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있어서 언제나 봄...
2년 만에 좋은 님들과 함께 다시 선도에 들어갔다.
현복순 할머니로부터 시작된 수선화가 온 섬을 노랗게 덮고 있었다.
3월에는 “섬이 1㎝나 가라앉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이 온다"고 한다.
선도는 신안 증도 근처에 있는 섬이다.
섬의 모양이 매미를 닮았다 해서 매미 ‘선(蟬)’ 자를 쓰는 섬이다.
만입부를 방조제로 막아 농경지와 염전으로 사용하고 있다.
전주에서 새벽 6시에 출발하여 9시 무렵에 가룡선착장에 당도했다.
버스 기사가 늦잠을 자는 바람에 위기를 겪었으나 늦지 않아 다행이다.
수선화 축제 기간이라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압해도 가룡선착장에서 9시 30분에 출항하는 배에 탔다.
플로피아2호는 산뜻하고 제법 큰 유람선이었다.
유람선은 약 30분 만에 선도 선착장에 닿았다.
모처럼 참가한 요한, 베로니카 부부의 밝은 미소가 아름답다.
선도를 알리는 화강암 표지석 앞에서 신산회 깃발을 펼쳐 들었다.
바람에 흩날리는 수선화 향이 콧속을 간지럽혔다.
산행 팀은 축제장을 지나쳐서 등산로 방향으로 나아갔다.
10여 명은 산행을 포기하고 축제장으로 입장하였다.
산으로 가는 길가에는 벚꽃이 활짝 피어서 우리를 영접하였다.
포장도로를 따라 10분쯤 가면 산행 이정표가 나타난다.
산행에서 맨처음 만나는 봉우리는 앞재봉이다.
마을 앞에 있는 봉우리라 해서 '앞재봉'이라 부르나 보다.
산행로 옆에는 온갖 봄꽃들이 흐러지게 피어 있었다.
봄꽃들이 우리들의 가슴 속으로 들어와서 다시 타올랐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지만 어렵지 않은 가벼운 트레킹 코스다
대덕산 정상에 오르기 직전 경사면에는 안전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대덕산은 옛날 선치분교 학생들이 소풍 왔던 장소라고 한다,
대덕산의 남서쪽으로는 암태도의 승봉산과 자은도 두봉산이 보인다.
대덕산 바로 아래에 '나홀로나무'가 외로이 서 있다.
다시 말하지만...이 나무를 살려놓은 관계자의 감각에 칭찬을 보낸다.
안드레아에게 최대한 외로운 표정을 지어보라고 주문했는데...썩~ 괜찮다.
대덕산에 되돌아나와 한참 내려오면 노란 지붕의 정자가 나온다.
노란색은 종교적 의미를 가진 색깔이다,
믿음과 기쁨, 그리고 하느님의 영광을 상징하는 색상 중 하나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너른 바위손 군락지를 본 적이 없다.
부처손은 건조한 바위지대나 절벽 주위에 자생하는 양치식물이다.
바위손은 죽은 것처럼 시든 상태에서도 다시 피어나길 기다렸을 것이다.
생명이란 이처럼 신비롭고 경이로운 것이다.
세번째 봉우리 옥녀봉에 올라섰다.
옥녀봉은 우뚝하게 솟아 있는 암봉이다.
'마르지 않는 샘물'이란 표지판이 보인다.
어제 비가 와서인지, 진짜 마르지 않는 샘이라 그런지...물이 고여있다.
선도의 최고봉인 범덕산(145m)에 올랐다.
멀리서 보면 마치 호랑이가 웅크리고 있는 모습과 같다고 한다.
범덕산은 옹골찬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다.
운동장 사열대처럼 수많은 섬과 갯벌을 내려다보이는 조망도 좋다.
진달래꽃을 좋아하는 소녀들의 미소가 봄날 같다.
범덕산에 내려온 안부에서 점심 식사를 하였다.
범덕산에 내려오면 큰딱지산 아래 있는 북촌마을을 만난다.
오래 전에 칠한 노란 지붕이 퇴색해서 을씨년스럽다.
‘수선화의 집’이 현복순 할머니의 집이다.
주인 잃은 현복순 할머니댁에 정적이 감돈다.
할머니는 자신의 집 마당에 애지중지 수선화를 키우기 시작했다
주민들이 이를 따라 하나둘씩 심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신안군도 수선화 가꾸기에 힘을 보탰다.
수선화 축제는 입소문을 타고 선도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할머니의 얼굴과 삶의 발자취가 남겨진 벽화도 인상 깊다.
할머니는 건강 때문에 몇 년 전 딸이 사는 경기도로 옮기셨다.
선도의 수선화는 그래서 더욱 짙은 그리움을 담고 있다.
수선화는 노란 꽃도 있고 하얀 꽃도 있다.
노란 수선화는 2주 정도, 하얀 수선화는 한 달 정도 꽃이 핀다.
수선화는 어쩌면 피어날 때부터 질 준비를 하는지 모른다.
수선화는 슬퍼서 더 아름다운 꽃, 미련을 남기는 꽃이다.
수선화 축제장에는 여기저기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었다.
서로가 서로에게 봄날같은 사랑을 보내며 포즈를 취했다.
그대는 차디찬 의지의 날개로
끝없는 고독의 위를 나르는
애달픈 마음
또한 그리고 그리다가 죽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 또다시 죽는
가여운 넋은 아닐까。
부칠곧 없는 정열을
가슴 깊이 감추이고
찬바람에 빙그레 웃는 적막한 얼굴이여...............................................김동명 <수선화> 부분
수선화는‘설중화(雪中花)라는 별명처럼 혹독한 겨울을 이겨 내고 피어난다
세 소녀들의 해맑은 미소가 수선화보다 예쁘다.
수선화의 꽃말은 자기 사랑, 자존심, 고결, 신비다.
산행을 마치고 마시는 막걸리는 보약이다.
선도에서는 노란 술잔에 노란 막걸리를 마신다.
막걸리를 마시고 화장실에 가면 오줌도 노란색이다. ㅋㅋ
수선화 축제장은 온통 노란색이다.
화장실, 마을 카페, 정자, 그늘막까지 노란색이다.
우리들의 마음까지도 노오랗게 물들어 봄이 되었다.
노란색 옷을 입고 오면 입장료가 3천원으로 할인된다.
영원한 꽃이 되고 싶은 소녀들의 마음이 수선화를 향하고 있다.
그러나 소녀들이여, 지지않는 꽃은 꽃이 아닙니다.
선도에서 오후 3시 45분에 출항하는 배를 타고 나왔다.
<양평해장국>에서 그윽히 마시며 서로의 사랑을 주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