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백악관은 8성급호텔 화장실 갈때도 경호

[월정인]

 ■ 오바마 취임으로 본 미국 대통령 특권
기본 연봉만 약 5억원에 비밀경호국 인력 총 6500명
100명 탑승 '에어포스 원' 미사일 공격 교란 가능
방탄유리 15㎜ '캐딜락 원' 폭탄 터져도 타이어 안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0일 흑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제44대 대통령에 취임한다.

앞으로 4년간 슈퍼 강국 미국을 이끌 오바마 차기 대통령은 국가 원수로서 과연 어떤 권력을 행사하고 특혜를 누릴까. 미 헌법 2조는 대통령의 지위를 '미군의 최고 통수권자'로 정의하고 있으며, 2조 1항에선 '행정권은 대통령에 귀속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이 행사할 수 있는 공무원 임명권도 엄청나다. 취임 전에 각료 등 약 6,000명을，취임 후에도 대사 등 약 8,000명을 임명할 수 있다.

■ 화장실 갈 때도 경호 받아

미국 대통령은 기본 연봉 40만달러(약 5억원)에다 국내외 여행비 10만 달러, 연회 및 유흥비 1만9,000달러, 기타 경비 5만달러를 지원 받는다.

기본 연봉은 1999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인상 법안에 서명한 덕분에 2001년 1월부터 20만달러에서 40만달러로 2배가 올랐다. 10만달러에서 20만달러로 인상했던 1969년 이후 처음이다. 당시 20만달러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현재가치로 93만달러 수준이다.

또 하루 24시간 내내 물샐 틈 없는 철통 경호를 받는다. 제1호 VIP인 만큼 비밀경호국 인력은 총 6,500명에 달한다. 이 중 1,300명이 정복 경호원이며 3,200명은 비밀 특수요원이다.

경호원은 대통령이 화장실에 갈 때도 따라간다. 백악관 밖에서 음료수를 마시려고 할 땐 컵을 항상 경호원에게 먼저 줘야 한다. 경호원은 그걸 작은 봉지에 넣고 검사한 다음 문제가 없으면 대통령에게 넘겨 준다. 과거 조선 왕조시대에 기미 상궁이 왕의 독살을 방지하기 위해 음식을 먼저 검사한 것과 같다.

대통령은 항상 비상단추(panic button)를 주머니에 넣고 다닌다. 신용카드 모양의 이 단추는 집무실 책상 위와 침대 옆에도 놓이게 된다. 대통령이 어디서든 단추를 누르면 경호원들은 순식간에 달려온다.

대통령은 연봉 외에 숙소와 집무실인 백악관을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을 갖는다. 백악관은 방과 욕실이 각각 132개와 35개이며，영화관 볼링장 당구장 테니스코트 조깅트랙 수영장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백악관에는 5명의 전용 주방장이 상시 대기하고 있다. 백악관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대통령 전용 휴양시설인 캠프 데이비드도 사용할 수 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경호든, 뭐든 최고의 대접을 받는 백악관 생활에 대해 "별 여덟 개짜리 최고급 호텔에서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전용기는 최첨단 과학기술의 결정체

대통령에게는 교통 통신 의료 등의 특전도 제공된다. 장거리 이동수단으로는 전용 항공기인 '에어포스 원'과 전용 헬기인 '머린 원'이 애용된다.

'에어포스 원'은 보잉사가 지난 1990년 특수 제작한 초현대식 747-200B 두 대로 운영하며，꼬리날개 고유번호가 28000과 29000이다. 한 번의 연료 주입만으로 지구 반바퀴를 운항할 수 있으며 공중에서도 연료 보급이 가능해 사실상 무한비행이 가능하다.

약 100명이 탑승할 수 있는 '에어포스 원'은 회의실, 식당, 대통령 부부의 숙소와 주요 수행원 집무실까지 갖추고 있다. '날아다니는 백악관'이라고 불릴 만큼 시설이 뛰어나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미사일 공격을 교란하는 장비도 갖추고 있다.

지상에서는 제너럴모터스(GM)의 '캐딜락 원' 리무진을 탄다. 리무진의 차체 두께는 무려 20㎝ 이상으로 강철과 알루미늄, 세라믹 등으로 제작됐다. 방탄 유리는 15㎜이며 타이어는 도로에 매설된 폭탄이 터져도 안전하다. 생화학 무기 공격에도 끄떡 없도록 실내 공기 정화기 등이 장착돼 있다.

리무진이 도로를 주행하면 무려 30여대의 호위 차량이 잇따른다. 호위 차량 대열에는 똑같은 리무진이 최소 3대 이상 배치돼 실제 대통령이 어느 차량에 타고 있는지는 비밀이다. 대통령이 어느 차에 탔는지 분간하지 못하게끔 하는 것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평생 경호' 첫 제외대상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는 법이다. 권력 세계에서는 특히 더하다.

버락 오바마 당선자가 미국 대통령 취임과 함께 철통 경호를 받는 반면 물러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연방정부가 제공하는 '평생 경호'에서 제외되는 제1호 대통령이 됐다.

전직 대통령에게 평생 경호를 제공하도록 돼 있던 법령이 지난 1997년 1월1일 이후 취임한 대통령에 대해서는 퇴임 후 10년까지만 경호를 제공하는 것으로 수정됐기 때문이다. 2000년 대선에서 당선돼 2004년 재임에 성공한 부시 대통령이 바로 수정법령 첫 적용대상자다.

하지？부시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여전히 풍요로운 삶을 누릴 전망이다. 부시 내외는 20일 퇴임하면 200만달러를 호가하는 텍사스주 댈러스 저택으로 거처를 옮긴다. 사무실과 사무요원도 제공받는다. 또 여행 경비와 의료비 혜택, 19만6,000달러에 달하는 연금도 챙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