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하는 것은 사실일 수 없다
허버트 마르쿠제(서기 1898∼1979년)
처음 볼 때, 허버트 마르쿠제의 의 1941년 저서 '이성과 혁명'에 나오는 "존재하는 것은 사실일 수 없다"는 주장만큼 납득하기 힘든 주장도 없다. 만약 존재하는 것이 사실일 수 없다면, 대체 무엇이 사실이란 말인가?그러나 마르쿠제의 이 말은 상당부분 독일 철학자 게오르크 헤겔의 "이성적인 것은 현실적인 것이고, 현실적인 것은 이성적
인 것"이라는 주장을 전복하려는 시도였다.
마르쿠제는 헤겔의 주장이 기존 정치체제와 같이 실재하는 것은 반드시 이성적이라고 오도할 여지가 있어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가 이성적이라고 받아들이는 일들이 어쩌면 우리가 인정할 수 있는 수준보다 훨씬 더 비이성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많은
일들의 비이성적 속성을 우리에게 깨우쳐 주고자 노력했다.
체제 전복적 이성
마르쿠제는 특히 자본주의 사회에 대해,
그의 표현에 따르면 "그 자유와 억압, 생산성과 파괴력, 성장과 퇴보 간의 가공할 만한 조화"에 대해 매우 불안해했다. 우리가 사는 이 사회가 이성과 정의에 기초한 듯 보여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생각만큼 이성적이거나 정의롭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마르쿠제는 이성을 폄하하기보다, 이성의 체제 전복적인 측면을 활용하면 사회에 대한 문제 제기가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했다. 마르쿠제가 생각했던 철학의 목표는 "가장 이성적인 사회 이론"이었다.
허버트 마르쿠제는 우리가 빠른 자동차와 같은 소비
재를 사용해 자신을 인정하려 든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물건에서 "자신의 영혼을 찾으면서 스스로 만든 물건들의 연장 수준으로 전락한다는 뜻이다.
맥락읽기
이전의 관련 역사
서기 1820년 : 게오르크 헤겔은 저서 법철학Philosophy of Right』 에서 이성적인 것은 현실적인 것이고, 현실적인 것은 이성적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기 1867년 : 카를 마르크스는 저서『자본론 1권을 출간하면서, 자본주의 사회의 '운동법칙(laws of motion)'을 제시하고 인간을 착취하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서기 1940년대 : 마르틴 하이데거는 기술의 문제점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이후의 관련 역사
서기 2000년 : 슬라보예 지젝은 기술자본주의 사회, 전체주의 사이의 관계를 연구했다.
* 출처 : 철학의 책(윌 비킹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