두 채의 붉은 전각 |
兩朱閣(양주각) : 두 채의 붉은 전각 있어
南北相對起(남배상대기) : 남북으로 서로 마주보고 솟아있다.
借問何人家(차문하인가) : 잠깐 누구의 집인가 물어보니
貞元雙帝子(정원쌍제자) : 정원 연간의 황제의 두 자식이라 한다.
帝子吹簫雙得仙(제자취소쌍득선) : 황제의 자식이 퉁소불어 두 사람 모두 신선 되어
五雲飄颻飛上天(오운표요비상천) : 오색구름 타고 훨훨 상천으로 날아갔다.
第宅亭臺不將去(제댁정대부장거) : 저택과 누대 가지고 가지 못하여
化爲佛寺在人間(화위불사재인간) : 부처의 집으로 바꾸어 세상에 남겨놓았단다.
粧閣妓樓何寂靜(장각기누하적정) : 화려하게 꾸민 전각, 기녀들 누각이 어찌나 고요한지
柳似舞腰池似鏡(유사무요지사경) : 버들은 무녀의 허리 같고, 연못은 거울 같이 맑도다.
花落黃昏悄悄時(화낙황혼초초시) : 꽃 진 황혼에 근심스러워 질 때
不聞歌吹聞鍾磬(부문가취문종경) : 노랫소리, 퉁소소리 들리지 않고, 종소리 풍경소리 들려온다.
寺門勑牓金字書(사문래방금자서) : 절문에 하사받은 문방에는 금빛 글자 써놓고
尼院佛庭寬有餘(니원불정관유여) : 여승의 암자나 절 뜰은 넓고 한가하기만 하다.
靑苔明月多閑地(청태명월다한지) : 푸른 이끼 밝은 달 아래 한가한 땅이 많고
比屋疲人無處居(비옥피인무처거) : 늘어선 작은 집에는 지친 사람 살 곳도 없구나.
憶昨平陽宅初置(억작평양댁초치) : 지난 평양 공주 처음 지은 집을 기억해보면
呑倂平人幾家地(탄병평인기가지) : 평범한 백성들의 얼마나 많은 집터를 병탄했을까
仙去雙雙作梵宮(선거쌍쌍작범궁) : 신선되어 떠난 두 저택을 절로 만들었으니
漸恐人間盡爲寺(점공인간진위사) : 인간 세상 모두가 절이 될까 점점 두려워 진다.
63. 요릉(繚綾) - 요릉 비단 |
繚綾繚綾何所似(요릉요릉능하소사) : 요릉 비단, 요릉 비단 무엇과 같다고 할까
不似羅綃與紈綺(부사나초여환기) : 엷은 색 비단도 흰 깁과 무늬 비단과도 같지 않다.
應似天台山上明月前(응사천태산상명월전) : 응당 천태산 위, 밝은 달 앞
四十五尺瀑布泉(사십오척폭포천) : 사십오 척의 폭포 샘이로다.
中有文章又奇絶(중유문장우기절) : 가운데 무늬 있고 게다가 뛰어나게 절묘하다.
地鋪白烟花簇雪(지포백연화족설) : 땅에서 흰 연기 피어오르고 꽃에서 눈이 쌓인 듯하다.
織者何人衣者誰(직자하인의자수) : 짜는 사람 누구이고 입는 사람 누구인가
越溪寒女漢宮姬(월계한녀한궁희) : 월계의 가난한 여인, 한나라 궁궐의 궁녀들이로다.
去年中使宣口勑(거년중사선구래) : 지난 해 궁중의 사신이 구두로 칙령을 알리어
天上取樣人間織(천상취양인간직) : 궁중의 문양 취하여 사람들이 짜게 하였다.
織爲雲外秋雁行(직위운외추안항) : 구름 밖 가을 기러기 날아가는 모양 짜서 만들고
染作江南春水色(염작강남춘수색) : 강남 봄날의 물빛으로 염색하여 만들었다.
廣裁衫袖長製裙(광재삼수장제군) : 넓게 마른 적삼 소매 길게 만든 치마
金斗熨波刀剪紋(금두위파도전문) : 금으로 만든 인두로 주름 펴고 칼로 무늬를 자른다.
異彩奇文相隱映(리채기문상은영) : 이채롭고 기묘한 무늬가 서로 어울려 은근히 빛나고
轉側看花花不定(전측간화화부정) : 기울여 꽃을 본 듯 꽃 모양이 일정하지 않도다.
昭陽舞人恩正深(소양무인은정심) : 소양전 무녀들이 은총 받음이 깊어서
春衣一對直千金(춘의일대직천금) : 봄옷 한 벌 값이 천금이나 가는구나.
汗沾粉汙不再著(한첨분오부재저) : 땀에 젖고 분에 얼룩지면 다시 입지 않으며
曳土蹼阿無惜心(예토복아무석심) : 땅에 끌리고 흙에 밟혀도 전혀 아까워하는 마음 없도다.
繚綾織成費功績(료능직성비공적) : 요릉 비단 짜니 그 공과 수고를 낭비하니
莫比尋常繒與帛(막비심상증여백) : 보통의 비단과는 비교하지 마라.
絲細繰多女手疼(사세조다녀수동) : 실이 가늘어 켜는 일 많아 여자들 손이 아프고
扎扎千聲不盈尺(찰찰천성부영척) : 찰각찰각 천 번 소리에 한 자도 차지 못한다.
昭陽殿裏歌舞人(소양전리가무인) : 소양전 안 노래하고 춤추는 사람들
若見織時應也惜(야견직시응야석) : 만약 배 짜는 때를 본다면 반드시 아까워하리라.
64. 행위량(杏爲梁) - 살구나무를 대들보로 |
杏爲梁桂爲柱(행위량계위주) : 살구나무를 대들보로, 계수나무를 기둥으로 만들었으니
何人堂室李開府(하인당실리개부) : 어떤 사람의 바깥채 안채일까, 바로 개부 이임보라네.
碧砌紅軒色未乾(벽체홍헌색미건) : 푸른 섬돌 붉은 처마 색이 마르지도 않았는데
去年身沒今移主(거년신몰금이주) : 지나간 주인 죽고 이제 또 주인이 바뀌는구나.
高其牆大其門(고기장대기문) : 담장을 높이고 대문을 크게 하였으니
誰家宅第盧將軍(수가댁제노장군) : 어떤 집안 저택일까, 바로 종사 노장군이라네.
素泥朱板光未滅(소니주판광미멸) : 흰 담벼락 붉은 판자, 광채가 다 사라지지도 않았는데
今歲官收別賜人(금세관수별사인) : 올해 관아에서 몰수하여 다른 사람에게 내려주었도다.
開府之堂將軍宅(개부지당장군댁) : 개부지 이임보의 집이나 종사 노장군의 집도
造未成時頭已白(조미성시두이백) : 개조도 미처 못 하고서 머리는 백발이 되었구나.
逆旅重居逆旅中(역려중거역려중) : 집을 집안에 집을 거듭 있게 하나
心是主人身是客(심시주인신시객) : 마음이 곧 주인이고, 몸이 바로 객이로다.
更有愚夫念身後(경유우부념신후) : 게다가 어리석은 남자 있어 죽은 뒤 생각하여
心雖甚長計非久(심수심장계비구) : 마음 비록 심히 길게 행각하나 계책은 오래가지 못한다.
窮奢極麗越規模(궁사극려월규모) : 사치를 다하고 화려함을 지극히 하여 규모를 넘겨
付子傳孫令保守(부자전손령보수) : 자손에게 전하려 간직하게 하려한다.
莫敎門外過客聞(막교문외과객문) : 문 밖의 과객에게 들리게 하지 말라
撫掌廻頭笑殺君(무장회두소살군) : 손뼉치고 머리 돌려 그대를 비웃어 죽이리라.
君不見馬家宅尙猶存(군부견마가댁상유존)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마씨네 집이 남아있어도
宅門題作奉誠園(댁문제작봉성원) : 문에는 봉성원이라 쓰여 있는 것을
君不見魏家宅屬他人(군부견위가댁속타인)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위씨네 집이 남의 집에 속하였다가
詔贖賜還五代孫(조속사환오대손) : 황제가 다시 사서 오대 후손에게 돌려주게 명한 것을
儉存奢失今在目(검존사실금재목) : 검박한 집안은 살아남고 사치한 집안은 망함이 눈앞에 있나니
安用高牆圍大屋(안용고장위대옥) : 어찌하여 담장 높이고 큰 집을 둘러싸려하나.
65. 박융인(縛戎人) - 결박당한 오랑캐 |
縛戎人縛戎人(박융인박융인) : 묶인 오랑캐여, 묶인 오랑캐여
耳穿面破驅入秦(이천면파구입진) : 귀 뚫리고 얼굴 깨어진 채 몰리어 진나라에 오니
天子矜憐不忍殺(천자긍련부인살) : 천자도 불쌍하여 차마 죽일 수 없었다.
詔徙東南吳與越(조사동남오여월) : 동남쪽 오나라와 월나라 땅으로 보내라 명하셨다.
黃衣小使錄姓名(황의소사녹성명) : 누런 옷 입은 아전들이 성명을 적은 뒤
領出長安乘遞行(령출장안승체항) : 거느리고 장안을 빠져나가 역체에서 갈아타고 간다.
身被金瘡面多瘠(신피금창면다척) : 몸에는 무기에 상처 입고 얼굴은 수척하여
扶病徒行日一驛(부병도항일일역) : 병든 몸 붙잡고 맨발로 걸으니 하루에 한 역이라.
朝飡飢渴費盃盤(조손기갈비배반) : 아침저녁 굶주리니 큰 소반 음식을 다 비우고
夜臥腥臊汚床席(야와성조오상석) : 밤에 누우니 누리고 비린내가 잠자리 더럽힌다.
忽逢江水憶交河(홀봉강수억교하) : 문득 양자강 물 만나니 고향 교하가 생각나서
垂手齊聲嗚咽歌(수수제성오인가) : 손 내리고 일제히 소리 내어 오열하며 노래 부른다.
其中一虜語諸虜(기중일노어제노) : 그들 중의 한 포로가 여러 포로들에게 말하기를
爾苦非多我苦多(이고비다아고다) : “너희 고통은 많은 게 아니고 내 고통이 많도다.”하였다.
同伴行人因借問(동반항인인차문) : 동반하여 가던 사람이 그 까닭을 물어보니
欲說喉中氣憤憤(욕설후중기분분) : 말하려 하더니, 목 안에 기가 막혀
自云鄕管本涼原(자운향관본양원) : 스스로 이르기를, “본래 고향이 양주 언덕이었으나
大曆年中沒落蕃(대력년중몰낙번) : 대력 연간에 토번에게 흡수되고
一落蕃中四十載(일낙번중사십재) : 토번에 떨어져 사십 년을 지나오며
遣著皮裘繫毛帶(견저피구계모대) : 가죽옷 걸치고 털 허리띠를 둘렀었다.
唯許正朝服漢儀(유허정조복한의) : 다만 설날에 한나라 법식이 허락되어
斂衣整巾潛淚垂(렴의정건잠누수) : 옷 차려입고 건을 바로 쓰니 눈물이 흘러내렸다.
誓心密定歸鄕計(서심밀정귀향계) : 마음에 맹세하고 고향 돌아갈 계책 몰래 결정하고
不使蕃中妻子知(부사번중처자지) : 토번의 처자도 알지 못하게 하였었다.
暗思幸有殘筋力(암사행유잔근력) : 가만히 상각하니, 다행이 근력이 남아있으나
更恐年衰歸不得(경공년쇠귀부득) : 더욱 두려운 것은 나이 쇠하면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蕃候嚴兵鳥不飛(번후엄병조부비) : 토번의 수비병과 엄한 무기에, 새들도 날지 못하는데
脫身冒死奔逃歸(탈신모사분도귀) : 몸 벗어나 죽음을 무릅쓰고 달아나 고향으로 돌아왔다.
晝伏宵行經大漠(주복소항경대막) : 낮에는 숨고 밤에는 걸어 큰 사막을 지나오니
雲陰月黑風沙惡(운음월흑풍사악) : 구름은 어둑하고 달은 검은데 바람과 모래 심하였다.
驚藏靑塚寒草疏(경장청총한초소) : 놀라 푸른 무덤에 숨기려니 날이 차가워 풀도 드물었다.
偸渡黃河夜冰薄(투도황하야빙박) : 몰래 황하를 건너려니 밤의 얼음은 얇은데
忽聞漢軍鼙鼓聲(홀문한군비고성) : 문득 한나라 군사의 북소리가 들려와
路傍走出再拜迎(노방주출재배영) : 길옆으로 달려 나와 두 번 절하고 환영하였었다.
游騎不聽能漢語(유기부청능한어) : 기마 순라병은 능숙한 한나라 말을 듣지도 않고
將軍遂縛作蕃生(장군수박작번생) : 장군은 마침내 나를 결박하여 토번 출생으로 만들었다.
配向東南卑濕地(배향동남비습지) : 동의 저지대 습기 찬 땅으로 유배당하여도
豈無存卹空防備(기무존술공방비) : 어찌 위로하고 긍휼히 여기는 자 없으니 헛되이 방비하리오.
念此呑聲仰訴天(념차탄성앙소천) : 이런 생각하면서 소리를 삼키며 하늘을 우러러 호소하나
若爲辛苦度殘年(야위신고도잔년) : 고생하여 여생을 지나게 될 것 같도다.
涼原鄕井不得見(량원향정부득견) : 양주 언덕도 고향 우물도 볼 수 없는데
胡地妻兒虛棄捐(호지처아허기연) : 오랑캐 땅에 처자를 공연히 버리고 왔도다.
沒蕃被囚思漢土(몰번피수사한토) : 토번 땅에 갇히어서는 한나라 땅을 그리워하고
歸漢被劫爲蕃虜(귀한피겁위번노) : 한나라에 돌아와서는 잡히어 토번인 포로 취급을 당하였다.
早知如此悔歸來(조지여차회귀내) : 이런 점을 미리 알았다면 돌아온 것이 후회스러워라
兩地寧如一處苦(량지녕여일처고) : 두 곳에서 고생이라, 차라리 한 곳의 고생만 못하리라
縛戎人(박융인) : 결박당한 오랑캐여
戎人之中我苦辛(융인지중아고신) : 오랑캐들 중에서도, 내가 가장 고생하는구나.
自古此寃應未有(자고차원응미유) : 예부터 이러한 원한 결코 있지 않으리니
漢心漢語吐蕃身(한심한어토번신) : 한나라 마음 가지고 한나라 말을 쓰면서 토번 오랑캐 신세로다.
66. 초수습유(初授拾遺) - 처음으로 습유의 벼슬을 받고 |
奉詔登左掖(봉조등좌액) : 조서를 받들고 좌액으로 등청하여
束帶參朝議(속대삼조의) : 속대하고 조회의 의론에 참여하였다.
何言初命卑(하언초명비) : 첫 벼슬이 낮음을 어찌 불평하리오.
且脫風塵吏(차탈풍진리) : 거리의 풍진 속 아전의 신세 면하리라.
杜甫陳子昻(두보진자앙) : 두보와 진자양과 같은 분도
才名括天地(재명괄천지) : 재능과 명성이 천하는 묶었으나
當時非不遇(당시비부우) : 당시에는 불우하여
尙無道斯位(상무도사위) : 오히려 이러한 지위를 넘지 않았으니
況予蹇薄者(황여건박자) : 하물며 나 같은 우둔하고 박덕한 자에게
寵至不自意(총지부자의) : 천자의 총애는 뜻하지 않은 것이다.
驚近白日光(경근백일광) : 햇빛 같은 천자를 가까이 모심에 놀라고
慙非靑雲器(참비청운기) : 청운의 그릇이 못됨을 부끄러워한다.
天子方從諫(천자방종간) : 천자는 지금 간언을 받아주시지만
朝廷無忌諱(조정무기휘) : 조정에 꺼려할 일이 전혀 없으니
豈不思匪躬(개부사비궁) : 어찌 내 몸을 돌보지 않을 생각이 없을까만
適遇時無事(적우시무사) : 마침 아무런 일이 없는 때를 만나서
受命已旬月(수명이순월) : 명을 받은 지 이미 한 달이 되었지만
飽食隨班次(포식수반차) : 배불리 먹으면서 차례만 기다린다.
諫紙忽盈箱(간지홀영상) : 간언의 글들이 어느덧 상자에 가득해져
對之終自媿(대지종자괴) : 이것을 보니 끝내 스스로 부끄럽구나.
67. 몽선(夢仙) - 신선을 꿈꾸며 |
人有夢仙者(인유몽선자) : 신선을 꿈꾸는 자 있었으니
夢身升上淸(몽신승상청) : 꿈속에서 몸이 푸른 하늘에 올랐다.
坐乘一白鶴(좌승일백학) : 한 마리 흰 학에 앉아 타니
前引雙紅旌(전인쌍홍정) : 앞에서는 두 개의 붉은 깃발 인도한다.
羽衣忽飄飄(우의홀표표) : 날개옷이 갑자기 펄럭펄럭 날아
玉鸞俄錚錚(옥난아쟁쟁) : 옥으로 만든 난새 방울 쩔렁거린다.
半空直下視(반공직하시) : 반쯤 올라간 공중에서 바로 내려다보니
人世塵冥冥(인세진명명) : 인간세상이 먼지 속에 아득하도다.
漸失鄕國處(점실향국처) : 점점 고향과 나라 땅이 보이지 않고
纔分山水形(재분산수형) : 겨우 산과 물의 형태가 구분될 뿐이었다.
東海一片白(동해일편백) : 동해가 한 조각 흰 것으로 보이고
列岳五點靑(렬악오점청) : 늘어선 큰 산들이 다섯 점으로 푸르게 보인다.
須臾羣仙來(수유군선내) : 잠간 사이에 여러 신선들이 다가와
相引朝玉京(상인조옥경) : 서로 아침의 옥경으로 안내해갔다.
安期羨門輩(안기선문배) : 안기나 선문 같은 신선들이 있어
列侍如公卿(렬시여공경) : 줄지어 모시고 있음이 공경들과 같았다.
仰謁玉皇帝(앙알옥황제) : 옥황상제를 우러러 알현하고
稽首前致誠(계수전치성) : 머리 숙여 앞으로 나가 정성을 바치니
帝言汝仙才(제언여선재) : 선제가 말하기를, 너는 신선의 자질이 있으니
努力勿自輕(노력물자경) : 노력하여 스스로 경솔하지 말라.
却後十五年(각후십오년) : 물러가 오십 년이 되면
期汝不死庭(기여부사정) : 너는 신선의 뜰에서 죽지 않으리라고 하니
再拜受斯言(재배수사언) : 재배하고 이 말을 받아들이는데
旣寤喜且驚(기오희차경) : 이미 깨어나니 기쁘고도 놀라웠다.
袐之不敢泄(필지부감설) : 이를 숨기고 감히 세상에 누설하지 않고
誓志居巖扃(서지거암경) : 뜻을 맹세하고 바위굴 속에 살았다.
恩愛捨骨肉(은애사골육) : 은애로움으로는 골육을 버리고
飮食斷羶腥(음식단전성) : 먹고 마심에는 누린내 비린내 나는 음식은 끊었다.
朝飧雲母散(조손운모산) : 아침에는 운모산이라는 선약을 먹고
夜吸沆瀣精(야흡항해정) : 저녁에는 항해정이라는 선약을 마셨다.
空山三十載(공산삼십재) : 빈 산에서 삼십 년을 살면서
日望輜軿迎(일망치병영) : 매일 휘장 두른 수레를 맞이할 것을 바랐다.
前期過已久(전기과이구) : 전번 기약이 지나간 지 이미 오래되었지만
鸞鶴無來聲(난학무내성) : 난새와 학은 오는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齒髮日衰白(치발일쇠백) : 치아와 두발은 날마다 쇠약해지고 희어지고
耳目減聰明(이목감총명) : 귀와 눈은 총명한 기능이 감하였다.
一朝同物化(일조동물화) : 하루아침에 물질과 같이 변하고
身與糞壤幷(신여분양병) : 육체는 똥과 흙과 같이 되어버린다.
神仙信有之(신선신유지) : 신선이 된다는 것, 있을 수도 있겠지만
俗力非可營(속력비가영) : 세상 사람의 힘으로는 될 수 있음이 아니다.
苟無金骨相(구무금골상) : 진실로 신선의 골상을 없다면
不將丹臺名(부장단대명) : 신선의 단대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리라.
徒傳辟穀法(도전벽곡법) : 다만 벽곡법을 전수 받아
虛受燒丹經(허수소단경) : 헛되이 소단경의 가르침을 받았다.
只自取勤苦(지자취근고) : 단지 스스로 노력과 고통을 받았을 뿐
百年終不成(백년종부성) : 백 년이 되어도 끝내 이루지 못하리라.
悲哉夢仙人(비재몽선인) : 슬프구나, 신선을 꿈꾸는 사람들이여
一夢誤一生(일몽오일생) : 한 번 꿈에 일생을 망치고 있도다.
68. 채시관(采詩官) - 시 모으는 관리 |
采詩官(채시관) : 시를 채집하는 관리가
采詩聽歌導人言(채시청가도인언) : 시를 모으고 노래를 들음은 백성의 말을 끌어들이기 해서다.
言者無罪聞者誡(언자무죄문자계) : 시로 말하는 자 죄가 없고, 듣는 자는 경계하게 되니
下流上通上下泰(하류상통상하태) : 아래로 흐르고 위로 통하여, 상하가 태평하게 된다.
周滅秦興至隋氏(주멸진흥지수씨) : 주나라가 망하고 진나라가 흥하여 수나라가 되도록
十代采詩官不置(십대채시관부치) : 십대까지 채시관을 두지 않았었다.
郊廟登歌讚君美(교묘등가찬군미) : 교제나 종묘제사에 부르는 노래는 임금의 장점을 찬미하고
樂府豔詞悅君意(낙부염사열군의) : 악부의 요염한 노랫말은 임금의 뜻만을 즐겁게 하였다.
若求興諭規刺言(야구흥유규자언) : 풍자하여 깨우치고 규제하여 비판하는 말을 구하여도
萬句千章無一字(만구천장무일자) : 만 구절, 천 문장에서 단 한 글자도 없었다.
不是章句無規刺(부시장구무규자) : 바로잡고 풍자하려는 글자가 전혀 없지는 않지만
漸及朝廷絶諷議(점급조정절풍의) : 점차로 조정에서 풍간을 논하는 일이 사라졌다.
諍臣杜口爲冗員(쟁신두구위용원) : 간쟁하는 신하는 입 다물고 쓸모없는 관원이 되고
諫鼓高懸作虛器(간고고현작허기) : 간쟁을 위한 북은 높이 걸려 소용없는 도구만 되었다.
一人負扆常端黙(일인부의상단묵) : 존엄한 한 분은 병풍을 업고 늘 단정하고 침묵하시고
百辟入門兩自媚(백벽입문량자미) : 모든 고관들은 입궐하여 저마다 아첨하고 아부만 한다.
夕郎所賀皆德音(석낭소하개덕음) : 저녁 관리들 경하의 말도 모두 듣기 좋은 말들이다.
春官每奏唯祥瑞(춘관매주유상서) : 예악을 맡은 춘관도 연주할 때마다 상서롭다고만 한다.
君之堂兮千里遠(군지당혜천리원) : 임금의 궁궐은 천 리나 멀리 떨어져 있고
君之門兮九重閟(군지문혜구중비) : 임금의 출입문은 아홉 겹으로 굳게 닫혀있다.
君耳唯聞堂上言(군이유문당상언) : 임금의 귀는 오직 당상관의 말만 들을 뿐이고
君眼不見門前事(군안부견문전사) : 임금의 눈은 대궐 문 앞의 일도 보지 못한다.
貪吏害民無所忌(탐리해민무소기) : 탐관오리들은 백성을 해침에 꺼리는 바가 전혀 없고
奸臣蔽君無所畏(간신폐군무소외) : 간악한 신하들은 임금을 가리고도 두려움이 전혀 없다.
君不見(군부견) : 임금님은 보지 못하시는가.
厲王胡亥之末年(려왕호해지말년) : 주나라 여왕과 진나라 호해의 말년을
羣臣有利君無利(군신유리군무리) : 여러 신하들만 유익하면 임금에게는 유익이 없습니다.
君兮君兮願聽此(군혜군혜원청차) : 임금이시여, 임금이시여 이 말씀을 들으십시오.
欲開壅蔽達人情(욕개옹폐달인정) : 막히고 가린 것을 열고 백성의 마음에 이르려면
先向歌詩求諷刺(선향가시구풍자) : 먼저 백성의 노래와 시에서 풍자를 찾으십시오.
69. 흉댁(凶宅) - 흉가 |
長安多大宅(장안다대댁) : 장안에는 저택이 많아
列在街西東(렬재가서동) : 큰 길 동서로 벌려있다.
往往朱門內(왕왕주문내) : 가끔씩 붉은 대문 안
房廊相對空(방낭상대공) : 방과 복도가 비어 있다.
梟鳴松桂枝(효명송계지) : 솔과 계피나무에 올빼미 울고
狐藏蘭菊叢(호장난국총) : 난과 국화 떨기에 여우가 산다.
蒼苔黃葉地(창태황섭지) : 땅에는 푸른 이끼와 누런 단풍잎
日暮多旋風(일모다선풍) : 날 저물자 회오리바람 불어댄다.
前主爲將相(전주위장상) : 옛 주인은 모두 장군과 재상이나
得罪竄巴庸(득죄찬파용) : 죄를 얻어 사천과 호남으로 귀양 갔다.
後主爲公卿(후주위공경) : 그 뒤의 주인은 공경과 같은 귀족이나
寢疾歿其中(침질몰기중) : 병들어 누웠다가 그 안에서 죽었단다.
連延四五主(련연사오주) : 계속하여 네댓 명의 주인이 있었으나
殃禍繼相鍾(앙화계상종) : 앙화가 계속 이어졌단다.
自從十年來(자종십년내) : 십 년 전부터 죽이어서
不利主人翁(부리주인옹) : 주인 늙은이에게 이롭지 못하였단다.
風雨壞簷隙(풍우괴첨극) : 비바람에 무너져 처마에 금이 가고
蛇鼠穿牆墉(사서천장용) : 뱀이나 쥐가 담이나 벽에 구멍을 내었다.
人疑不敢買(인의부감매) : 사람들이 의아하여 감히 사지 않으니
日毁土木功(일훼토목공) : 날마다 흙과 나무 건축물이 무너졌단다.
嗟嗟俗人心(차차속인심) : 답답하다, 세상 사람들의 마음이여!
甚矣其愚蒙(심의기우몽) : 심하도다. 그들의 어리석고 몽매함이여!
但恐災將至(단공재장지) : 재앙이 닥치는 것을 두려워할 뿐
不思禍所從(부사화소종) : 재앙의 원인을 생각해보지 않는구나.
我今題此詩(아금제차시) : 나는 지금 이 시를 지어서
欲悟迷者胸(욕오미자흉) : 미혹한 사람들 마음을 깨우치려 하노라.
凡爲大官人(범위대관인) : 무릇 높은 관리가 된 사람이란
年祿多高崇(년녹다고숭) : 나이와 녹봉이 많고도 높도다.
權重持難久(권중지난구) : 권세가 중하면 지키기 어렵고
位高勢易窮(위고세역궁) : 지위가 높으면 형세는 다하기 쉽도다.
驕者物之盈(교자물지영) : 교만한 자리는 물질이 가득함이요.
老者數之終(노자삭지종) : 장로의 자리는 목숨이 끝나간다는 것.
四者如寇盜(사자여구도) : 권세와 지위, 녹봉과 권위, 이 넷은 도둑과 같아
日夜來相攻(일야내상공) : 밤낮으로 서로 공격해온다.
假使居吉土(가사거길토) : 설사 좋은 집터에 산다고 하여도
孰能保其躬(숙능보기궁) : 누가 능히 자신의 몸을 보전할 수 있겠는가.
因小以明大(인소이명대) : 작은 일을 가지고 큰 도리를 밝히나니
借家可諭邦(차가가유방) : 집의 이야기를 빌어 나라의 일을 깨우칠 수 있도다.
周秦宅崤函(주진댁효함) : 주나라와 진나라는 효관과 함곡관을 택지로 삼아
其宅非不同(기댁비부동) : 그 택지는 같지 아니함이 아니나
一興八百年(일흥팔백년) : 한 쪽은 팔백년간을 흥성하고
一死望夷宮(일사망이궁) : 다른 한 쪽은 죽어서 이궁만 바라보고 죽었다.
寄語家與國(기어가여국) : 집안이나 국가에 대하여 말을 부치노니
人凶非宅凶(인흉비댁흉) : 사람이 나빠서이지 집터가 나빠서가 아니로다.
70. 자각이수(自覺二首) - 나는 알았네. 其一 |
四十未爲老(사십미위노) : 인생 사십 아직 늙은이도 아닌데
憂傷早衰惡(우상조쇠악) : 걱정과 근심에 늙고 추해졌구나.
前歲二毛生(전세이모생) : 작년에 머리가 희끗희끗하고
今年一齒落(금년일치낙) : 금년엔 이빨이 하나 빠졌구나.
形骸日損耗(형해일손모) : 몸은 날마다 허약해지고
心事同蕭索(심사동소색) : 마음은 같이 쓸쓸해지는구나.
夜寢與朝餐(야침여조찬) : 밤에 자는 밥과 아침에 먹는 밥도
其間味亦薄(기간미역박) : 그 사이 맛도 없어진다.
同歲崔舍人(동세최사인) : 같은 나이인 최사인은
容光方灼灼(용광방작작) : 용모가 한참 건장하구나.
始知年與貌(시지년여모) : 이제야 알겠노라, 나이와 용모도
衰盛隨憂樂(쇠성수우낙) : 근심과 즐거움 따라 성하고 쇠함을.
畏老老轉逼(외노노전핍) : 늙음이 두려우나 늙음은 갈수록 닥쳐오고
憂病病彌縛(우병병미박) : 병나는 것 두려우나 병은 더욱 속박해온다.
不畏復不憂(부외복부우) : 두려워말고, 또 근심하지도 말자
是除老病藥(시제노병약) : 이것이 늙음과 병을 없애는 약이니라.
71. 자각이수(自覺二首) - 나는 알았네. 其二 |
朝哭心所愛(조곡심소애) : 아침에는 사랑하는 딸을 통곡하고
暮哭心所親(모곡심소친) : 저녁에는 친애하는 어머님 곡하다니.
親愛零落盡(친애령낙진) : 자식과 부모 다 돌아가니
安用身獨存(안용신독존) : 어찌 이 몸만 혼자 살아갈 필요 있나
幾許平生歡(기허평생환) : 평생의 기쁜 일이 얼마인가?
無限骨肉恩(무한골육은) : 끝없는 부모님의 은혜이로다.
結爲腸間痛(결위장간통) : 근심을 맺어 속병이 되고
聚作鼻頭辛(취작비두신) : 슬픔을 취하여 코끝이 얼얼하다.
悲來四肢緩(비내사지완) : 슬픔에 사지가 늘어지고
泣盡雙眸昏(읍진쌍모혼) : 눈물이 다함에 두 눈동자 흐려진다.
所以年四十(소이년사십) : 그래서 나이 사십에
心如七十人(심여칠십인) : 마음은 칠십 노인이로다.
我聞浮圖敎(아문부도교) : 내가 들은 불교의 가르침
中有解脫門(중유해탈문) : 그 중에는 해탈의 문이 있었도다.
置心爲止水(치심위지수) : 마음 가지기를 고요한 물처럼 하고
視身如浮雲(시신여부운) : 내 몸 보기를 뜬 구름처럼 해야 한다.
抖擻垢穢衣(두수구예의) : 때 묻은 더러운 옷을 떨어내고
度脫生死輪(도탈생사륜) : 생사의 윤회를 벗어나야 한다.
胡爲戀此苦(호위련차고) : 어찌해야 이 고통을 바꿀까
不去猶逡巡(부거유준순) : 떠나지 않으면 꾸물거린다.
回念發弘願(회념발홍원) : 생각을 돌려 큰 소원을 빌어
願此見在身(원차견재신) : 이러한 것이 내 몸에 나타났으면
但受過去報(단수과거보) : 다만 과거의 업보를 받아
不結將來因(부결장내인) : 장래의 인과를 맺지 말았으면
誓以智慧水(서이지혜수) : 맹서하건데, 지혜의 물로
永洗煩惱塵(영세번뇌진) : 번뇌의 흙먼지를 영원히 씻어 내리라.
不將恩愛子(부장은애자) : 은애로운 것을 거느리지 않고
更種悲憂根(경종비우근) : 다시는 슬픔과 근심의 뿌리를 심지 않으리라.
72. 대주(對酒) - 술잔을 앞에 놓고 |
人生一百歲(인생일백세) : 사람으로 생겨나 백년을 산다하면
通計三萬日(통계삼만일) : 모두 합해 그날이 삼만 육천일 인데
何況百歲人(하황백세인) : 말과 달리 백 살을 사는 사람은
人間百無一(인간백무일) : 백 사람 중 한 사람을 보기 어렵다.
賢愚共零落(현우공영락) : 어질거나 어리석거나 모두가 죽고
貴賤同埋沒(귀천동매몰) : 귀하거나 천하거나 모두 땅에 묻히니
東岱前後魂(동대전후혼) : 태산에도 앞뒤로 죽은 혼령들이고
北邙新舊骨(북망신구골) : 옛 사람 묻힌 북망산에 지금 사람도 묻히네.
復聞藥誤者(부문약오자) : 약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爲愛延年術(위애연년술) : 명 늘리는 걸 좋아하고
又有憂死者(우유우사자) : 죽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들은
爲貪政事筆(위탐정사필) : 조정에 나아가 붓 잡기를 욕심내네.
藥誤不得老(약오부득로) : 약으로 젊어진다는 건 잘못 아는 것이고
憂死非因疾(우사비인질) : 죽는 것을 걱정하는 것도 병 때문이 아닌데
誰人言最靈(수인언최영) : 누군가 영험한 말 하는 사람 따라서
知得不知失(지득부지실) : 얻는 것 만 알고 잃는 것은 모르네.
何如會親友(하여회친우) : 어떻게 든 친하게 지내는 벗을 만나서
飮此杯中物(음차배중물) : 잔속을 채운 이술을 마시면
能沃煩慮銷(능옥번려소) : 많고 많은 번뇌 들을 없앨 수 있고
能陶眞性出(능도진성출) : 본성 따라 즐거운 마음 낼 수 가 있네.
所以劉阮輩(소이유완배) : 그래서 유령과 완적 같은 이들이
終年醉兀兀(종년취올올) : 죽을 때까지 술에 취해 기분 좋게 지냈다네.
* 零落(영락) : 시들다. 떨어지다. 죽다. 쇠퇴하다. 떠돌다.
* 東岱(동대) : 오악(五嶽) 중 동악(東嶽)인 태산(泰山)을 가리킨다. ‘岱宗’이라고도 한다.
* 北邙(북망) : 산 이름. 즉 망산(邙山)을 가리킨다. 낙양(洛陽)의 북쪽에 있어 생긴 이름이다. 동한(東漢), 위(魏), 진(晉)의 왕후공경(王侯公卿)들 상당수가 이곳에 묻혔다. ‘北芒’으로도 쓴다. 묘지를 가리키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 延年(연년) : 수명을 늘이다.
* 杯中物(배중물) : 술을 가리킨다.* 煩慮(번려): 번뇌와 우려
* 眞性(진성) : 천성. 본성. 불교에서 말하는 사람이 본래 갖춘 망령됨이 없고 변함이 없는 마음.
* 劉阮(유완) : 위진(魏晉) 때 죽림칠현(竹林七賢)으로 꼽히던 유령(劉伶)과 완적(阮籍)을 가리킨다.
* 醉兀兀(취올올) : 술에 크게 취하다.
73. 대주오수(對酒五首) - 술잔을 앞에 놓고 其一 |
巧拙賢愚相是非(교졸현우상시비) : 재주가 있고 없고, 잘나고 못나고를 서로 따지지만
何如一醉盡忘機(하여일취진망기) : 한번 취해 모든 간계를 다 잊어봄이 어떠한가.
君知天地中寬搾(군지천지중관착) : 하늘과 땅 사이의 넓고 좁음을 그대는 아는가?
鵰鶚鸞皇各自飛(조악난황각자비) : 독수리와 물수리, 난새와 봉황새 저마다 날 수 있는 것을.
* 巧拙(교졸) : 교묘(巧妙)함과 졸렬(拙劣)함. 익숙함과 서투름
* 賢愚(현우) : 어짊과 어리석음. 어진 이와 어리석은 이
* 機(기) : 욕심. 권세. 거짓.
* 寬窄(관작) : 넓고 좁다. 寬은 너그러울 ‘관’, 窄은 좁을 ‘착’.
* 雕鶚(조악) : 독수리.
* 鸞皇(난황) : 난새와 봉황.
74. 대주오수(對酒五首) - 술잔을 앞에 놓고 其二 |
蝸牛角上爭何事(와우각상쟁하사) : 달팽이 뿔 위에서 무슨 일로 다투는가.
石火光中寄此身(석화광중기차신) : 부싯돌 속 불빛처럼 빠른 세월에 맡긴 몸.
隨富隨貧且歡樂(수부수빈차환락) : 부귀는 부귀대로 빈천은 빈천대로 즐기리
不開口笑是癡人(불개구소시치인) : 입을 열고 웃지 못하면 그가 곧 바보라네.
* 蝸牛(와우) : 달팽이.
* 蝸牛角上爭(와우각상쟁) : 달팽이 뿔 위에서 싸움. 莊子(장자) 則陽篇(칙양편)에 나오는 우화.
<참고> 莊子 雜篇 第25篇 則陽(칙양) 第3章/ 04.달팽이 뿔 위에서 싸우는 것과 같다(蝸角相爭)
달팽이 왼쪽 뿔에 사는 촉씨(觸氏)와 오른쪽 뿔에 사는 만씨(蠻氏) 두 부족이 영토 다툼을 벌이다가 큰 희생을 치렀다는 우화가 나오는데, 이로부터 좁은 세상에서 하찮은 다툼을 벌이는 것을 비유하는 와각지쟁(蝸角之爭)이라는 고사성어가 유래되었다.
* 石火光中(석화광중) : 부싯돌의 불이 번쩍이는 것처럼 지극히 짧은 시간을 이르는 말.
* 不開口笑是痴人(불개구소시치인) : 입 벌리고 웃지 않는 사람은 바보라네.
<참고>장자(莊子) 雜篇/ 제29편 盜跖(도척) 7.공자의 도는 본성에 어긋나는 것이다.
其中開口而笑者(기중개구이소자),一月之中不過四五日而已矣(일월지중불과사오일이이의)。
그 짧은 인생 속에서 입을 벌리고 웃으며 지낼 수 있는 것은 한 달 중에 사오일 정도에 불과하다.
75. 대주오수(對酒五首) - 술잔을 앞에 놓고 其三 |
丹砂見火去無迹(단사견화거무적) : 단사는 불을 만나면 흔적 없이 사라지고
白髮泥人來不休(백발니인내부휴) : 백발이 사람을 썩히려(泥人) 와서는 쉬지 않네.
賴有酒仙相暖熱(뢰유주선상난열) : 주선(酒仙)의 힘을 입어 서로들 따뜻해져
松喬醉卽到前頭(송교취즉도전두) : 적송자나 왕자교도 취하면 쓰러지고 만다네.
* 丹砂(단사) : <丹沙ㆍ丹砂>수은으로 이루어진 황화 광물을 말하며 신선이 되려면 단사(丹砂)를 복용했다. 《廣宏明集(광굉명집)》에, “丹砂(단사)를 태워 수은(水銀)을 만들고, 수은을 되돌려 단사(丹砂)를 만들기 때문에 還丹(환단)이라고 한다.[燒丹成水銀 還水銀成丹 故曰還丹]”라고 하였다.
* 酒仙(주선) : 세속(世俗)에 구애(拘礙)됨이 없이 두주(斗酒)로써 낙을 삼는 사람
* 松喬(송교) : 신선인 적송자와 왕자교를 말함.
* 赤松子(적송자)는 전설 속의 선인(仙人)이다.
* 王子喬(왕자교)는 태평광기(太平廣記) 제4권 신선4(神仙四)에 실려있으며 그 첫 부분은 다음과 같다. (王子喬者,周靈王太子也。好吹笙作鳳凰鳴。游伊洛之間,道士浮丘公,接以上嵩山,三十余年) : 왕자교는 주나라 영왕의 태자이다. 생황을 잘 불어 봉황의 울음소리를 낼 수 있었다. 이수와 낙수 사이를 노닐었는데 도사인 부구공이 그를 데리고 숭산에 올라 30여 년을 지냈다.
76. 대주오수(對酒五首) - 술잔을 앞에 놓고 其四 |
百歲無多時壯健(백세무다시장건) : 백세를 살아도 건강한 때는 짧고
一春能幾日晴明(일춘능기일청명) : 봄철인들 몇 날이나 맑고 밝을까.
相逢且莫推辭醉(상봉차막추사취) : 서로 만났으니 사양 말고 취하여
聽唱陽關第四聲(청창양관제사성) : 양관의 이별가를 듣고 불러보자꾸나.
* 推辭(추사) : 물러나며 사양함.
* 陽關第四聲(양관제4성) : 陽關(양관)은 고대 관문(關門)의 명칭으로, 지금의 감숙성(甘肅省) 돈황현(敦煌縣) 서북쪽이다. 양관곡은 〈위성곡(渭城曲)〉 혹은 〈陽關三疊(양관삼첩)〉이라고도 불리며, 소동파는 이 시의 창법을 여러 가지로 정리하기도 하였는데, 그 창법 중에 하나가 앞의 세 구는 한 번 창(唱)하고, 제4구만 세 번 중첩하여 창(唱)하는 방법인데 간단하면서도 음악적인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훗날, 벗을 송별할 때 불러주는 송별가(送別歌)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77. 대주오수(對酒五首) - 술잔을 앞에 놓고 其五 |
昨日低眉問疾來(작일저미문질래) : 어제 고개 숙여 병문안하고 왔는데
今朝收淚吊人回(금조수루조인회) : 오늘 아침 눈물을 거두며 조문하고 돌아왔네.
眼前流例君看取(안전류례군간취) : 눈앞에 흐르던 눈물 사이로 그대를 보고
且遣琵琶送一杯(차견비파송일배) : 비파 한 곡조와 술 한 잔을 그대에게 보내네.
* 低眉(저미) : 고개를 숙임
* 看取(간취) : 보아서 내용을 알아차림
백거이의 '대주오수(對酒五首)'는 모두 5수로 전당시《全唐詩/卷449》에 실려 있으며 헛된 명예를 추구하지 말고 삶은 짧은 것이니 술이나 즐기면서 모든 것을 잊자는 내용으로 이와 유사한 시로는 이백의 對酒行(대주행)이 있다.
대주행(對酒行)은 조조(曹操)가 지은 시 〈단가행(短歌行) : 대주당가〉에서 유래하였으며, 짧은 인생 중에 세간의 헛된 명예를 추구하지 말고 술을 즐기자는 내용으로 악부(樂府) 상화가사(相和歌辭) 중의 하나이다.
78. 불출문(不出門) - 문밖에 나가지 않고 |
不出門來又數旬(부출문내우삭순) : 문 밖 출입 하지 않은지 수십 일
將何銷日與誰親(장하소일여수친) : 무엇으로 소일하며 누구와 친구할까.
鶴籠開處見君子(학농개처견군자) : 학의 조롱 연 곳에 군자가 보이고
書卷展時逢古人(서권전시봉고인) : 책을 펼칠 때에는 옛사람 만나는구나.
自靜其心延壽命(자정기심연수명) : 제 마음을 고요히 하면 더 오래 살고
無求於物長精神(무구어물장정신) : 물질에서 구하지 않으면 정신력도 강하다.
能行便是眞修道(능항편시진수도) : 이렇게만 할 수 있다면 곧 참된 수도이니
何必降魔調伏身(하필강마조복신) : 어찌 마귀를 이기고 육신을 다스려야만 하나.
79. 정월십오일야월(正月十五日夜月) - 정월 보름날 밤에 |
歲熟人心樂(세숙인심낙) : 풍년이라 사람들 마음 즐거워
朝遊復夜遊(조유복야유) : 아침에도 놀고, 밤에도 놀러 다닌다.
春風來海上(춘풍내해상) : 바다 위로 봄바람 불어오고
明月在江頭(명월재강두) : 강물 위에 밝은 달이 떠 있다.
燈火家家市(등화가가시) : 집집마다 거리마다 등불 밝히고
笙歌處處樓(생가처처누) : 누대마다 피리소리 노랫소리
無妨思帝里(무방사제리) : 서울 생각나는 어찌 할 수 없지만
不合厭杭州(부합염항주) : 항주 고을을 싫다고도 할 수 없구나.
* 歲熟(세숙) : 해마다 풍년.
* 笙歌(생가) : 생황(生簧)과 노래
* 無妨(무방) : 거리낄 것이 없음.
* 帝裏(제리) : 임금이 사는 곳. 즉 장안(長安)
* 不合厭(불합염) : 싫다고 생각할 수 없다.
이 시는 전당시(全唐詩)에 실려 있으며 백거이가 항주자사(杭州刺使)로 있을 때 지은 시이다. 백거이는 지방관을 자처하여 항저우(杭州, 822년~824년), 쑤저우(蘇州, 825년~827)의 자사(刺使)를 맡아 업적을 남겼다.
풍년과 새해를 맞아 항주 사람들이 정월 대보름날 밤을 즐겁게 보내고 있는 모습을 그린 시이며 그 사이에서 장안의 집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실었다.
80. 포중야박(浦中夜泊) - 포구에서 밤에 정박하다 |
暗上江隄還獨立(암상강제환독립) : 어두워 강둑에 올라 둘러 홀로 서니
水風霜氣夜稜稜(수풍상기야능능) : 강바람, 서리 기운이 밤에 더욱 차갑구나.
回看深浦停舟處(회간심포정주처) : 깊은 포구 배 댄 곳을 뒤돌아보니
蘆荻花中一點燈(노적화중일점등) : 갈대꽃 안에 있는 깜박이는 한 점 등불.
81. 주중독원구시(舟中讀元九詩) - 배 안에서 원구의 시를 읽다 |
把君詩卷燈前讀(파군시권등전독) : 자네 시를 잡고 등불 앞에서 읽었는데
詩盡燈殘天未明(시진등잔천미명) : 다 읽어도 등불 스러지고 날은 밝지 않는다.
眼痛滅燈猶闇坐(안통멸등유암좌) : 눈이 아파 등불 끄고 여전히 어둠 속에 앉으니
逆風吹浪打船聲(역풍취낭타선성) : 거슬러 부는 바람에 물결이 뱃전을 치는 소리
82. 북정독숙(北亭獨宿) - 북정에서 홀로 묵다 |
悄悄壁下牀(초초벽하상) : 초초한 벽 아래 침상
紗籠耿殘燭(사롱경잔촉) : 비단 초롱에 꺼져가는 불빛.
夜半獨眠覺(야반독면교) : 밤 깊어 홀로 잠 깨어
疑在僧房宿(의재승방숙) : 내가 승방에 자고 있는가.
83. 미우야행(微雨夜行) - 보슬비 속을 밤에 가다 |
漠漠秋雲起(막막추운기) : 어두운 가을 구름 일고
悄悄夜寒生(초초야한생) : 점차 밤의 한기가 스며드네.
但覺衣裳濕(단각의상습) : 다만 옷 젖는 줄 알겠으나
無點亦無聲(무점역무성) : 빗방울도 빗소리도 없다네.
* 微雨(미우) : 이슬비. 가랑비. 보슬비.
* 漠漠(막막) : 흐릿하고 몽롱한 모습. 막막하다. 아주 넓거나 멀어 아득하다.
* 稍稍(초초) : 차츰. 점점. 조금
* 點(점) : 빗방울(雨點).
이 시는 백거이의 오언절구로 가을 저녁 밤길을 가다 가랑비가 내려 옷이 젖지만 빗방울도 빗소리도 들리지 않는 가을비 모습을 담담하게 읊은 시이다.
84. 객중월(客中月) - 객지에서 보는 달 |
客從江南來(객종강남내) : 객은 강남땅에서 왔지요.
來時月上弦(내시월상현) : 제가 올 때는 상현달이었어요.
悠悠行旅中(유유항려중) : 한가히 걸으며 여행하면서
三見淸光圓(삼견청광원) : 맑은 보름달을 세 번 보았지요.
曉隨殘月行(효수잔월항) : 아침에 새벽달 따라 걷다가
夕與新月宿(석여신월숙) : 저녁이면 초승달과 함께 묵었지요.
誰謂月無情(수위월무정) : 누가 달이 무정하다 말하시나
千里遠相逐(천리원상축) : 천 리 먼 곳을 서로 쫓아다니지요.
朝發渭水橋(조발위수교) : 아침에 위수교를 떠나서는
暮入長安陌(모입장안맥) : 저녁이면 장안 거리에 들어와요.
不知今夜月(부지금야월) : 모르는 사이에 뜬 오늘 밤의 달
又作誰家客(우작수가객) : 오늘은 또 어느 집 객이 될는지요.
85. 숙양가(宿楊家) - 양씨 집에서 묵으며 |
楊氏弟兄俱醉臥(양씨제형구취와) : 양씨 형제는 모두가 취하여 누워있고
披衣獨起下高齋(피의독기하고재) : 옷 풀어헤치고 혼자 일어나 재실을 내려간다.
夜深不語中庭立(야심부어중정립) : 밤은 깊어 가는데 말없이 뜰 가운데 서니
月照藤花影上堦(월조등화영상계) : 달이 등나무 비추고 그림자는 섬돌을 오른다.
86. 하규장남도화(下邽莊南桃花) - 하규장 남쪽의 복사꽃 |
村南無限桃花發(촌남무한도화발) : 마을 남쪽에 끝없이 복사꽃 만발하여
唯我多情獨自來(유아다정독자래) : 나만이 다정하여 홀로 찾아왔도다.
日暮風吹紅滿地(일모풍취홍만지) : 해지고 바람 불어 붉은 꽃잎 땅에 가득
無人解惜爲誰開(무인해석위수개) : 애석해 하는 사람 없거늘 누굴 위해 피었나.
87. 증담객(贈談客) - 담소하는 손님에게 |
上客淸談何亹亹(상객청담하미미) : 손님은 그렇게도 애써 청담을 나누시나
幽人閒思自寥寥(유인한사자료료) : 숨어사는 사람의 한가한 심사는 절로 편안하오.
請君休說長安事(청군휴설장안사) : 청하노니, 서울 장안의 일들일랑 말하지 마오
膝上風淸琴正調(슬상풍청금정조) : 무릎 위에 맑은 바람이 바로 거문고 가락이라오.
88. 신추야우(新秋夜雨) - 초가을 밤비 |
蟋蟀暮啾啾(실솔모추추) : 귀뚜라미 수런거리는 저녁
光陰不少留(광음불소류) : 세월은 잠시도 머물지 않는구나.
松檐半夜雨(송첨반야우) : 소나무 처마에 비 내리는 한밤
風幌滿牀秋(풍황만상추) : 바람 이는 커튼 침상에 가득한 가을.
曙早燈猶在(서조등유재) : 이른 새벽에도 켜져 있는 등잔불
凉初簞未收(양초단미수) : 서늘한 첫 추위라 발을 걷지 못한다.
新晴好天氣(신청호천기) : 새로운 맑은 하늘 날씨도 좋은데
誰伴老人遊(수반노인유) : 누가 늙은이와 짝이 되어 놀아줄까.
89. 춘면(春眠) - 봄잠 |
枕低被暖身安穩(침저피난신안온) : 베개 낮추니 따뜻해져 몸이 편안해
日照房門帳未開(일조방문장미개) : 해가 방문 비춰도 커튼은 열지 않아.
還有少年春氣味(환유소년춘기미) : 여전히 소년은 봄기운 맛보는데
時時暫到睡中來(시시잠도수중래) : 때때로 잠깐 와 보면 잠들어 있었다.
90. 자미화(紫薇花) - 자미화(배롱나무 꽃) |
絲綸閣下文章靜(사륜각하문장정) : 사륜각 아래 문장은 고요하고
鐘鼓樓中刻漏長(종고루중각루장) : 종고루 안 물시계 소리만 길다.
獨坐黃昏誰是伴(독좌황혼수시반) : 홀로 앉는 황혼녘, 곁에 뉘 있나
紫薇花對紫薇郞(자미화대자미랑) : 자미화가 자미랑과 마주본다.
*****(202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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