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벽을 세워 깔끔해진 공간
우리나라는 결혼과 동시에 비로소 독립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신혼집이야말로 자신의 손으로 직접 꾸밀 수 있는 첫 집이 된다. 그래서인지 시행착오도 많이 겪게 되고,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른 뒤 후회하는 사람들도 많이 만나게 된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의 경험과 리모델링 사례, 신혼부부들과 나눠본 이야기 등을 통해 신혼 공간 꾸미기에 대한 노하우 몇 가지를 풀어보려 한다.
첫째, 가구 선택은 전체적인 인테리어 컨셉트를 잡은 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혼가구 구입이 의외로 무계획적으로 이뤄지는 경우를 자주 보는데 신랑, 신부가 최소한 일주일 정도는 신혼집 인테리어에 대해 서로 의논한 후 가구 구입을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다. 책과 옷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가구의 크기가 달라지고, 집 전체의 분위기에 따라 가구 디자인도 180 °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실용적인 측면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는 것.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직도 인테리어 하면 실용적인 것보다는 예쁘고 보기좋은 쪽으로만 치우쳐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예쁘고 깔끔하면 좋지만, 막상 실생활에 들어가면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들을 우선 파악하자. 그 다음 그것들을 수납 방법과 공간을 고려하면서 집 꾸미기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 이것과 관련된 문제들은, 친정 어머니께 조언을 구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
셋째, 신혼부부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인테리어를 의뢰한 클라이언트와 상담을 하다보면 의외로 자신의 취향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과 남편의 취향을 꼼꼼하게 체크한 뒤 그것을 인테리어에 접목하는 것이 신혼집의 만족도를 높이는 지름길이다. 취향을 잘 모르겠다 싶으면, 인테리어 관련 잡지나 책자를 찾아보면서 예쁘다고 느껴지는 것을 스크랩해두자. 나중에 모아둔 것을 펼쳐보면 어떤 스타일을 선호하는지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앞에서 얘기한 정보들을 토대로 신혼집 꾸미기에 나선다면 만족도 높고 오랫동안 질리지 않는 스위트 홈을 꾸밀 수 있을 것이다.
<위 사진> 기본은 화이트 톤으로 단장하고 부분적으로 바이올렛 컬러로 악센트를 준 공간. 원래는 주방과 거실이 트여 있는 LDK(Living Room, Dining Room, Kitchen) 구조였는데, 그 사이에 가벽을 세워 공간을 단정하게 분리시켰다. 식탁과 주방 사이에도 낮은 가벽을 설치, 다이닝 룸을 독립적인 공간으로 탄생시킨 것도 눈여겨볼 만한 부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