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어렸을때는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거지만 불쌍하게 여겼던것 같아요. 생각이 아직 여물지 않아서였을까.
그런데 지금은 길 다니다보면 너무 불쌍한 사람이 많아요. 대형마트에서 밤10시에 서있는 계산원, 손님이 별로 안보이는 과일가게. 떡가게 주인, TV에도 신문에도 불쌍한 사람이 너무 많아요. 자살이나 원인모를 죽음을 맞는 쌍용자동차노동자들,날벼락 처럼 자기돈을 떼먹히게 된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
대체 왜 이렇게 억울하고 불쌍하게 된 사람들이 많아졌을까?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이런 의문에서 였어요. 예나 지금이나 가난하고 불행한 사람은 많았지만 열심히 일하면 가난을 벗어날수 있었거든요. 우리집도 엄마가 혼자 벌어서 집도 샀고 삼남매 대학도 보냈는데 그 일은 대단한 고위직이 아닌 손뜨게일이었어요.
지금 그런 일해서 그렇게 살수 있을까요. 하루 종일 서서 일해도 100만원 안팎의 돈을 손에 쥘뿐 이잖아요.
장하준은 우리가 그렇게 된 것이 불과 30년 정도 되었다고 해요.
물론 그건 전세계적인 추세고, 우리나라의 경우는 구제금융 이후부터니까 10년이 좀 넘었겠어요.
구제금융 뒤로 자유경제를 외치는 IMF의 권유에 따라 우리나라도 시장문을 활짝 열여제치고 FTA도 마구 체결하고
공공기업을 민간으로 넘기고 은행을 마구 합쳐서 공룡만하게 만들고 대형마트를 작은 시골동네에도 들이고....
그러고 10년... 우리네 삶이 너무 팍팍해졌어요. 사기업에 다니는 사람은 언제 잘릴지 몰라 전전긍긍하고, 퇴직해서
받은 돈으로 치킨집 열었다가 한순간 홀라당 말아먹기도 하고 학비가 비싸도 보낼수 밖에 없는 대학은 나와도 취직보장이 안되
자리가 보장되는 공기업에 가려고 온갖 스펙 갖춰 500대 1 경쟁에 뛰어드는...
다른 선택을 할수 있었다면 이런 어려움이 조금이라도 나아졌을거라는게 장하준의 지적이에요.
그 이유를 23가지를 들어서 조목조목 이야기해주는데 워낙 '그들이 말하는것'에 익숙해져 있던터라
처음에는 억지가 아닐까 의심하다가 점점 생각을 조금씩 뒤집으면서 '그들이 말하지 않은 것'에 관심을 갖게 되요.
그가 이야기한 것처럼 아직 일본은 대형마트 규제를 풀지 않았고, 그래서 동네마다 작은 슈퍼가 있고 그 슈퍼에
물건을 대는 각종 소매상인들이 먹고 살고 그들이 돈을 벌고 사니까 그들 동네 상권이 아직은 살아있어요.
우리는 작은 가게들이 망할때마다 그들과 연결된 소매상인들도 망하고 그들은 대형마트에서 하루종일 일하는
점원이 되거나 인터넷주문품 택배배달원이 되지요. 100여만원 안팎의 월급을 받으며... 그 돈으로 자식 건사하고
부모 돌봐드리고 집을 살수 있을까?
다 읽었지만, 그래서 많이 알게 되었지만 그 다음은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네요.
이런건 있는거 같애요.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 보며 버티지 말고 좀 다른 일 좀 찾아보지 하지 않는다는 것.
그들은 거대한 괴물의 발톱에 저항하다 피해입은 사람들이거든요.
첫댓글 저도 요즘 곱씹으며 읽고 있는 책이라 책소개가 참 반갑네요.
부자 나라들이 하는 겉과 다른 속내, "내가 했던 대로 하지 말고 내가 말하는 대로 하라" 라는 문구가,,,마음에 콕 박히더라구요.
-_- 음 생각이 깊어지네요
저는 읽어보지 않고 입원했을때 선물 받은 책이라 큰아이 학급 문고로 보냈는데 아이드이 읽고 난 다음엔 저도 곡 읽고 싶어졌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