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 그리고 마무리

[그산]

여름비 - Gheorghe Zamfir

스코트니어링과 헬렌니어링

스코트가 가기 한 달 반 전인,

그이의 100세 생일 한 달 전 어느 날 테이블에

여러 사람과 앉아 있을 때 그이가 말했다.

"나는 더 이상 먹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다시는 딱딱한 음식을 먹지 않았다.

그이는 신중하게 목적을 갖고 떠날 시간과 방법을 선택했다.

정연하고 의식이 있는 가운데 가기 위함이었다.

그이는 단식으로 자기 몸을 벗고자 했다.

단식에 의한 죽음은 자살과 같은 난폭한 형식이 아니다.

그 죽음은 느리고 품위있는 에너지의 고갈이고,

평화롭게 떠나는 방법이자, 스스로 원한 것이었다.

안팎으로 그이는 준비를 했다.

그이는 언제나 '기쁘게 살았고, 기쁘게 죽으리. 나는 내 의지로 나를 버리네.'

라는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말을 좋아했다.

이제 이것을 실천에 옮길 수 있었다.

그이는 스스로 육체가 그 생명을 포기하도록 하는 자신의 방법으로 죽음을 준비했다.

나는 동물들이 흔히 택하는 죽음의 방식,

보이지 않는 곳까지 기어나와 스스로 먹이를 거부함으로써 죽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조용히 받아들였다.

한 달 동안 그이가 뭔가 마실 것을 원할 때

사과, 오렌지, 바나나, 포도 같이

그이가 삼킬 수 있는 것이면 어떤 것이든 쥬스를 만들어 먹여주었다.

그러자 그이는 "이제 물만 마시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그이는 병이 나지 않았다.

여전히 정신이 말짱했고, 나하고 대화를 나누기도 했지만,

몸은 수분이 빠져나가 이제 시들어가고 있었고,

평온하고 조용하게 삶에서 떨어져 나갈 수 있었다.

1983년 8월 24일 아침

나는 그이의 침상에 같이 있으면서 조용히 그이가 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반쯤 소리내어 나는 옛 아메리카 토착민들의 노래를 읊조렸다.

"나무처럼 높이 걸어라. 산처럼 강하게 살아라.

봄바람처럼 부드러워라. 네 심장에 여름날의 온기를 간직해라.

그러면 위대한 혼이 언제나 너와 함께 있으리라."

나는 그이에게 중얼거렸다.

"여보, 이제 무엇이든 붙잡고 있을 필요가 없어요.

몸이 가도록 두어요. 썰물처럼 가세요. 같이 흐르세요.

당신은 훌륭한 삶을 살았어요.

당신 몫을 다했구요. 새로운 삶으로 들어가세요. 빛으로 나아가세요.

사랑이 당신과 함께 가요. 여기 있는 것은 모두 잘 있어요."

천천히 천천히

그이는 자신에게서 떨어져나가 점점 약하게 숨을 쉬더니,

나무의 마른잎이 떨어지듯이 숨을 멈추고 자유로운 상태가 되었다.

그이는 마치 모든 것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 시험하는 듯이

"좋-아"하며 숨을 쉬고서 갔다.

나는 보이는 것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겨갔음을 느꼈다.

스코트 니어링의 죽음에 대한 헬렌 니어링의 회고

   -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에서

제가 존경하는 스코트 니어링의 삶과 죽음에 대한 글을

올려드립니다

[콩꽃]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에서>

스코트 니어링의 죽음에 대한
헬렌 니어링의 회고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그산님, 수필방에 첨 오셔서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수필수상방은
자신의 글을 올리는 곳이니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글 내용이 좋아서 기왕 올리신 글은
그냥 두시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글로 자주 와 주시면 감사하지요.

[그산]

반갑습니다. 이글은 제가 원문을 보고 일일이 자판을 쳐서 쓴글입니다
처음이라 룰을 몰라 자작글이 아닌 글 올렸는데 양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대로 삭제하지 않고 놔두겠습니다. 향후 글올릴땐 자작글을 올리겠습니다

[한스]

많은 이들이 그의 삶을 본받으려 해
귀농 심지어는 나는 자연인이다 라는 티 브이 프로그램도 생긴,
니어링의 삶은 우리 현대인의 로망이지요

그의 마지막 작별의 시간을
소개해 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수필방 오심에 환영하며
건필 바랍니다.

[그산]

좋은곳 소개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20여년전 오마이뉴스에 실린 스코트니어링에 관한 글을 처음 읽고
그의 책 세권을 사서 여러번 정독했습니다. 지금 그분의 삶은 많은 귀농인의 로망이라 합니다

[당찬인생]

멋집니다
감동글 잘 읽고 가요

[그산]

감사합니다. 즐거운 휴일 오후 보내시기 바랍니다 !

[보슬비]

아픔을 드러 내지 않고
신중에 신중을 더한
스코트 니어링의 선택이
참하신 종교 지도자 같아 보입니다.

침상에서
함께한 헬링

떠나 보내는 모습을 그려보면

두분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신 분인것 같습니다.

[그산]

반갑습니다. 스코트니어링은 종교인은 아니었지만 종교인보다 더 거룩한 삶을 살다간 분입니다
봄여름에 농사짓고 가을에 거둬들이며 겨울엔 전세계를 다니며 반전과 자연주의 삶을 강연하였습니다
평생 술과 고기를 먹지 않았고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집을 지었으며 모두 자급자족하며 선순환의 삶을 살았습니다
헬렌니어링은 스코트니어링이 떠난후 그의 기념활동을 하며 살았지만 아쉽게도 90세의 나이로 교통사고로 사망했습니다

[제라]

아~
글이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글을 음미하느라 멍~하게 있었네요.

자신의 의지대로
그렇게 마무리 할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그러러면 치매는 걸리지 말아야겠어요.

[그산]

감사합니다. 동시대 이런 훌륭한 분이 계셔서 어떠한 종교지도자보다 더 감동적인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모두 그분처럼 살 수는 없겠지만 가르침의 일부라도 실천하면 세상은 훨씬 더 살기좋아지리라 믿습니다
치매는 의지대로 안되기에 저도 아내에게 내가 치매걸리면 고생하지 말고 요양병원에 보내라고 얘기합니다

[푸른비3]

멋지고 훌륭한 삶을 살았던 스코트님. 존엄한 그 분의 죽음앞에 옷깃을 여밉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산]

반갑습니다. 그분은 기쁘게 살다가 자신의 의지대로 기쁘게 떠난 분입니다
그렇게 살수는 없지만 배울점이 많다고 봅니다

[아녜스]

잘 읽었습니다 .

그분처럼 가는 길이 평안하고
아름다웠으면 좋겠습니다 .

[그산]

반갑습니다
저분들처럼 즐겁게 살다가 즐겁게 떠났으면 좋겠습니다

[수피]

잔잔한 울림의 파장이 있는 글 입니다.
이런 주제의 글이 예전과는 다르게 깊숙히 제 마음 속에 자리를 잡는군요 . ^^~

[그산]

반갑습니다. 오래전 오마이뉴스에서 스코트니어링부부의 기사를 보고
책도사고 읽었습니다. 저분들처럼 살긴 어려워도 정신만이라도 닮았으면 좋겠습니다 ^^

[지언]

처음 듣는 이야기입니다.
저 부부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보려 합니다.
저렇게 이별을 하면 산 사람이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산]

반갑습니다
이분들의 삶은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에겐 바이블로 전해집니다
두부부는 사랑과 믿음으로 뭉쳐진 사이기에 전혀 힘들어하지 않았고
아내도 자연속에서 살다가 90세의 나이로 안타깝게 교통사고로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