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밖에서 처음으로 블랙커피를
의사의 권유로 시작한 아침 저녁 가벼운 산책이
살짝 요령이 생겨 숨도 덜 차고
다리도 약간 힘이 생겨 동네를 몇 바퀴 걸을 정도가 되었어요
미련 곰탱이 여름은 꼼지락 거리며 가을 녀석에게
자리를 내어주지 않아서 아직은 살짝 덥고 게다가
체력이 저질인지라 좀만 걸어도 발목은 욱신거리고
땀은 삐질 거리며 제 이마를 희롱하지만
한 달 전에 비하면 엄청난 발전이라고 스스로를 합리화 하면서
오늘 저녁도 뿔뚝이 배를 출렁거리며 열심히 걸었어요
집 앞에 다 와서 평소보다 좀 빠른 걸음 때문이었는지
힘이 들어 숨을 고르고 있는데 문득 편의점 불빛이 눈에 들어오고
아이스커피 생각이 막 똥꼬를 스쳐 척추를 관통하고 전두엽을 자극을 하네요
사실 당뇨 판정과 기타 건강 문제로 커피를 안 마신지 두 달이 넘었거든요
아주 가끔 블랙커피 그것도 인스턴트 말고 원두로 내린 블랙커피는
크게 문제는 없다는 말이 생각나 씩씩 거리며 용감하게 편의점으로 들어갔지요.
집 바로 아래에 있는 이마트 편의점인데 여기서는 커피를 내려서 팔아요
“ 사장님 아아 블랙 하나 주세요. ” 했더니
얼굴이랑 목덜미에 줄줄 흐르는 땀을 보셨는지
제가 마시려고 방금 내린건데 드세요. 하며서 커피를 주십니다.
편의점이 도로가 아니고 살짝 골목 안에 있어서
그 앞에 있는 테이블이 널찍하게 몇 개 있어요
다행스럽게 비어있는 곳에 앉아서 당연하게 맛 없으리라
예상하고 한 모금 ...오잉...........
이게 왜 맛있는거....
참으로 신기하고 신박하게도 평소 그렇게도 싫어하던
블랙 커피가 너무 너무 맛있는 거에요.
입맛이 변하면 죽을 때가 된 거라던데 혼잣말로
이런 쓰잘데기 없는 독백을 햄릿의 주인공처럼 중얼거리며
그 시원하고 맛난 커피를 홀짝이면서 지나가는 사람들도
구경하고 간만에 하늘도 올려다 보고 있었어요
옆 테이블에는 젊은 남녀 한 쌍이 이쁜 강아지를 데리고
캔 맥주를 마시고 있고
다른 테이블에는 어르신 두 분이 무슨 재미난 이야기가 있으신지
껄껄 웃으며 소주잔을 비우고 게시네요
골목에는 단군의 후예답게
배달의 기수들이 백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부지런히 오토바이로 쑥과 마늘을 실어 나르고
귀여운 커플티랑 반바지까지 맞춰 입은 부부인듯한
참 잘 어울리는 한 쌍은 팔짱을 꼭 끼고 지나가네요
이런 골목길의 풍경에
괜스레 마음이 편안해지고 기분도 좋아집니다.
그러다 문득 깨닫게 되었답니다.
아 내가 이 시간에 방이 아닌 밖에서
평생 처음으로 내가 직접 산 블랙커피를 마시면서
사람들을 쳐다보고 있구나
곰곰 따져보니 거의 몇 년을 이 시간에 밖에 나와본 적이 없었어요
최근에 산책을 하면서도 고개를 푹 땅에 박고 걷기만 했지요.
이제 가끔은 외롭고 힘들면 이 편의점 작은 테이블에 앉아서
블랙커피 한잔하면서 지나가는 사람들도 쳐다보고
하늘도 올려다봐야 할 거 같아요.
대화할 사람 전화할 사람 하나 없는 쓸쓸한 삶이지만
그저 사람들이 지나가는 거리에 내가 앉아있다는 자체로도 조금 위안이 되네요.
내일 아침 산책은 골목길 도는 거 말고
공원에 한번 가보려고 합니다
거기 벤치에 앉아서 보는 세상과 사람들도 참 좋을 거 같아요
올려다보는 하늘도 틀림없이 더 푸르고 맑을 겁니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네요.
다들 아시죠 하늘 높이 올라가면 몸이 마비된다 천고마비 ?.....
이 가을 우리 카페 모든 님들의 가정에
행복과 건강이 영원히 무기징역 하기를
비나이다 비나이다.
첫댓글 안녕하세요. 겨울 꽃장수님.
의사의 권유로 시작한 산책이 님을 보양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랑스럽고 위트 범벅인 글이 마트에서 골목에서
그리고 공원에서 블랙커피의 야릇한 향기로 번져 가더니
저의 책상 앞에 놓여 긴밤을 지새라고 유혹하고 있습니다.ㅡㅋㅋ
건강 잘 다스리셔서,여기 카페에서 좋은, 참한 친구들 사귀시고
언제나 지금처럼 행복하십시요.
에고 어설픈 글 좋게 보아주셔서 감사해요^^
좋은 하루 되세요
마음으로 웃어 봅니다.
소박한 일상이며,
그렇게 멋을 부리지 않은
감성이 멋져 보여요.
골목안 풍경이
블랙커피의 향과 함께
작은 행복으로 다가오네요.
겨울 꽃장수님,
닉네임도 재미있습니다.
콩꽃님도 닉네임이 예쁘셔요^^
겨울 꽃장수도 되고
겨울꽃 장수도 된답니다^^
제가 지은 유치한 시 제목이에요.
골목 풍경은 그래서인지
늘 푸근하고 여유롭습니다.
그 여유, 앞으로 더 많이 찾으시고
공원까지 넓혀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넵 감사^^
드뎌 오늘 아침 공원에 다녀왔어요
너무 너무 좋았어요^^
마음자리님도 건강하세요
몸이 편찮으셨군요.
더운 여름 보내시느라 고생 많으셨네요.
요즘은 조석으로 선선해져서
산책할만 하지요.
오늘 아침 산책길도 참 상쾌하더군요.
편의점 블랙커피~
여유롭게 주변도 살피며 자주 애용하시고
건강 되찾으시길 빕니다^^
저도 첨으로 공원 산책가서 참 상쾌한 아침이었어요
같은 모닝 산책족 이시군요 ㅎㅎ
행복하세요
차분하게 글을 잘 쓰시네요.
건강 잘 관리하여 이 좋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즐겁고 아름다운 일들을 많이 묘사해주세요.
화이팅 ~!!
네 감사합니다^^
아자아자 화이팅~~
블랙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 중 한 명입니다.
블랙 커피를 마시며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를 한껏 즐기셨군요. ^^~
네 전에는 진짜 정말 싫어했는데
그게 참 맛있어서 저도 엄청 놀랬어요
자취 남겨 주셔서 감사^^
한가롭고 여유로운 느긋한 행복이 커피향과 함께 제게도 느껴집니다.
산책하는 반경이 점점 넓어지면서 건강도 점점 좋아지실 것 같아요.
잔잔한 평화로운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별거 아닌 글에 좋게 느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소소
하늘 높이 올라가면 몸이 마비된다? ㅎ
정말 재미있게 풀이하셨군요.
겨울꽃장수님
자주 하늘을 바라보세요.
오늘 새벽 하늘 그믐달이 정말 이뻤어요.
네 이제 하늘을 자주 보려구요.
풍성한 가을 되소소
소중한 댓글 감사^^
담담하게 아침 산책 길
그리고 블랙커피을 마시는 편의점 풍경을
그려 주셨네요.
말씀처럼 더 거리를 넓히시어
주변 산책 많이 하시기를
평범한 하루의 일상에 행복이
가득하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수필방에 자주 들리시고 행복하세요.
네 자주 들릴게요
감사해요 한스님^^
행복한 하루 되소소
오랜 병 상 생활끝에 나오셨나 봅니다
다리에 힘도 조금씩 붙고 건강을 회복해가시는
과정이라면 일상의 삶으로 복귀하실 날도
머지 않을거 같군요
힘 내시길 바랍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필담님도 행복 가득한 하루 되세요
인생사 살다보면 누구나가 사는게 만만하지가 않은 시절이 있어요.
그런거죠.
그렇지만...살아 있음에 감사하는
시간도 우리에게는 있어요.
겨울꽃장수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갑자기 블랙커피가 먹고 싶어졌어요.
커피는 향이 대박이잖아요.
네 좋은 말씀 가슴에 새길게요^^
좋은 향기 나는 커피 드시면서
멋진 하루 보내세요^^
나이가 아직 한창이신데 몸이 안 좋으신가 봅니다.
아마 당뇨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운동 많이 하시고..
누군 가는 이불 밖은 위험하다고 하였지만..
세상 밖도 재밌는 게 많은 것 같습니다.
천고마비의 뜻을 깊이 새기며 짧은 글 남깁니다.
몸이 마비되는 일은 없어야겠죠.^^
네 ^^ 몸이 마비되지 않도록
열심히 산책하려구요^^
햇살 가득한 가을이네요
행복하소소
골목길 스케치가
다정다감하게 느껴지고
좋은 동네에
살고 계시기에
쾌차하시길 소망하여 봅니다.
저의 경우
몸이 구부정하여
고개를 떨구고 보행하였는데
댄스 선생님이
아랫배 윗부분에 있는
갈비뼈 중심에
힘을 주고 다녀라 하여
갈켜준데로 하였더니
하늘 보는데
익숙해 졌습니다.
아 보슬비님 댄스를 배우시는군요
저도 몸이 좀 좋아지면 꼭 배우고 싶어요
언제 남자끼리 함 추어보아요^^"
소중한 댓글 감사합니다
겨울꽃장수님의 수필방 입문을 환영 합니다 .
몸이 편찮으셨군요 .
어서 빨리 쾌차 하셔야죠 .
낮에 공원에도 가 보시고 , 하늘도 올려다 보시고
그러다 보면 말 벗도 생기지 않을까요?
이이스 불랙 커피를 드신게 제탓은
아니지요?
저는 늘 뜨거운 불랙 아메리카노 입니다 .
아녜스님 댓글 보고 넘넘 반가워서
열심히 답글 달았는데 사리진 ㅠㅠ
하지만 더 다시 쓰면 된다는 ㅎㅎ
이제 저도 뜨거운 블랙 아메리카노 경험할
계절이 다가오고 있네요.
그리고 말씀처럼 아녜스님 쓰신 아침단상이라는 글 보고
제가 커피 생각났던 기억이 숨어있다 요날 쏘옥
튀어 나왔나 봅니다^^
소중한 걸음 감사^^
글을 참 예쁘게 잘쓰시는데 많이 아프신가 봅니다
빨리 건강을 회복하셔서 활기찬 생활이어가시길 기원합니다 !
네 아직 어린 놈이 여기 저기 아픈데가 좀 있어서
민망합니다.
응원 감사드려요^^
저는 블랙 커피를 못 먹습니다.
아무 맛도 없던데요.
달아야 먹어요.ㅎㅎ
건강 잘 챙기십시요.
아직 젊으시잖아요.
네 저도 전에는 도대체 이걸 먼 맛으로 먹나 했는데
참 이상하더라구요^^
네 건강 챙기려고 열심히 공원가서 산책하고 있어요
지언님도 건강하고 행복하소소
블랙커피의 맛과 향을 즐기는 사람이 부럽습니다
전 설탕과 프림이 없으면 속에서 탈이 나서 못 마십니다
블랙커피를 마시면서 차분하게 눈에 보이는 풍경을 감상하였군요
그 풍경을 그려 봅니다 ~
좋은 공기 많이 마셔요
하하 저도 원래 못 마셨는데
체질이 변했는지 요즘은 가끔 마십니다^^
이렇게 들려 주셔서 감사해요
아침 저녁으로 공원 산책하면서
좋은 공기 마시려고 노력한답니다^&^
좋은 하루 되시고 행복하소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