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앙프라방 사찰들 (3)
미국에는 모든 아시아 전통불교 국가에서 건너 온 스님들이 신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또 미국에는 위빠사나 수행을 지도하는 기관도 많고, 수행하는 사람들도 많다. 한국에서도 위빠사나 관련 책도 많이 나오고 미얀마로 수행을 하러 갔는 사람도 많다.
필자는 2017년 말 부터 동남아시아 태국을 여러차례 방문하면서 태국지역의 유명사찰을 많이 소개하였다. 태국에서 치앙라이 지역과 태국 남부의 붓다다사 스님이 거주했던 ‘수안 모크(Suan Mokkh), 그리고 포틸락 스님이 이끄는 ‘아속’ 공동체를 방문하려고 하였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여행을 할 수가 없어서 우선은 태국불교 기행문은 치앙마이 사찰 소개로 끝낼 수 밖에 없었다. 기회가 되면 못다 한 태국 사찰 소개를 더 하려고 한다. 2020년 11월 호 부터는 2019년 11월에 라오스의 루앙프라방, 방비앵, 비엔티앤을 방문한 것을 토대로 라오스 불교를 소개한다.
글 | 김형근 (본지 편집인)
루앙프라방의 사찰은 대략 80개라고 하는데 여기에 체류 기간은 3박4일이기 때문에 극히 제한적으로 5개 미만으로 자세하게 보려고 생각했다. 그러나 크지 않은 루앙프라방은 곳곳에 사찰이 있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많은 사찰을 방문하게 되었다. 이 여행기에서는 3개만 하려고 한다. 탁발하는 장소에서 가까운 사찰 ‘왓 쌘 스카함’,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사찰인 ‘왓 시애통(香通寺), 그리고 라오스 불교예술을 가르친다고 보도되어 찾았던 ’왓 쎄엔므앙‘이다.
라오스 사원구조 및 종파
라오스의 사원은 ‘왓’(wat) 혹은 ‘밧’(vat)으로 불린다. 스님들이 거주하는 복합 건물로, 스님들이 없으면 ‘왓’으로 부르지 않는다. 왓은 ‘거주한다’는 뜻을 가진 산스크리트어 ‘아바사’(avasa)에서 유래된 말. 라오스 전형적인 사원은 기본적으로 ‘우포싸타’라 불리는 심(sim. 대웅전), 화우타이(삼장을 모신 도서관), 쿠티(요사채), 화우꽝(종각), 사아라롱탐(스님과 신도가 만나는 장소. 설법하는 곳), 여러 모양의 스투파(탑), 신도들의 유골을 안치한 타아트카둑(묘탑) 등으로 구성된다. 특이한 것은 심(대웅전) 부처님 옆에 그 사찰의 역대 주지스님 동상을 같이 봉안한다는 점. 현 주지스님의 동상이 있는 곳도 있다. 사원건축은 통상 세 가지 양식으로 구별된다. 비엔티엔 양식, 루앙프라방 양식, 씨엔쿠앙 양식이 그것. 비엔티엔 양식의 경우 심은 대개 사각형 모양. 주위에 회랑이 둘러 쳐지고, 회랑 안에 다양한 불상들이 모셔진다. 불상들의 손모양은 대개 항마촉지인이다. 부처님이 큰 깨달음을 이뤘을 당시의 손모양인, 왼손은 가부좌한 발위에, 오른손은 땅을 가리키는 모양이 바로 항마촉지인. 선정인을 한 부처님도 있다.
-불교신문 기사. 라오스 불교현황에서 옮김.
라오스 불상에는 우리가 다른 나라 불상에서는 볼 수 없는 수인을 한 불상을 볼 수 있다. 비를 기원하는 불상으로 두 팔을 내리고 있는 불상이다. 가뭄이 들면 기우제 의식의 하나로 두 팔을 아래로 내린 불상을 제작해 절에 가져다 놓은 것이라고 한다. 루앙프라방 여러 사찰에서 이 불상을 볼 수 있었다.
왓 쌘 수까함 Vat Sensoukharam
‘왓 쌘’은 1718년에 건립된 사찰로, 1932년과 1957년에 보수한 태국 양식의 절로 ‘10만의 보물 사원’이라는 뜻의 절이다. 이 절의 전면부는 루앙프라방에 있는 모든 절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면부라는 글들을 보았다. 라오스 모든 절들을 보고 한 말인지는 모르겠다. 지붕은 붉은 색, 적색이었다. 이 사원은 낏싸랏 왕이 메콩강에서 돌 10만 개를 이용해 건설해서 이런 이름이라고 한다. (썬은 라오스 어로 10만을 의미한다고 한다. 이곳 담장 밖에서 아침 탁발이 시작되기 때문에 탁발이 끝나면 관광객들이 이 사찰에서 기념촬영을 많이 한다. 나도 이 사찰을 여러 차례 방문하였다. 어린 동자스님이 범종을 치는 모습도 보고, 주지 스님도 만나서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다. 이 사찰에는 4명의 스님이 상주한다고 한다. 법명이 ‘앗루루’이며20살에 출가한 주지 스님은 태국 치앙라이에서 스님교육을 받았다고 한다. 루앙프라방 지역의 불교현황에 대해 문의하여 대략적인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 스님에 의하면 라오스에서는 현재 출가자가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법당 안은 정교하게 그려진 적갈색의 불화로 장식되어 있었다. 법당 안의 불상의 수인은 항마촉진인이다. 항마촉지인이라는 것은 부처가 깨달음에 이르는 순간을 상징하는 수인입니다. 항마인(降魔印), 촉지인(觸地印), 지지인(指地印)이라고도 한다. 석가모니가 보리수 아래에 앉아 성도(成道)할 때 악귀의 유혹을 물리친 증인으로 지신(地神)을 불러 자신의 깨달음을 증명하였다는 내용에서 유래되었다. 왼손은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하여 결가부좌한 다리 가운데에 놓고 오른손은 무릎 밑으로 늘어뜨리면서 다섯 손가락을 편 모양이다. 우리나라 유명한 불상인 석굴암의 불상도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이다. 법당 밖의 정면에 커다란 입상 불상이 있었는데 수인은 팔을 아래로 내린 비를 기원하는 불상이다.
지붕 왓 쌘 수까함
탁발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는 태국신자들 범종각
대웅전 내부 문양 대웅전에서 주지스님과 필자
대웅전
왓 씨엥므앙 (Wat Xiengmouane)
1865년 찬타라(Chantatrh) 왕때에 만들어진 사원으로 종소리가 아름다워 ‘아름다운 소리 사원’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유네스코 지원 아래 승려들에게 사원 건축과 불교 조각, 불교 회화 등을 가르치는 학교가 있는 곳이다. 왕궁 박물관 오른쪽 작은 골목 안에 있으며 왓 춤콩과 담을 접하고 있다. 나는 루앙프라방에 가기 전에 방문할 곳을 사전 조사를 하던 중에 이 사원에 순수불교미술학교가 있다는 기사를 보고 찾아 갔다. 이 사찰 안내 간판에도
그런 내용이 붙어 있었다. 하지만 막상 방문해보니 학교는 남부의 다른 곳으로 이전을 하였다고 했다. 예술학교라고 하기에는 그 규모가 너무 작았다. 대신 라오스 정부와 유네스코 합동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것 같았다. 이 사찰은 대웅전만 큰 건물이었고, 작은 건물이 대웅전 좌.우와 뒤쪽에 여러 채 있었다. 사찰 입구의 오른쪽에 조그만 범종각이 있었는데 우리나라 큰 종처럼 종 밑에 구멍이 있었다. 이 종은 우리나라 종과는 달리 마치 포탄처럼 길쭉한 모습이다.
캼라라는 주지스님은 30대로 보였다. 이 사찰에는 3명의 스님과 23명의 행자스님이 있다고 했다. 오후 4시에 타종을 하였다. 그것은 사찰 청소를 알리는 타종이라고 한다. 사찰행자 스님들이 큰 빗자루를 들고 사찰 이 곳 저곳을 쓸고 있었다. 어린 시절 한국의 큰 사찰에서 보던 모습이었다. 내가 방문한 날이 특별한 날이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스님들이 망자들의 영혼 천도를 위한 깃발을 세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태국에서도 볼 수 없었던 처음 보는 모습이었다.
범종각 독일 라오스 개발협회의 캄판 여왕 저택 복원공사
이 프로젝트는 GLAD (German Lao Association for Development-독일 라오스 개발 협회)에 의해 시작되었다. 독일 라오스 개발 협회는 Queen Khamfanh Mansion에서 문화 행사와 독일-라오 만남을 조직 할 계획이다. 역사적인 건물이 썩은 상태로 있기 때문에 본관을 복원하고 지붕을 수리하는 데 필요한 2 천 1 백만 킵을 독일 대사관이 기증하였다. 이 집은 서기 1800 년에 Bualaphanh 왕에 의해 지어졌으며 루앙프라방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보호 지역의 중요한 부분을 구성한다고 한다.
2003 년부터 2013 년까지 미술 학교로 사용되었으며 현재는 어린이 문화 센터가 있다.
센터는 루앙프라방과 인근 마을의 아이들이 전통 라오스 악기, 전통 라오스 춤, 모국어 기술을 배울 수 있는 400 명 이상의 어린이를 위한 방과 후 활동을 제공한다. 부분적으로 개조 된 건물은 2014 년 11 월 말에 문을 열었다. 지붕 수리 및 보존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영혼 천도를 위한 깃발을 세우는 스님
왓씨엥므앙 스님들과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