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마눌의 생일이다.
내가
살아서도
죽어서도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마눌의 오십 하고도 쪼끔 넘은 날의 생일이다.
딸과
아들도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하는 엄마이지만 나보다는 아마도 쪼끔 부족하지 않나 싶은데 애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어제
주식을 마치고(시세 쳐다보면서 업무도 함께)
오후 4시
자갈치 시장을갈려고 하는데 마눌과 아들이 가지 말라고 한다.
갑자기
기온도 떨어지고 갈치 몇마리 살려고 그 먼길을 버스 몇번 갈아타면서 가느냐고 한다.
구래도
마눌 생일인데
오후 4시 10분
기다리던 7번 버스가 오고 잽싸게 올라 자리에 앉으니 버스가 출발을 한다.
김해대학역에서 내려
신호등을 받고 길을 건너 다시 부산 나가는 123번 버스를 기다리는데 몇분후에 도착한다.
사람이 많다.
선암다리(낙동강)를 지나 강서구 평강에 이르니 자리가 생기고 앉았다(정말 멀고도 긴 나들이다)
구포다리(낙동강)를 넘어
사상으로 해서 엄궁을 지나고 동아대 괴정 캠퍼스를 지나 하단에 들어서니 길이 막히고 차도 밀리고 있다.
하단
직장과 결혼 그리고 하단에서 생활
대학은
동대신동에서 놀아 보수동과 남포동이 놀이터 였는데.
애들도
을숙도에서 어린 시절을 참 많이 보냈는데 직장때문에 김해 들어와 모두 고생을 많이 했다.
단지
촌이라는 이유만으로(문화시설 제로에서 애들이 어린데 병원이 하나도 없다는 현실은 우리를 슬프게 했다)
나의 착오.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이지만.
충무동 도착
내려 신호등과 함께 자갈치 시장으로 달렸다(30분 안에 버스 승차 가능하니)
저번에
마눌과 함께 봤던 할머니 쪽에는 갈치가 하나도 없고 커다란 대구만 좌판에 널려있다.
조개들과 함께
다시
방향을 잡고 시장안족으로 달렸다.
갈치가
많이 누워 있는데 제주갈치와 먹갈치가 함께 나를 쳐다본다.
7군데를 3분 정도에 돌아보고
1군데 좌판에 있는 갈치들이 다른 집에 있는 것 보다는 거의 배가 크고 좋다.
2 마리 5마원
4 마리 사고 미역국 때문에 조개를 두어군데 둘러본 후 1접시를 사고(가격은 배 차이) 다시 버스를 타기 위해 달렸다
골목으로
126번 버스를 타고 뒷 자리로 갔다.
갈치가 무겁다.
그리고 생선 비린내가 조끔 나는데 옆에 피해가 없을 지 모르겠다.
버스는
달리지만 퇴근 시간이고 차도 밀리는 구간이라 쉽게 가지는 못할 것 같다.
아들의 전화
누나 데리로 가야하는데 차 키를 찾는다.
구냥
통근 버스나 같이 나오는 사람들 하고 나오라고 했는데 마음이 무겁다(일은 항상 같이 생기는 것 같은데 알 수 없는 일이다)
버스는
역으로 해서 구포역에 도착하고
나는 내려서 육교를 지나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는데 뭔가 허전하다.
뒷쪽에 낙동강이라
바람도 조끔 있고 몸도 으시시 하고(버스에 감기 걸린 사람들이 몇몇 있는데 계속 기침을 하고 구랬다)
몇분 기다리니
집으로 가는 버스가 오는데 2개는 보내고 1개를 탔는데 만원이다.
고생길이다.
갈치 4마리가 그렇게 무거운줄 몰랐다.
물론
대형 갈치라 어느정도 생각은 했지만 달리는 버스에서 손을 바꾸는 것이 쉽지도 않다.
버스는
구포다리를 지나 돌아서
강서구청을 좌우로 해서 가는데(이게 뭔일인가 싶지만 사람이 있고 없고의 차이다) 쓸데없는 짓이다.
결국
낙동강을 2개 건너 도착하고
집으로 뛰는데 하늘도 캄캄하고 땅도 캄캄하다.
집에 들어가니
마눌이 웃으면서 반긴다.
아들은
뭔일이지 싶어서 인사는 해도 나를 이해 하지는 못하는데(내가 구랬다. 니도 장가가면 그렇게 한다고. 지금도 쫌 하면 좋은데)
도무지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모습
갈치를 씻고
저녁을 차리는데(마눌이 따뜻한 밥을 해 놓고 기다려) 동네 반찬 시장에서 샀던(꼬막-비지-카레-시금치-그리고 1개는 기억없음)
반찬을 모두 차려(갈치는 가장 좋은 부분 3개를 굽고 : 1똥가리가 마트 1만원 짜리 1마리 보다 좋다)
저녁을 맛있게 먹고
딸이 퇴근을 해서 힘겹게 들어오는데 목소리는 역시 좋다.
따뜻한 밥과 갈치
딸은 갈치집에서 1인당 17000원 짜리 갈치를 묵어보지 못했다고 한다.
기억이 없다.
단지 그 지역에서만 묵지 않았다는 것인지.
식당에서
묵는 것 보다 1,5배는 더 크고 좋으니 딸도 무쟈게 좋아하는데 옆에서 발라주는 나도 엄청 날라가는 느낌이다.
집에서
행사나 모임에서는
언제나 내가 고기 굽는 모습을 보이는데
몇몇 아우들은
항상 반론을 하다가 이제는 그런가보다 하고 토를 달지 않는다(젊어도 가부장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나도 간섭은 절대 없다)
구냥
요리하는 즐거움이다.
딸
아들
친구들 오면 떡복이와 삼겹살 그리고 고추장 양념구이 등등을 해주면 참 좋아한다.
아들 친구들은
집에서 삼겹살 구워 함께 소주 1잔 하면 좋다(로얄 21년산도 1잔 곁들이면서 같이 하면 더 더욱)
밥도
삼겹살 김치구이로 해주면
지금까지
단 함도 보지 못했던 고소한 뽁음밥이 되니 모두 좋아한다(아들은 심심하면 그걸 해 달라고 나를 달달 뽁아대지만)
삼겹살
묵은김치
양파 및 대파
그리고 마늘 다진 것과 고추장(집에서 담은 것과 마트에 파는 것을 함께)
쏘세지와 참치캔
나는
막내동생과 외가집 조카가 좋아하는 우리 마눌의 사천요리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고 좋은데 마눌은 몇년만에 함씩 만들어준다.
쟈들은
2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함씩 얘기한다.
나는
술 안주에 세상에서 단 하나 밖에 없는 가장 맛있는 요리라고 생각하지만.
마눌은
자주 해주지 않는다(아마도 1주일에 거의 오일장 처럼 외식을 하니 특별한 것은 잘 하지 않는데 애들이 얘기하면 또 금방이다)
가끔
생각은 나지만
오늘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하나 밖에 없는 마눌의 생일이다.
딸
아들
오늘 어디에서 어떻게 저녁을 먹을 것인지 계속 얘기하는데 가보지 않은 곳이 없으니(마땅한 곳이 사실 없다)
소주
4천원 하는 식당은 절대 가지 않는데(300% 넘는 짓인데 답답하다)
음식 맛있고
소주 3천원에서 3천 5백원 정도 하는 식당도 있는데 단지 생일이라 해서 쓸데없는 곳에 허비하는 돈은 너무 아깝다고 생각한다.
선물
뭣이 좋을까?
마눌이 요구하는 것들은 어렵다.
딸과 함께
유럽여행이나 갓다오면 좋은데 딸이 요즘은 바빠 시간이 없다.
엄마와 딸
여행을 함께 갔다오면 가장 좋은데(그런데 계속 토닥거리며 싸우는 것은 웰까? 두번이나 보내 줬지만 두번 다 싸웠다. 타국에서)
2018년 11월 3일 토요일 10시 17분
그날
생각해보니
오후에 버스를 타고 다시 바꿔 타고
충무동 로타리에서 내리자말자 달려 자갈치 시장가서 갈치를 사서
바로
뛰어서 버스를 타고 김해로 왔는데 정말 바쁘고 숨가쁘게 마무리 했던 것 같다.
갈치를 굽고
딸과 아들과 함쎄 마눌 생일잔치를 했던 그날(오늘 돌아보니 역시 행복은 소소한 것이다라는 생각)
첫댓글 글이
적으면서 멈추고 날라간다.
날개도 없는데
행복의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