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책 코스인 호숫가에는
여러 가지 꽃들이 시시때때로 피어 있다.
나는 그 꽃들이 각각 어느 계절에 피는지
잘 알지 못한다 .
내가 심지 않은 꽃이라 그럴 수도 있고
꽃이 흔하다 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요즘은 그곳에는 부추처럼 자란 화초에서
보라색꽃이 여러 날 피어있다
우리 집의 화분에도 그 꽃이 피었다.
세월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니 재작년 인지
작년이었는지 어느 날 그 화초를 주워왔다.
커뮤니티 환경을 정리하는 사람들이
그곳을 정리하고 남은 쓰레기를
싣고 가다가 떨어 트렸길래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들고 있던 묵주는 주머니에
넣고 한 손은 전화기 한 손에 그것을 쥐고 왔다.
집에 놀고 있는 허접한 플라스틱 화분에
별 정성 없이 그것을 심었다.
주워 와서 그랬을까 아니면
공공장소에 심어있는 화초들은
생명력이 강하다는 나름의 얕은 화초에
대한 지식으로 그랬는지 모르겠다.
앞 뜰 한 옆에서 다른 화초 물 줄 때 얻어
마시면서 무성히 잘 자랐다.
먹을 부추도 못되고 꽃도 안 피고
그래서 괜히 심었나 하는 생각도 몇 번 했다.
웬만큼 더워도
웬만큼 추워도
웬만큼 물이 없어도
그저 늘 꼿꼿한 모습이다.
가끔은 시들은 척도 하고 여린척도 해야
관심이 갈 텐데 씩씩하게 잘도 번성했다.
며칠 전에 처음으로 꽃이 피었다.
나 보란 듯이 고개를 쭉 뺀 모습의
보라색 꽃이 예쁘게 피었다.
호숫가에 길 따라 많이 핀 꽃보다
내 뜰 화분에 핀 꽃이 더 예뻐 보였다.
꽃이름이나 알지 싶어 검색을 해 보았더니
Goog**에는 Society garlic라고 나오고
어디는 wild garlic라고도 나오고
Nav**, Da**에서는 각기 다른 이름으로
나와서 더 찾기를 그만두었다.
나는 보라색 부추꽃이라고 부를 것이다.
길다란 잎 줄기를 잘라서 냄새를 맡아보니
마늘종 냄새 같기도 하고 부추 냄새도
닮은것 같고 아무튼 그쪽 동네 식물이
틀림이 없다.
내가 심어 놓은 부추에서 하얀 부추꽃이
필 때는 엄청 반가웠었는데
주워온 부추 닮은 화초에서 보라색 꽃이
핀 것을 보니 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어쩌면 고마워하지 않을까?
쓰레기로 이름 지어져 흘려졌다가
데려와서 화초들 속에 작은 터전하나
마련해 주었으니 꽃으로 보답한다고
생각하고 싶다 .
그리고 또 내년 이맘때는
더 풍성히 꽃을 피울 것이라 믿는다.
나는 그 이름을 불러 줄 것이다.
보라색 부추꽃이라고.
첫댓글 심수봉 노래 중에 '사랑 밖에 난 몰라' 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아녜스님 꽃사랑이 딱 이노래 제목 처럼 지극합니다.
내 뜰 화분에 핀 꽃이 더 예뻐보인다고 말씀하시는 아녜스님이 내미는 손길에 닿는 꽃들이
행복에 겨워 활짝 웃고있는 뜰을 상상해봅니다.
지언님 글에 단 아녜스님 댓글보고 가을잎이 누군가 막 글쓴이로 검색까지 했었습니다.
밑에 글로 빵 터져 웃고
썼던 댓글에 다시 추가 해서 썼음요.. ㅎ ㅎ
"꽃밖엔 난 몰라 '일까요?
피어 있는 꽃을 보는 즐거움도 있지만
심고 가꾸어 가며 들여다 보는게 좋습니다 .
그분이 지언님이랑 재미있게 대화 하시고
글 제목이 그분과의 에피소드가 있어서
그냥 곁들여 보았어요 .
재미있지요? ㅎㅎ
주어온 꽃 치곤 이쁘네요. ㅎ
꽃에 문외한이라 감히 언급도 못할 처지지만
글을 읽다보니 Garlic 이라 나와
혹시 산마늘 아닌가 생각 들었는데
사진 보니 그것도 아니고?
네덜란드 있을 시 길가에 엄청 피어 있어
나중 검색해 보니 울릉도 특산물인
산마늘, 명이나물이라 하더라구요
산마늘은 흰꽃이 피는데??
하여간 궁금증만 더하니
더 검색하시어 꽃 이름 알켜주삼.
건강하시구 잘 지내세요.
저도 꽃에 대해 아는게 별로 없어요 .
글 소재가 궁하니 꽃 이야기를 주로
쓰게 되네요 .
산마늘은 모르겠고 명이나물은 이곳에
수출되어 와서 마켓에 있어요 .
좀 비싼것 같아서 저는 안 사먹어요 .
한스님도 그냥 보라색 부추꽃이 피는것으로
알고 계시면 될것 같아요 .
보라색이 참 이쁘네요
꽃검색을 하다 보면 알 수 없는
이상한 명칭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요즈음은 외국에서 들여온 꽃들이
엄청 많아서 잘 모르겠어요.
길가에 피여진 걸 보니 생명력이
아주 좋은가 봅니다
몇년전만 해도 한국에 가면 여기 있는 꽃들을
볼수가 없었는데 근래는 많이 보였어요.
그래서 제가 꽃들도 '세계는 하나 "
그런 생각을 했답니다 .
길가에 심는 꽃들은 예쁜것보다 아마
경제적인것을 고려 하겠지요?
보챙님 반갑습니다 .
이름 잘 지어 주셨습니다.
보라색 부추꽃.
아녜스님은 작은 식물이라도
소중하게 여기시네요.
그래서 그 보답으로 고운 꽃으로 피어나
감사의 인사를 전하구요.
아녜스님의 소소한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정감어린 글 잘 보고 갑니다.
제가 지어준 이름 저 혼자 불러 줄거니까
제 마음대로 해도 괜찮을것 같습니다 .
저는 소소한것에만 신경을 쓰고
큰일은 될대로 되겠지 ~
그렇게 살지요 .
자주 보니 좋습니다 제라님
주워다 심기까지 하시고
아네스님 주변이
다 사랑이구나 합니다.
접때 아네스님이 봉숭아 이야기를
하셨던가요?
슬쩍 부러워 올해 저도 봉숭아를
심어 봤습니다.
꽃은 무지하게 많이 피었는데
손톱에 물은 들이지 않았습니다.
만개한 사진은 없네요.
자주 그런일은 아니고 그날따라 그랬습니다 .
봉숭아가 실하네요 .
제가 꽃 전도사가 되었나요?
저의집은 하얀색과 보라색 꽃만 피었어요.
이제 끝물입니다 .
물 들이고 싶은데 빨강색이 없어서
참았습니다 .
구상 시인은 올라갈때 못본 꽃 내려갈때 보인다고
했는데, 호수 산책하면서 주변에 보이는 평범한
꽃들을 소재로 멋진 글을 쓰셨네요. 좋습니다.
화이팅 ~!! (^_^)
저도 그 시를 가끔 생각합니다 .
산책을 하다 보면 못 보던 꽃이
보이는 날이 있어요 .
늘 같은 길인데도요 .
나무도 그렇고요.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
보라색부추꽃!
이름을 불러주니
꽃이 환하게 웃습니다
쓰레기가 될 처지에
아녜스님의 사랑과 정성을 먹고 자랐으니
감사의 미소가 한가득입니다!
그렇죠?
저도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
수필방까지 오셔 주시니 너무 감사 합니다 .
좋은 나날 되세요 .
울아녜스님 정성에 보답하듯 보라색의 고운 꽃이 피었네요.
울아녜스님 특유의 잔잔한 고운 글 잘 읽고 갑니다. ^^~
자세히 보니 참 예쁜 꽃이더군요.
별 닮은것 같기도 하고요.
제글이 그런가 생각해보며 웃어봅니다 .
감사해요 수피님
버려진 꽃이
주인을 잘 만나
호강하고 있는 모습
참으로
멋진 모습입니다.
식물과 살짜기
대화를 나누는 모습에
모든 평화가
님의 마음속에 있는것 같아
부럽기도하고
따라도 해 보고 싶기도 합니다.
보라색부추
번식이 잘되어
마당에 수 놓기를 기원합니다.
그날 따라 그 시간에 그곳에 가서
그꽃을 주워 오게 된것도 어떤 인연인게지요.
사람과도 그렇고 물건과도 그렇고
저는 저랑 만나는 인연에 감사 하고 싶습니다 .
저의 가난한 뜰은 좁아서 화분으로
그들의 터전을 만들어야 합니다 .
고맙습니다 .
Society garlic을 기준으로,
한글명: 분홍 부추.
학명: 툴바기아 비올라세아.
영어명: Society garlic.
원산지: 남 아프리카.
꽃말 : 마음에 아로새기다. 마음에 담다.
식용: 가능함.
개화시기: 우리나라기준 6월~ 가을 까지.
꽃에서 부추향이 나옴.
쓰레기라니요?
지역 공동체에서 꽃이 질 무렵, 다른 꽃이나 식물로 대체하고
또 다음해에는 다시 분홍 부추로 님의 다니는 호수 산책길을
가꾸겠지요.
오후를 편안한 글과 꽃과 함께합니다.ㅡㅋ
제 글을 잘못 이해 하셨나 봅니다 .
일하는 분들이 꽃을 다듬으면서 일부는
뽑아서 버릴것을 싣고 가다가 차에서
떨어진 것이었습니다 .
그꽃은 다년생이어서 교체하지는 않습니다 .
경제적인 꽃이지요 .
제 표현이 서툴렀기에 설명 드립니다 .
@아녜스 천만에요ㅡ
저의 서툴음도 한몫했지요,
다년생 꽃나무라
그냥 솎아서 버린 것인데요.
보충 설명 고맙습니다.
보라색 부추꽃을 읽자 마자 머리 속에
참기름 살짝 치고 고추가루에 버무린
부추 무침이 떠오르는 것을 보니
저는 아직 생명의 소중함보다는 먹는 것에
환장하는 돼지인가 봅니다 꺼이 꺼이
잘 읽고 가요^^
부추로 해 먹는 음식이 많지요 .
부추무침도 좋구요 .
부추 부침도 맛있습니다 .
돼지 아니고 겨울꽃장수 이시니
맛있게 드시고 건강 찾으시길 바랍니다 .
잘 손질 받고 자란 꽃은
마땅히 예쁘지만,
버려진 꽃을 주어다
정성들여 키운 꽃이라
아녜스님의 사랑으로 보여집니다.
좋은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도
마땅히 잘 자라야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지요.
식물은 눈이 자주가고
손길이 자주 가면 엇길로는 가지 않지요.
농사짓는 분들은 농작물이
주인의 발자국 소리로 큰다고 들었습니다.
예쁜 꽃, 잘 보고 갑니다.
버려진 꽃을 버려진 아이들고 생각하신
콩꽃님과 제 생각도 같습니다 .
사랑으로 키우고 보살펴야 할 아기들이
잘못된 어른들 때문에 ...
꽃들도 사랑을 준 만큼 그 보답을
하더군요 .
조금만 관심을 갖지 않아도 표시가 납니다 .
늘 고맙습니다 콩꽃님
저도 검색해보니 Society garlic으로 나옵니다
우리말인 부추꽃 참 예쁘네요
아마 마늘과에 속하는것 같아요 .
저는 생김새만 보고 부추 같다 생각했는데
역시 그랬답니다 .
꽃도 예쁘지요
이전 부추꽃 사진 올렸지요
제가 부추꽃은 난생 처음 본다고 했었는데요
며칠전 제집 뒤뜰에 가느다란 줄기에 흰꽃이 피었길래
아내에게 물었더니 부추꽃이라고 하데요
지금 가득 피었습니다 ㅎ
부추꽃이 많이 피었네요 .
저는 작은 플라스틱 통에 부추를 키우는데
아주 요긴하게 반찬으로 해 먹습니다 .
이곳은 겨울에도 부추가 그대로 살아가는데
아마 그곳은 그렇지 않을것 같습니다 .
봄에 싹이 나올것 같은데...
자세히 보면 참 예쁜꽃 입니다
부추꽃이 ~
저는 꽃에 관해서 문외한 입니다 ㅋ
꽃에 대한 상식이나 수준이 형편 없습니다
시골에서 나고 자랐지만 철없던 시절 빼고는
쭈욱~도시에서만 살아그런지 감성이 메말라버린거
같습니다
그런데 나이들어 가며 이제야 조금씩 꽃이 보입니다
친구에게 그 말을 했더니 저 보고 하는 말이
늙어가는 증거라고 하더군요 ㅋ
저도 그렇습니다 필담님
시골에서 자라서 식물에 관심이 많지만
꽃을 아주 사랑하게 된 계기는 꽃이
제 위안이 되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
늙어 가는 증거가 틀린 표현은 아닌것 같습니다 .
증거를 즐거움으로 변환 시켜 보세요 ㅎㅎ
정확한 학명 알아서 뭐하게요. ㅎ
아녜스님 손길에 새 생명 받고
아녜스님 붙여준 그 이름,
보라색 부추꽃으로 더 바랄 게
없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
이름 알아서 뭐하게요 .
제게 불러주는게 이름이지요 .
역시 마음자리님 이십니다 .
들꽃이기에 생명력이 강한듯 합니다. 보랏빛 부추꽃이 예술작품보다 더 큰 감동을 주지요
생명력이 강한것 맞습니다 .
이곳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대부분
그렇더군요 .
좋은 나날 되세요 .
쓰레기통에 들어 갈 뻔한 보라색 부추꽃이 아녜스님 만났으니 천만다행이예요.
그~쵸
고운 아녜스님 마음처럼 보라색 부추꽃도
곱게 예쁘기만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