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st외로운[畏魯雲]아기공룡 둘리이야기
“외로운 둘리는 귀여운 아기공룡
호이호이 둘리는 귀여운 내친구”
..참 좋아했었는데 잊어버렸어
..너무 변해버린 널 못알아봤어
..꼭꼭 찾기로 결심했었는데 말야..
.
.
.
“나는 외로운 아기공룡 둘리이다”
어렸을쩍 내가 다니는 유치원 이름은 초록유치원 이였다.
..초록유치원
..초록유치원
나는 흔하면서도 파릇파릇한 초록유치원을 좋아했다.
따지고 보면 좋아했던것도 다 둘리때문이다.
우리유치원에서 유난히 눈동자가 맑았던아이
..그 무엇보다 순수했던 아이
까만 머리칼이 부드럽게 찰랑 거렸던 아이
이름은 '임둘리'
이게 그 아이의 이름이다
“으엥엥...둘리야 우리 소꿉놀이하자 응?..”
“싫어”
“그럼....그럼...둘리는 무슨놀이가 좋은데...응?..”
“아기공룡 둘리 놀이”
늘 이랬었다
그아이에게 놀자고만 하면
보통아이와는 다르게 '아기공룡 둘리 놀이' 라고 항상 말한다.
궁금하다
자기와 이름이 같아서 그 놀이를 좋아하는걸까
공룡을 너무 좋아해서 그놀이를 좋아하는걸까
아니면 둘리 캐릭터가 너무 귀여워서 그놀이를 좋아하는걸까?..
한창 소꿉놀이를 하며 '엄마,아빠' 라고
부르며 놀터인데 그 아이는 달랐다
임둘리만은 달랐던것이다.
항상 노래를 부를때나 어딜가서나 둘리주제곡 뿐이였다.
..그러다가 언제한번 너무 궁금해서
“둘리야 너는 왜그렇게 둘리를 좋아해?”
라고 물을때쯔음이면
“나는 외로운 아기공룡 둘리이다”
라고만 대답하는 그아이였다.
그러다 어느날..
그아이가 이사를 간다고 우리집에 찾아왔었다
유치원에서도 아직모를 임둘리의 갑작스런 '이사' 사건..
하지만 그애는 나에게 찾아와 이사를 간다고 한다
“둘리야 이사 왜 가는거야?훌쩍..”
“할머니 한테 가야되서..”
“..할머니?..둘리야 아빠랑 엄마랑 여기서 살면되잖아..”
“나는 외로운 아기공룡 둘리이다”
“..응?..”
그때까지만 해도 몰랐었다
아니 알려하지 않았다
나보다 몇배는 덩치가 더큰 아저씨들이 와서
둘리를 데리고 가는 뒷모습만 보며 나는 울면서 내 조그마한 손만 흔들뿐이였다.
그게 둘리와의 끝만남의 슬픔이자 이별이였을것이다.
.
.
.
..그렇게 아무도 모르게 지나간 11년후
이제는 왠만큼은 성숙해진 내 모습이였다.
짧은 커트였던 내머리는 어느세 허리츰에 찰랑거리고
쪼그매서 크지 않을것 같던 내 키는
부쩍커서 많이 청순해보이는 이미지였다.
내 발걸음은 어느새 빠르게만 변해가고있었다
'초록유치원' 을 가고있는중이기에….
나무들 사이로 하얗고 예쁜 유치원을 보았다.
약속이라도 한듯 예전 그대로의 모습그대로 있는 '초록유치원'
하지만 지금은 운영을 안하는듯
조용한 초록유치원의 껍데기일뿐이였다.
시간은 많이 흘러갔다.
하지만 이곳만은 절대로 변하지 않았다
어렷을때의 풋풋함이 그대로 살아나는듯 했다.
유치원 내부도 꼭 누군가 매일매일 와서 청소라도 해놓은듯 깨끗했다
“..그대로이다..나는 많이 변했는데..”
가볍게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곤 약간의 행복감을 머금고
내 검정 머리칼을 살며시 쓸어준뒤 발걸음을 옮기려던 차였다
유치원 앞 나무로된 낡은 벤치에 앉아있는 낯선 남자가 보였다.
'초록유치원'을 아는건가...
기쁜마음에 살짝 웃으며 걸어갔다.
또각또각-
.
.
어느새 내 발걸음은 멈춰섰다.
정말 미련하게도…정말 바보같개도
그 낯선남자는 임둘리였다.
“..임둘리!!?..”
분명히 임둘리가 맞을거라 확신했다.
어렸을때 그대로의 검정 머리칼과
맑은 눈동자가 이아이의 매력이였으니까….
반가움도 잠시
나는 내 손에 달려있던 가방을 떨어뜨려버렸다.
“..........누구세요?..........날.....아시나요?.....”
.
.
.
라고 묻는 그 아이였으니까...
날 못알아 보는거니….
임둘리 난 너를 확실히 기억하고 있는데
넌 나를 못알아 보는거니….
너무 많이 변해버려서 못알아 보는거니.....둘리야..
“..여기 어떻게 오셨어요?..
..당신도 여기만 오면 마음이 포근해 져요?..
..히히..저는 왠지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져요..
..그래서 매일 와요..”
변해버렸다….
매일같이 둘리 놀이만 한다던 아이가 이렇게 우울하게 변해버렸다
무엇이 널 이렇게 만들었어…?
“..여긴 유치원이였나봐요
..초록유치원..말이에요..”
내 마음은 알지도 못한채 지금은 이미 다 떨어진
'초록유치원'이란 글자를 새긴 유치원 간판을 보며 말하는 임둘리였다.
니가 좋아하던 유치원이잖아...
...둘리몸색깔은 초록색이라서 니가 제일 좋다던 유치원이잖아...
“외로운 둘리는 귀여운 아기공룡
호이호이 둘리는 귀여운 내친구”
기억하고 있네….
니가 좋아하던 둘리 주제가 기억하고있네...
..아직도 그렇게 부르고 다니네...
...근데 난 왜 못알아보는거니..
나도 모르는사이 한쪽뺨에는 물이 흐른자국이 남는다.
“..이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에요..
..히히.....이노래 부르면 부를수록 마음이 아파요..
..근데도 이노래가 좋은거 있죠...왠지 모르게 좋은거있죠..”
생각하지 않는거니…
지우려고만 하는거니…
“..나 사실 병에 걸렸어요..
..살기 힘든 병이래요..
..이름이...음......음......백혈병이라나?..
..16살때 교통사고가 났었어요..
...뇌에 출혈이 많이 왔었데요..
..근데 기적같게도 전 살았어요
..하나님이 도와줬나봐요..히히
..죽을만큼 아팠는데
..그래도 조금은 편안한 휴식공간을 찾을수있어서 기뻤어요
..이럴때면 아예 죽기 싫을때도 있어요..
..히....너무큰 욕심부리는거 같죠..
..이렇게 조금 더 있다가 떠나는것도....후회하지않아요..
..운명일뿐이니까........이게 내 주어진 운명이니까요..”
임둘리다.
저건 분명히 임둘리가 하는말이다
듣기싫지만..그래도 들어야만 하는 내 귀가 싫다.
“..수술하면 되잖아요..”
“..헤헤...수술같은건 하지않아요..
..병원에서 내 몸을 썩히느니..차라리 내 운명에 목숨을 건넬거에요
앗...이런.....처음만난 사람한테..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네요..ㅠ_ㅠ..
..죄송해요!!!...”
둘리야....너는 강한 둘리 잖아...
힘세고 강한 둘리였잖아....
..그렇게 나약해지지 말란말이야....
“지금 이렇게 말하는것도 참 기적같네요..그쵸?..
..아까까지만 해도 숨이 막혀서 피를 토해내고 그랬는데...
..그쪽을 보니까 왠지모르게 심장이 제자리로 돌아온것같아요”
둘리옆에 흥건히 빨간 혈(血)들이 묻어있다.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괴로웠을까….
“기억하고싶어요
..예전에 나는 어떤사람이였는지..
..어떻게 생활했는지..
..그게 때론 나쁠수도 있지만요,
..기억하고싶어요..
..조금이라도 행복한 일이있었다면 그것을 간직하고싶어요”
※※※
수정해서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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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아] 나는 외로운[畏魯雲]아기공룡 둘리이다※1※
헬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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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0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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