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子曰 述而不作 信而好古 竊比於我老彭 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옛것을 전술(傳述)하기만 하고 창작(創作)하지 않으며, 옛것을 믿고 좋아하는 것을 나는 가만히 우리 상(商)나라의 어진 대부(大夫)인 노팽(老彭)에게 견주노라.”라고 하셨다.
述傳舊而已 作則創始也 故作非聖人不能 而述則賢者可及 竊比尊之之辭 我親之之辭 老彭商賢大夫 見大戴禮 蓋信古而傳述者也 孔子刪詩書 定禮樂 贊周易 修春秋 皆傳先王之舊 而未嘗有所作也 故其自言如此 蓋不惟不敢當作者之聖 而亦不敢顯然自附於古之賢人 蓋其德愈盛而心愈下 不自知其辭之謙也 然當是時 作者略備 夫子蓋集群聖之大成而折衷之 其事雖述 而功則倍於作矣 此又不可不知也. 述이라는 것은 옛것을 전할 뿐이다. 作은 창시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作이란 성인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것이나, 述의 경우는 현자라도 가히 미칠 수 있다. 竊比란 그 사람을 높이는 말이다. 我라고 한 것은 그 사람을 친밀하게 대하는 말이다. 노팽은 상나라의 어진 대부였으니, 大戴禮에 대체로 옛것을 믿고 전술한 사람으로 드러나 보인다. 공자는 시서를 산삭하고, 예악을 정하였으며, 주역을 찬술하고 춘추를 닦았으니, 선왕의 옛것을 전하였을 뿐, 창작한 바는 일찍이 없었다. 그러므로 공자 스스로 말한 것이 이와 같았다. 대개 단지 창작하는 사람의 성스러움을 감히 감당하지 못하였을 뿐 아니라, 또한 감히 드러내놓고 옛날 현인에게 스스로를 비유하지도 못하였다. 대개 그 덕이 성대할수록, 마음은 더욱 낮아져서, 그 말이 겸손한지조차 스스로 알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때를 당하여, 창작된 것들이 다소 구비되어 있어서, 공자는 대개 여러 성인의 큰 성취들을 모아서 그것을 절충하였을 것이다. 그 일은 비록 전술한 것이었으나, 그 공은 창작보다 배는 더 컸으니, 이것 또한 알지 못해서는 안 된다. 記曰 作者之謂聖 述者之謂明 예기에 말하길, 창작하는 자를 일컬어 聖이라고 하고, 전술하는 자를 일컬어 明이라고 한다고 하였다.
虞德篇 有商老彭之語 包氏註云 商賢大夫 대대례 우덕편에 商老彭이란 말이 있다. 포씨가 주석에서 이르길, 상나라의 어진 대부였다고 하였다. 朱子曰 孔子賢於堯舜 非老彭之所及 自不須說 但其謙退不居而反自比焉 且其辭氣謙遜 而又出於誠實 所以爲盛德之至也 주자가 말하길, “공자는 요순임금보다 현명하였으니 노팽이 미칠 바가 아니었음을 저절로 말할 필요도 없었지만, 단지 겸퇴하여 자처하지 않으시고 도리어 스스로를 그에 견주었고, 또한 그 말의 기운이 겸손하였으며 다시 誠實에서 나왔으니, 이 때문에 성대한 덕의 지극함이 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新安陳氏曰 此以下推廣餘意 신안진씨가 말하길, “여기 이하는 그 나머지 뜻을 미루어 넓힌 것이다.”라고 하였다.
問述而不作 如何 程子曰 此聖人不得位 止能述而已 누군가 묻기를, “전술할 뿐 창작하지 않은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라고 하였다. 정자가 말하길, “이것은 성인께서 지위를 얻지 못했기 때문에, 전술할 수 있음에 그쳤을 따름이다.”라고 하였다.
問聖人不得時不得位 只如此 聖人得時得位時 更有制作否 朱子曰 看聖人告顔子四代禮樂 只是恁地 恐不大段更有制作 亦因四代有此禮樂而因革之 亦未是作處 누군가 묻기를, “성인께서 때를 얻지 못하였고 지위를 얻지 못하였기에 그저 이와 같았을 뿐입니다. 성인께서 때를 얻고 지위를 얻은 때라면, 다시 창작함이 있었을까요?”라고 하였다. 주자가 말하길, “성인께서 안자에게 四代의 예악을 알려주신 것을 살펴보면, 그저 이러할 따름이다. 아마도 대단하게 또 다시 창작함이 있지는 않을 것이다. 四代로 인하여 이러한 예악이 있었고, 또한 이를 바탕으로 개혁하는 것은 또한 창작하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
2 | 問春秋恐是作否 曰 其事則齊桓晉文 其文則史 其義則丘竊取之矣 看來是寫出魯史中間 微有更改爾 누군가 묻기를, “춘추는 아마도 지은 것이 아니겠습니까?”라고 하였다. 말하길, “그 일은 제환공과 진문공의 일이고, 그 글은 곧 역사이며, 그 義는 孔丘가 몰래 취한 것이다. 보기에 노나라의 역사를 써내는 중간에 다시 고쳐 쓰는 것이 약간 있었을 따름이다.”라고 하였다.
問信而好古 曰 旣信古又好古 今人多信而不好 或好而不信 如好之者 他也且恁地說 信之者 雖知有箇理恁地 畢境是欠了箇篤好底意思 누군가 옛것을 믿고 또 좋아하는 것에 대하여 물었다. 말하길, “이미 옛것을 믿으면서도 다시 옛것을 좋아하는 것이다. 지금 사람들은 대부분 믿기는 하지만 좋아하지 않거나, 혹은 좋아하지만 믿지는 않는다. 예컨대 옛것을 좋아하는 자는 그도 또한 이렇다고 말하고, 옛것을 믿는 자는 비록 이렇게 이치가 있다고 알고 있더라도, 필경은 독실하게 좋아한다는 뜻이 부족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楊氏曰 孔子自謂述而不作 孟子言孔子作春秋 春秋雖孔子作 然其事則桓文 其文則史 孔子自謂 其義則丘竊取之 是亦述而已 양씨가 말하길, “공자님께서 스스로 말씀하시길, 전술하였을 뿐 창작하지 않았다고 하셨고, 맹자는 공자께서 춘추를 지으셨다고 말하였다. 춘추는 비록 공자께서 지으셨지만, 그러나 그 일은 제환공과 진문공의 일이었고, 그 글은 역사였으며, 공자님 스스로도 그 義는 나 공구가 몰래 취한 것이라고 말씀하셨으니, 이는 역시 전술한 것일 따름이다.”라고 하였다.
慶源輔氏曰 作者略備 觀諸經可見 集大成以折衷之 亦於諸經見之 然群聖所作 因時制宜 以成一代之制 夫子折衷參互訂正以垂萬世之法 夫子賢於堯舜者在是 경원보씨가 말하길, “창작한 것이 대략 갖추어졌다는 것은 여러 경전을 살펴보면 알 수 있고, 大成을 모아서 절충한 것도 역시 여러 경전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여러 성인들이 창작한 바는 그 시대를 바탕으로 합당하게 제작함으로써 한 시대의 제도를 이룬 것이지만, 공자께서는 절충하고 서로 참고하여 수정함으로써 만세의 법을 드리워준 것이니, 공자께서 요순임금보다 현명하다는 것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雙峯饒氏曰 春秋雖因魯史而修之 然實却是作 蓋賞罰天子之事 時王不能正其賞罰 故春秋爲之褒善貶惡以誅亂賊於旣死之後 是以匹夫而代天子行賞罰也 此事前古所無 孔子始創爲之 故雖述而實作 集大成者 詳見孟子集註 書述政事 詩道性情 禮以正行 樂以養德 各是一事 如樂之小成 夫子合六經而折衷之 如樂之集衆小成而爲大成 쌍봉요씨가 말하길, “춘추는 비록 노나라 역사를 바탕으로 수정한 것이지만, 그러나 실제로는 도리어 창작한 것이다. 대체로 상벌은 천자의 일이나, 당시 천자는 그 상벌을 바르게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춘추가 그를 위하여 선한 것은 칭찬하고 악한 것은 폄하함으로써 이미 죽은 뒤에 난신적자를 주벌하였으니, 이런 까닭으로 필부이지만 천자를 대신하여 상벌을 행한 것이다. 이러한 일은 이전에는 없던 바였으니, 공자가 처음으로 창조하여 행한 것이다. 그러므로 비록 전술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창작한 것이다. 집대성이라는 것은 맹자집주에 상세하게 드러나 있다. 서경은 政事를 서술한 것이고, 시경은 性情을 말한 것이며, 禮로써 행실을 바로잡고, 樂으로 덕을 기르는 등 각자 하나의 일이니, 마치 樂의 小成과 같은 것이다. 공자께서 六經을 합하여 이를 절충한 것은 마치 樂이 여러 小成을 모아서 大成을 이루는 것과 같은 것이다.”라고 하였다.
新安陳氏曰 諸家說此章 多於述作二字著意 信而好古一句 則忽略之 夫信而好古 乃述而不作之本 夫子嘗自謂好古敏以求之 又謂不如丘之好學 常人之所以不知好古不能好學 皆信道不篤故爾 惟能篤於信道 所以深好古道 惟篤信好古 所以惟述古而不敢自我作古焉 此朱子今人多信而不好 或好而不信 一條所以不可無也 신안진씨가 말하길, “諸家들이 이 장에 대하여 말하면서, 대부분 述作 두 글자에 대하여 뜻을 두고 있을 뿐, 옛것을 믿고서 좋아한다는 구절에 대해서는 소홀히 대하곤 한다. 무릇 옛것을 믿고 좋아하는 것은 오히려 述而不作의 근본이다. 공자께서 일찍이 스스로 말씀하시길, ‘옛것을 좋아하여 민첩하게 그것을 구한다’고 하셨고, 또 말씀하시길, ‘나 공구가 배우기를 좋아함만 못하다’고 하셨으니, 보통 사람이 옛것을 좋아할 줄 모르고 배우기를 좋아하지 못하는 까닭은 모두 道를 믿는 것이 독실하지 않기 때문일 뿐이다. 오직 道를 믿는 것에 독실할 수 있기 때문에, 따라서 옛날 道를 깊이 좋아하는 것이고, 오직 옛것을 독실하게 믿기 때문에, 따라서 오직 옛것을 전술할 뿐 감히 스스로 옛것을 창작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지금 사람들이 대부분 믿지만 좋아하지 않거나 혹은 좋아하지만 믿지 않는다’고 한 주자의 말 중에서 한 조목이라도 없을 수가 없는 까닭이다.”라고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