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농장>
올 3월초 집인근에 위치한 주말농장을 추첨으로 분양받았다. 면적은 10평 정도의 소규모 다 .
예전에 한번 경험 한 적 있는데 그 당시는 너무 멀어서 자주 돌보지 못한 관계로 폐허가 되어 포기한 쓰라린 추억이 있다,
이번에는 심기일전하여 나만의 정원을 꿈꿀 각오로 시작한 지 벌써 6개월여가 흘렀다.
모르는 정보는 주위 분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받아 탐독하고
유튜브, 교육 방송 등을 통하여 여러 지식을 흡수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당근과 상추, 열무를 심었으며. 그다음에는 토마토, 고추, 오이, 가지 등을 심었다.
처음 열무와 상추를 수확 후 집에서 먹었을 때 아삭함과 부드러운 맛은 상쾌하고 신선하였다. 자연이 준 선물에 감사하고 가슴 뿌듯함을 느꼈다.
꽃을 피우며 오이도 잘자라 주었다. 조선오이와 가시오이 두 종류를 심었는데 그 시원한 맛은 정말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것이었다.
토마토가 빨갛게 익어가면 의사의 얼굴이 창백해진다고 하는데 한입 먹다가 벌레를 발견하고 화들짝 놀란 일은 지금도 재미있는 추억으로 나의 뇌리에 박혀 있다.
자연산으로 재배한 무농약의 결과라고 스스로를 위로해본다.
오이는 여름내 무더위에 지쳐서 시름시름 사라지고 누른잎들만 남기고 나의 곁을 떠나가는 것 같아 진한 아쉬움을 안겨준다. 반대로 가지는 여름에는 별로 크지도 않고 개수도 얼마 없었는데 가을에 들어서니까 건강하게 크고 개수도 많아지는지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고추는 가지치기를 게을리 한 관계로 많이 달리지는 않으나 그래도 매운 향기를 품으며 나의 입맛을 돋우어 준다. 나는 싱거운 고추보다 매운 고추를 좋아하므로 나에게는 어울린다.
토마토는 크다가 밑부분이 갈라지는 현상이 나타나서 주위 분들에게 알아보니 과산호수소와 물을 1:9로 배합하여 뿌리에 공급하면 좋다는 정보에 그대로 시행하니 거짓말 같이 갈라지는 현상이 사라졌다. 토마도와 궁합이 맞는다는 바질을 심었는데 벌레는 거짓말같이 사라졌다.
그리고 바질잎은 따서 햇볕에 말려서 차로 끓여 먹는데 처음에는 향이 너무 진하여 음용이
어려웠으나 지금은 없어서는 안될 건강 필수품목이 되었다.
그리고 수필창작교실 교수님에게서 메리골드를 얻어 밭에 심었는데 지금은 훌쩍 자라서
탐스럽고 아름답게 밭의 분위기를 변모시겼다. 메리골드는 눈에 좋다고 하는데 아직 차를 끓여 먹지는 못했다. 조만간 꽃을 따서 차를 만들어 볼 예정이다.
지금은 상추도 토마토도 다 자라고 끝물이 되어 뿌리를 베어냈다.
그리고 쪽파를 심었다. 그놈도 이제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커간다.
주말농장은 나에게 보람과 삶의 활력을 주는 좋은 장소이자 휴식처이다.
비오는 날이면 작물에게는 단비가 되니 하늘에서 복이 내리는 것 같아 흐뭇했다..
날씨가 더무 더우면 작물들이 목말라 할 것 같아 애를 태우기도 한다.
텃밭에 도착하면 나의 일과는 우선 밤새 생육상태를 관찰하고 벌레가 있으면 쫗아내고 왜냐하면 벌레도 하나의 생명이니까 그놈을 죽이고는 싶지 않다.
그리고 혼자만의 대화를 해본다. 잘잤느냐 하고 물으면 대답을 하는 것 같다.
잡초를 없애고, 주변환경을 정리하고 나면 시간은 어느새 1~2시간이 흘러간다.
수확한 오이나 고추등은 쇼핑백에 넣고 원두막에서 물 한잔을 마시고 주위를 둘러보면
그야말로 진짜 농부는 아니지만 어설픈 농부는 되어 가는 것 같다.
주말농장을 하면서 나름대로 배운 것은 땅은 정직하다는 것 그리고 자연은 성실하고 땀흘린자에게 반드시 대가를 지불 한다는 것이다. 나의 10평남짓 농장은 몇만평 소유한 농부 부럽지 않다.
그 안에서 나만의 세계를 꿈꾸며 비록 조그만한 수확이지만 내손으로 이루었다는 성취감.
자부심은 오늘도 나를 텃밭으로 향하게 한다.
내년에 다시 할수 있다면 올해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로 삼아 알찬 영농생활을 영위하고 싶다.
첫댓글 주말 농장을 하게 되면 여러 편의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글이 좋아집니다. 멋진 글 기대합니다.
10평으로 농장 주인보다 더한 부를 누리시네요.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