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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권혜진
저자 美달 권혜진은 만 34년 일상을 여행해 온 일상 우주 여행자. 아웃사이더와 인사이더 경계인으로 12년차 방송 작가, 여행 작가, 일상 혁명가, 일상 우주 여행자를 넘나든다. 라오스, 캄보디아, 네팔, 인도, 이탈리아, 프랑스 등을 여행하고 돌아온 뒤 3천여 권 책들로 둘러싸인 내 골방 서재를, 양파의 비명이 들리는 부엌 구석을, 버스 정류장과 동네 골목을 여전히 여행한다. 풀 한 포기, 당근 한 조각, 한 잔의 차에서 우주를 만나며 하루에도 지구 몇 바퀴 돌기가 취미. 중국 티베트를 거쳐 중동을 지나 터키를 통해 유럽 대륙을 횡단, 스페인에서 미국으로 날아가 미동부와 멕시코를 돌고 아르헨티나 지구 끝으로 이동한다. 단 하루 혹은 3초 만에. 34년 장기 여행을 통해 이룩한 도술이다. 그러나 이 도술은 누구에게든 공평하다. 존재는 모두가 일상 우주 여행자이니. 옴샨티옴!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인샬라!
프롤로그 일상 비틀기에서 시작하는 여행
PART Ⅰ 일상 탈주
01 탈주 여행 - 천국보다 낯선 일상 혁명
명동에 캐리어 끌고 하루 여행, 마치 포리너같이
태평양 한가운데로 떠나는 옥상 피크닉
커피 한 잔을 위해 공항에서 오후를
여기는 카오산, 팟타이 만들어 배낭여행자처럼
갠지스로 떠나는 정류장 소풍
하루키식 팬케이크로 떠나는 일상 모험
달나라로 가는 공중전화 여행
워홀의 캠벨 수프로 떠나는 뉴욕 소호 여행
이곳은 파리, 카페에서 일상 혁명
02 방랑 여행 - 일부러 길을 잃다
목적지 없는 여행, 단지 온 더 로드
이름 모를 골목을 헤매는 미궁 탐험
세상 끝의 풍경, 지하철 타고 끝에서 끝으로
해리포터 호박 주스로 떠나는 연금술 방랑
걸어서 내 방 순례: 마이크로 유니버스 홈 투어
소리 배낭여행,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처럼
보르헤스식 헌책방 탐험, 우주도서관 여행
PART Ⅱ 일상 창조
03 창조 여행 - 여행자로 다시 태어나다
한 잔의 차이로 여는 인도의 아침, 혹은 우주 엑스터시
내 방은 루브르 박물관
부엌에서 만나는 중세 여행: 추리소설을 읽으며 고(古)음악을
세잔과 함께하는 시공 여행
여기는 인도 고아, 아침식사로 캔맥주와 칩스!
퇴근길 우주 여행, 티켓은 꽃 한 송이
04 치유 여행 - 나만의 아지트 다락방 여행
오래된 미래와 만나는 아지트 여행
한강의 나무 아래에서 셰익스피어 배케이션
옥상 일출 여행, 니체처럼!
창가 화분에서 찾은 샹그릴라 치유 여행
아무것도 하지 않을 권리 ‘월든’ 공원에서 두 낫싱
라싸 가는 길, 오체투지로 티베탄과 교감
에필로그, 그러나 프롤로그
여행의 끝이자 시작: “지금 이곳에서 조르바의 춤을”
일상 여행자의 낯선 하루
익숙한 공간에서 시작하는 설레임 가득한 일상 우주 여행
낯선 오늘, 이 길 끝에서 나를 만날까
혼자인 시간을 맘껏 즐기는 유쾌한 일탈 가이드
문화 예술 분야 파워 블로거이자 12년차 방송작가이며 여행작가인 저자 권혜진이 일상을 비틀어 새로운 시선으로 하루하루의 삶을 바라보는 유쾌하고도 특별한 여행법을 소개한다. 저자는 가방에 짐을 싸고 지도를 들고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낯익은 공간, 즉 집에서, 부엌에서, 거리에서, 버스 정류장에서, 카페에서 얼마든지 여행을 즐길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깨어 있는 시선으로 일상을 비틀어 보면 파리에 가지 않고 파리지앵 즐기기, 티베트에 가지 않고 오체투지 도전하기, 태국에 가지 않고 카오산의 공기 호흡하기, 인도 고아에 가지 않고 히피 누리기가 가능하다.
이 책은 당신이 경험하고 싶었던 그 무수한 세계가 ‘하늘을 기존 하늘과 다르게, 버스를 기존 버스와 다르게, 식탁을 기존 식탁과 다르게 보는 시선의 변화와 습관을 탈피하겠다는 마음’만 있다면 충분히 지금 당장 이곳에 펼쳐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일상 여행 지도를 따라 혼자인 시간을 맘껏 즐기는 설레임 가득한 낯선 하루를 만나보자.
▶ 우리의 하루하루는 소소하지만 위대하다
여행자의 시선만 있다면 집 앞 골목에서도 앙코르와트의 일몰을 볼 수 있고 동네 커피숍에서 헤밍웨이가 되어볼 수도 있다. 이 시작도 끝도 없는 유쾌한 일상 우주 여행에 필요한 노잣돈은 ‘깨어 있는 시선’이다. 저자는 캠벨 수프 통조림을 보며 1960년대의 뉴욕 소호를 떠올리고 “일상이여, 일상을 빠져나와 스스로 예술이 되라”는 앤디 워홀의 말을 음미한다.
또 어느 날엔 걸어서 방을 순례하며 미국의 유명한 기자이자 여행 저술가인 빌 브라이슨을 만나 이 방 저 방의 풍경과 사물들의 역사를 되짚다가 화장실에서 위생학의 역사를 발견하고, 부엌에서 요리의 역사를 경험하며, 서가에서 도스토옙스키와 헤밍웨이, 마르케스, 그리고 김연수를 만난다. 한 입 베어 문 사과 한 조각을 이리저리 돌려 보며 세잔의 미술세계를 이해하고 에곤 실레와 고흐, 모딜리아니와 대화도 할 수 있다. 포스트잇과 액자, 마스킹 테이프만 있다면 자신의 역사가 담긴 전시회를 열 수도 있으며, 내 방이 바로 루브르 박물관이 되기도 한다. 그들처럼 누구나 일상을 창조하는 예술가가 될 수 있다.
▶ 가끔은 일부러 길을 잃는다
왕복선처럼 오가는 레일 위 기차처럼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많은 것들을 의미 없이 쉽게 지나쳐버리게 된다. 찬란한 빛과 그림자, 구름의 신비, 거리에서 마주치는 아이의 맑은 웃음, 노인의 굽은 등이 주는 아련함까지... 이 모든 것들을 보는 법을 잊어버리기 때문이다. 이방인의 눈으로 일상을 바라볼 때 그동안 잘 보이지 않았던 각자의 껍질이 발견되며, 그 방법이 발칙한 일탈일 때 진짜 일상 여행이 유쾌해진다. 철학자 니체가 스위스 엔가딘 골짜기 마을을 산책하다 발견한 서광의 아름다움을 우리 집 옥상에서 경험하고, 내 부엌에서 팟타이를 볶아 일회용 흰 접시에 투박하게 담아 땅바닥에 엉덩이를 깔고 앉아 사흘 굶은 여행자처럼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먹으며 철학자 디오게네스를 추억하는 일은 그래서 즐겁다. 어스름한 저녁엔 인적이 끊긴 공중전화를 보며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주인공이 여동생 피비에게 전화를 걸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 말했던 모습을 떠올리다 보면 설레임 가득한 일상 여행이 이미 시작되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말이 맞다면 여행의 발견은 새로운 풍경을 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눈을 얻는 것이니 말이다.
여행은 장소의 이동이 아니라 일상에 매어 있던 정신의 혁명이다. 그것은 시선의 변화, 습관의 탈피, 정신의 자각인 일종의 레볼루션, ‘일상 혁명’인 셈. 그것은 바람구두의 정신이고 니체의 망치, 카프카의 도끼, 케루악의 비트, 혹은 어느 중학생 무명씨의 정신인 ‘OH, SHOT'이다. 자, 그럼 일상 우주로 떠날 준비가 되었는가? 당장 출발하자. 비용은 당신의 영혼 21그램, OH, SHOT을 동반한 희열과 방탕미소 도시락이면 충분하다. _ 《프롤로그: 일상 비틀기에서 시작하는 여행》
모든 여행의 준비는 준비하는 순간부터 생기는 것 아닌가, 여행 루트를 짜고 필요한 준비물을 사고 배낭을 싸고 하는 순간에 이미 여행은 시작된다. 이왕 떠날 여행 제대로 준비해본다. 한번 준비해두면 두고두고 언제든, 오즈의 땅으로 떠날 수 있다는 게 옥상 피크닉의 최대 장점이니. 하지만 꼭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맥주다. 냉장고에서 갓 꺼낸 시원한 맥주는 태평양 항해에 필수품이다. 그리고 커피와 홍차는 취향이지만, 음악은 숙명이다. 시공을 가르는 일상 여행에 공감을 선사할 음악. _ 《태평양 한가운데로 떠나는 옥상 피크닉》
일단 천천히 내 방의 둘레를 걸어본다.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총 일흔다섯 걸음의 순례길. 내 방을 걸으며 하찮은 흔적들 구석구석까지 풍경을 독서해나가는 것. 그것은 ‘나’라는 거대한 대륙을 탐험하는 일이다. 평소 좋아하는 철학자와 작가들을 곁에 두고 보고픈 마음에 걸어둔 액자를 따라 방 사방을 걷는다. 그런데 무려 이백여 년이나 앞서 내 방으로 여행했던 일상 우주 여행자의 선배가 있다. 프랑스 작가 그자비에 드 메스트르. 그는 1780년 42일 동안 자기 방을 여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방에서의 여행》이란 책을 출간했다. 내 방 순례 같은 자발적 유배시간은 조용하지만 강한 혁명 같은 시간이다. _ 《걸어서 내 방 순례: 여덟 걸음의 내 방에서 길을 잃다》
무언가를 잃어버렸구나 생각이 드는 날이 있다. 늘 끼던 귀고리 한 짝을 잃어버렸거나 핸드폰 거리가 빠졌거나, 중요한 일을 정리해둔 수첩이나 볼펜이 사라져 버린 날. 이런 날엔 팬케이크를 굽는다. 콜라 폭탄을 붓기 위해. 우유와 설탕, 달걀과 밀가루, 베이킹파우더와 약간의 소금, 그리고 콜라 한 병을 준비한다. 좁쌀 같은 기포가 동그란 팬케이크를 가득 메우면 한번 뒤집어 줘야 한다. 그리고 2~3분 정도 더 약한 불로 따뜻하게 구워낸다. 일정한 모양의 팬케이크 서너 장을 쌓아 탑을 만든 뒤 4등분으로 자른다. 그러고 나서 달콤한 시럽 대신 콜라병을 들고 붓는다. 단번에. 아낌없이 콸콸. 둥그런 팬케이크의 평화가 깨진다. 매일 똑같은 팬케이크 같은 일상 속에서 헛헛한 공백을 느껴 버렸다면 때로는 콜라 폭탄을 준비할 필요도 있는 법
_ 《하루키식 팬케이크로 떠나는 일상 모험》
어린왕자의 여우만이 아니라 시공간도 길들여진다. 아지트를 길들이는 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언제나 한곳 한 자리에만 앉는다. 치유의 아지트는 우리 동네 은행나무가 될 수도 있고 전봇대나 공원 벤치가 될 수도 있다. 장소와 친교를 맺고 침묵과 귀를 여는 법을 배우는 사이 그곳은 각자의 치유 아지트가 된다. 나는 갈림길에 놓일 때면 국립중앙박물관의 빨간 방을 찾는다. 그곳은 독방이다. 수많은 유물들이 전시된 다른 방들과 다르게 오직 반가사유상 하나만이 놓여 있다. 중앙에 놓인 사유상 앞엔 검은색 소파가 길게 놓여 있는데 그곳에 앉아 있으면 붓다가 되기 이전의 인간 싯다르타와 독대할 수 있다. _ 《오래된 미래와 만나는 아지트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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