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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선 친근했고 무대선 묵직했다... 70년 외길 연극배우 오현경 별세
조선일보
입력 2024.03.01. 16:58업데이트 2024.03.01. 22:45
https://www.chosun.com/culture-life/performance-arts/2024/03/01/ALY54O6I35D37DG72LHWBJVU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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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연극배우 오현경씨의 빈소가 마련돼 있다. /연합뉴스
70년 연기 외길을 걸어온 연극배우 오현경(88)씨가 1일 오전 9시 11분 경기 김포의 요양원에서 별세했다고 유족들이 전했다. 오씨는 지난해 8월 뇌출혈로 쓰러진 뒤 6개월 넘게 투병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적으로는 1987년부터 6년여 방송된 드라마 ‘TV 손자병법’에서 늘 부장 진급에 실패하는 만년 과장 이장수 역을 맡아 평범한 직장인의 애환을 맛깔나게 그려낸 탤런트로 이름을 알렸지만, 그는 천생 연극배우였다.
서울고 2학년 때 공부 잘 하는 학생들과 함께 교장 선생님을 설득해 연극반을 만들었고, 3학년 때인 1955년 전국 고교생 연극 경연대회에 유치진의 작품 ‘사육신’으로 출전했다. 그가 맡은 역할은 성삼문. 첫 무대 데뷔였다.
문학을 하는 학과에 가면 연극도 배울 수 있겠다는 생각에 연세대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했다. 1학년 때 파격적으로 응원단장을 맡을 만큼 무대 자질이 남달랐다. 연세대 연극 동아리 연희극회(연세극연구회)에서 연극을 했다. 학교 노천무대에 올린 연극에 7000명이 몰릴 만큼 대학 시절부터 명성이 높았다. 그는 평소 누가 대학 전공을 물으면 “연극”이라고 답하곤 했다.
연극 '봄날'에서 지팡이 짚고 노인을 연기한 배우 오현경. /이진한 기자
TV에선 가볍고 친근했지만, 연극 무대에선 늘 묵직했다. 극단 실험극장 창립 동인으로, ‘휘가로의 결혼’ ‘맹진사댁 경사’ ‘봄날’ ‘3월의 눈’ 등 수많은 무대에 섰다. 한 음절도 허투루 다루지 않는 울림있는 목소리, 맡은 배역을 살아내듯 깊이 있는 연기로 늘 무대의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배우였다. 1970년대 그가 출연해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한 연극 ‘허생전’은 명동성당까지 표를 사려는 줄이 이어지고, 표를 못 구한 관객들이 극장 유리창을 깨고 뛰어들면서 기마 경찰이 질서 유지에 나서야 했을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1994년 식도암, 2007년 위암 수술을 받는 등 끊이지 않는 병마(病魔)에 시달렸지만, 그의 연기 투혼은 식지 않았다. 말년에도 ‘햄릿’ ‘레미제라블’ 등의 작품에서 주·조연 단역을 가리지 않고 기회가 닿을 때마다 무대에 서며 후배 배우들의 모범이 됐다. 식도암 수술을 앞두고 쓰러졌을 땐 전기충격기 응급치료를 받고 깨어났다. 부인인 배우 윤소정씨가 남편이 죽은 줄 알고 울고 있었다. 그 때 막 눈을 뜬 오현경은 “이 사람아, 왜 그래! 창피하게!”라고 호통을 쳤다.
TV 출연으로 각광받으며 당시 돈으로 집 두 채 가격에 해당하는 거액의 광고를 제안 받기도 했지만 ‘예술 하는 사람이 어떻게 상업 광고를 찍느냐’며 거절했던 일화도 유명하다.
연극계에서도 첫 손에 꼽히는 발성과 화술의 대가. 2001년 사재를 털어 배우 재교육 연구소 ‘송백당’을 세워 배우들에게 우리말 모음의 장·단음 구별법과 억양을 가르치기도 했다. 생전의 그는 “연극배우는 청중이 300명이든 500명이든 똑같이 듣도록 발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극‘3월의 눈’에서 함께 살았던 한옥이 뜯기는 날, 마침내 이별하는 노부부(오현경·손숙) 위로 눈이 내린다. 오현경은 2017년 아내 윤소정 배우를 잃은 지 반년여 만에 연극 ‘3월의 눈’을 시작했다. 그가 연기한 피란민 할아버지는 먼저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영혼과 줄곧 한 무대에 선다. 당시 손진책 연출가는 “내가 지금 몹쓸 짓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고 했었다. 정작 오현경 배우 본인은 아무 내색 없이 최고의 무대를 보여줬다. /국립극단
동아연극상(1966), KBS연기대상(1992), 서울시문화상(2011) 등 많은 상을 받았고 대한민국연극제, 서울연극제 등에서 연기상을 받았다. 2013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 됐고,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이해랑연극상 수상자인 아내 윤소정 배우와는 1964년 TBC 1기 공채 탤런트로 만나 결혼했으며, 2017년 6월 사별했다. 오현경은 부인을 잃고 반년여 만에 국립극단 연극 ‘3월의 눈’(배삼식 작, 손진책 연출)을 시작했다. 곧 뜯겨나갈 한옥에 사는 피란민 노부부 이야기인데, 오현경이 연기한 할아버지는 먼저 세상을 떠난 할머니의 영혼과 줄곧 한 무대에 섰다.
유족은 딸 오지혜 배우와 아들 오세호씨. 빈소는 연세대학교 신촌장례식장 12호실, 발인은 5일 오전 5시20분, 장지는 천안공원묘원. (02)2227-7591
이태훈 기자
2024.03.01 17:06:11
늘 화면을 비춰주시던 분이 얼굴에선합니다 고인에 명복을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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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17:26:08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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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17:40:20
'연기상을 수상했다''보관문화훈장을 수훈했다'(?) 상을 받음이 '수상(受賞)', 훈장을 받음이 '수훈(受勳)'이다. '상을 수상했다''훈장을 수훈했다'에서 '상(賞)''훈(勳)'은 군말로 '연기상을 받았다''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로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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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18:00:53
88년을 살면서도 이렇다 할 만한 일체의 논란없이 참으로 모범적인 예술인의 삶을 살다 가셨습니다. 그간 노고에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부디 영면하세요. p.s. 예술인이랄것도 없는 잡기에 능한 예능인들 뭔가 느낄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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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17:59:54
지인이나 방송에서 낯익은 분들이 차차 떠나간다를 느끼는 게 인생에서 당연하면서도 너무 아쉽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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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17:52:45
좋아하는 배우 한 분이 천국에 가셨구나. 부부 모두 훌륭한 배우였는데 이제 천국에서 만나겠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오래 전 같은 식당을 단골로 삼아서 가끔 옆자리에서 식사하던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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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18:29:50
대한민국이 못살던 시대에 국민과 애환을 같이하던 영웅들이 아쉽게 사라져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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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17:44:57
아래위가 모두 연극 가족이네... 한 생애를 연극하며 사셨군요. 수고 많으셨으니 이제 소풍 끝내고 평안히 쉬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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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19:12:41
결국 다 가는 인생이네요. 편히 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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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18:12:30
내가 좋아하는 배우 인데 ..... 삼가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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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17:44:13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영면 하소서.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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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18:37:14
이제 다 돌아 가시는 구만 이 분도 돌아 가시네. 고인에 명복을 빈다. 나의 사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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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19:14:18
아. 이분이 떠나셨네요. 가는 음성, 매서운 눈매, 백발의 연기인으로 기억되는데..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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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23:48:17
오현경은 연기도 잘 했지만 노래도 매우잘 했다. 1956년 연대 입학생 환영회가 노천극장에서 있었는데 오?경이 신입생 대표로 나와 "Cherry and pink apple blossom white " 를 영어로. 부른걸 지금도 기억한다. 노래, 연극, 만담, 못하는게 없는 만능 연예인이었다 의리도 있는 좋운 친구였지, "현경아, Rest in Heave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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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20:40:57
오현경 배우님, 삼가 명복을 빕니다. 이 기사에서 "모음의 장,단음 구별법과 억양"이란 말이 나옵니다. 한국어 표준발음법에 "모음의 장,단음을 구별하여 발음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아나운서들도 이거 정확히 하는 사람 거의 없습니다. 예를 들어 "朝鮮조선"과 "造船조선"의 발음을 여러분은 구별할 줄 아십니까? 앞 단어는 [조선], 뒤 단어는 [조:선]입니다. "演技연기"와 "煙氣연기"는 구별해서 발음할 줄 아십니까? 앞 단어는 [연:기], 뒤 단어는 [연기]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연기자들도 모두 [연:기]를 [연기]로 잘못 발음합니다. 모두 비표준 발음입니다. 이게 왜 이러냐면 학교에서 모음을 장단음으로 구별하는 발음 교육을 안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날 아나운서들도 한국어 표준발음을 정확히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순재 님, 오현경 님 같은 분들이 후배들에게 표준발음을 열심히 공부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제가 말한 것은 국어사전 찾아보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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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19:19:34
드라마 TV 손자 병법에서 오현경 서인석 장용 김희라 김성찬 정종준 연기 잘하고 개성 강한 분들이 어우러져 참으로 재미 있게 봤던 드라마였는데. 오현경님 진심으로 애도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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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18:42:11
연기자이지만 상업 광고 출연을 거절한 분으로 압니다. 평생을 연극과 방송 드라마의 배우로 성우로 오직 연기만 하신 순수한 예능인으로 압니다.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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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19:17:32
세월이란 무게는 누구도 감당 못하는구나.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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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21:30:39
늘 좋아했던 연기자였는데... 편히 쉬소서.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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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20:28:32
삼가 영전에 명복을 빕니다.! May God bless you.! underwoodmoon in B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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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20:21:59
삼가 故人의 冥福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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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20:16:50
훌륭한 연예인이셨어요 존경합니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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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19:54:57
삼가 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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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23:23:58
사랑합니다. 영면하시옵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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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19:05:41
남산아파트에서 두 대배우님 부부께서 사시던 모습을 이젠 볼 수 없게 되었군요. 이젠 하나님 품에서 영면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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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18:46:15
오현경 선생님..깊은 哀悼를 드립니다! 고통 괴로움 이별없는 하나님 나라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오소서!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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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18:45:07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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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2 07:06:17
인격있는 고고한 선비,실력있는 사나이다운 분도 가셨어요! 人物은 가시고 雜것들이 설치는 오늘의 대한민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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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2 06:07:11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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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23:53:32
레전드분들이 점점 타계하시니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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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20:44:14
때가 되니 스타도 한분식 사라지는구나!!! 아! 옛날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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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2 06:06:34
손자병법을 참 재미있게 봤었는데. 오현경연극배우님 좋은세상에 가셔서 편히 아내분 만나시고 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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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2 05:46:37
명복을빕니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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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2 05:41:45
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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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2 04:58:24
정말 소중한 분이 또 한 분 우리 곁을 떠나셨네요..... 진정한 연극인이셨는데.... 진심으로 삼가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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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2 01:10:28
늘 종경, 해오던 선배님, 극락왕생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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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23:14:53
좋은 연기자였습니다. 평화롭게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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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22:36:34
평생 좋아하는 분야에 종사했다는건 행복이라면 행복이겠죠. 젊은시절 TV연속극 일요부인에서 코믹한 배역으로 나온걸로 기억하는데 벌써 세상을 뜨네요. 정말 인생은 짧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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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22:02:24
그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명복을 빕니다 ㅠ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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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21:44:24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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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21:40:40
덕분에 우리 인생이 행복했습니다. 돌아오지 못할 길이라는 건 알지만, 꼭 다시 오셔서 우리 곁에 서 주실 것을 믿습니다. 편히 쉬십시요.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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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21:00:54
아재요! 이렇게 부음을 듣네요. 이제 천국에서 편히 쉬시소.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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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20:58:01
고인의 명복을빕니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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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20:01:18
삼가 가족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시기를....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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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19:55:52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TV에서 보늘 선한 표정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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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2 08:06:49
고인의명복을빕니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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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2 07:28:24
진정한 연기인 이셨지요. 영면하소서.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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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2 07:24:34
아,존경했던 선배님,명복을 빕니다.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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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2 07:16:48
삼가고인의명복을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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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2 05:20:11
1970년대 후반 속초시외 버스터미널에서 이 분 혼자 우두커니 버스가 들어오길 기다리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오현경씨 아니세요.하고 인사했더니 아!예.안녕하세요..하고 심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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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2 03:13:25
때가 되면 하나 둘 다가는 구나 ~ 부디 영면하소서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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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23:04:33
고인의 명복을빕니다 한세상 국민의위해 행복한모습이 되어 주신 고인께 삼가 감사의 마음 드립니다 그리운마음 가슴에 담아두고 가족분들에게 애도의마음 전함니다 .
답글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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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22:01:33
칼칼하던 연극 대가가 떠나시는구나. 영면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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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21:47:21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주님 오현경연령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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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19:50:53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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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1 19:33:39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사람들은 늙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은희 씨, 김진규 씨, 엄앵란 씨, 신성일 씨, 김성호 씨. 허장강 씨 , 김희갑씨 등 여러분들이 늙지 않고 전성기 때로 남으실 수 있었다면, 많은 펜들이 지금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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