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공대생이지만 법을 공부하여 문과생 특유의 장황함이 있습니다.
주의! 그림은 별로 없으며 글이 많습니다.
주의! 졸린 새벽이라 글이 두서 없을 수 있습니다.
주의! 요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재미 없을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청룡동 자취생 선의무과실(원래 선의무과실인데 중복가입되면서 한시적으로 다른 별명인 공업열역학을 쓰고 있습니다.)입니다. 잠이 오지 않던 차에 새해 첫날 명환법우님(밀짚모자 아저씨)과의 짧은 대화에 영향을 받아 오차즈케에 대한 짧은 글을 써볼까 합니다.
미식을 사랑하고 요리를 좋아해서 꾸준히 저만의 레시피를 개발해 왔습니다. 맛있는 것을 추구하다보니 요리는 구색이라는 구색은 다 갖추어야 했고, 재료에 대한 타협은 최대한 하지 않는 쪽으로 요리를 해왔습니다. 예를들면 카레는 분말카레는 쓰지 않고 꼭 루카레를 쓰며, 버터와 토마토 페이스트는 꼭 넣어야 한다던지, 김치볶음을 하더라도 꼭 미리 만들어둔 파기름으로 볶는다던지 등 넣을건 다 넣어야 하고 구색이란 구색은 다갖추는 요리를 했지요.
어느정도 저만의 레시피라는게 갖추어지다보니 매너리즘이 왔달까요. 다른 스타일의 요리를 원하는 욕구가 마음속에 잠재하고 있었나 봅니다. 새해 첫날 명환법우님과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나누었습니다. 명환법우님의 간소한 생활방식이 요리에서도 느껴졌습니다. 소박하고 간소한 요리 이야기에 '아 이거구나'라고 무릎을 탁 쳤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추구한 요리들은 화려하고 맛이 풍부하고 감칠맛 넘칠지는 모르지만, 간소하고 소박한 맛은 없었거든요. 명환 법우님의 '미니멀리즘'은 매너리즘에 빠진 저의 요리생활에 활력을 불어 넣어줬습니다.
그 날 이후로 몇가지 시도해본 요리중에 가장 만족한 요리인 오차즈케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お茶漬け (おちゃづけ / 오차즈케) 는 お茶(오차) 에 漬ける(담그다) 즉 밥에 차를 부어 먹는 음식입니다. 우리나라는 국에 밥을 말아먹는다면, 일본은 반대로 밥에 차(국)을 끼얹어 먹습니다. 요리 방법을 살펴보아도 미리 공기에 밥을 넣고 재료를 밥위에 얹은 다음에 우려낸 녹차를 끼얹어 오차즈케를 완성합니다.
일본 드라마 심야식당에 등장하는 오차즈케 시스터즈. 주변 사람들 결혼식을 다녀온 후에 뭉쳐서 오차즈케를 먹으며 결혼 한 사람들은 현실에 타협을 한 사람들이며 자신은 진정한 사랑을 꿈꾸는 순수한 영혼이라 위로하는 안타까운 노처녀 캐릭터들이다.
오차즈케는 밥에 녹차를 끼얹어 먹는 간편한 요리답게 일본에서도 가볍게 한끼를 떼우기 위한 요리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대중식당에서 쉽게 찾을 수 있으며(일본 자유여행을 몇번 하면서 꽤 봤습니다.), 일본 드라마나 영화 애니매이션에서도 간편한 요리로써 자주 등장합니다. 그래서 겉과 속이 다르기로 유명한 교토에서는 손님에게 돌아갈것을 돌려 표현하기 위해서 오차즈케를 손님 식사로 내기도 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일본에서 오래 거주하셨던 명환 법우님의 해설이 필요합니다.
오차즈케들. 왼쪽은 사케(연어)오차즈케, 오른쪽은 우메보시(매실)오차즈케로 보인다.
오차즈케는 대표적으로 멘타이코, 사케, 우메보시를 토핑으로 얹습니다. 각 식재료는 우리나라말로 각각 명태알, 연어, 매실장아찌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밥에 물 말아 먹으면서 김치나 간이 되어 있는 무말랭이를 얹어 먹는것과 본질적으로 큰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한국식으로 해석이 가능하며, 실제로 맛있습니다!!! 이하 제가 직접해 보고 괜찮은 레시피를 공개해볼까합니다. 물론 아래 레시피들은 제가 오리지날이 아니며, 기존의 레시피를 참고하여 약간의 해설을 추가하여 작성된 레시피 입니다.
★★★★ 장조림(+무말랭이) 오차즈케
주재료: 녹차(티백), 쌀밥, 장조림, (무말랭이)
부재료: 참치액 1~2스푼, 후리가케, 참기름
요리방법
1. 녹차를 우려낸다. (커피나 다른 차들과 마찬가지로 고온에서 오래 우려내면 타닌이 물에 많이 녹아서 맛이 떫어진다. 따라서 적당한 조절이 필요하다. 필자의 경우 약 90도인 500ml정도 물량에 녹차 티백 2개정도 넣고 2~3분 정도 우려낸다. 참고로 여름에 시원하게 먹고 싶다면 찬 물에 우려내도 무방하나 냉침 시에는 오랫동안 우린다.)
2. 밥을 적당량 보울에 투하(소금과 참기름으로 조미하면 더욱 맛있다.)
3. 장조림을 올린다. 무말랭이가 있다면 함께 올린다.
4. 녹차물을 보울에 붓고 참치액을 1~2 스푼 첨가한다. (이는 가쯔오부시 대용이다. 없다면 다시마 냉육수로 대체가능하다.)
5. 후리가케를 적당량 뿌린다. (김가루로 대용가능)
6. 밥을 조미하지 않았다면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린다. (참기름은 한국요리의 시그니처 식재료 입니다. 한국인 입맛에는 참기름이 빠지면 맛이 어딘가 허전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본 요리는 담백한 요리로 참기름은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말 조금만 첨가하여야 합니다.)
★★★★ 구운연어(통조림) 오차즈케
주재료: 녹차(티백), 쌀밥, 연어(통조림)
부재료: 참치액 1~2스푼, 후리가케, 참기름
요리방법
1. 녹차를 우려낸다. (커피나 다른 차들과 마찬가지로 고온에서 오래 우려내면 타닌이 물에 많이 녹아서 맛이 떫어진다. 따라서 적당한 조절이 필요하다. 필자의 경우 약 90도인 500ml정도 물량에 녹차 티백 2개정도 넣고 2~3분 정도 우려낸다. 참고로 여름에 시원하게 먹고 싶다면 찬 물에 우려내도 무방하나 냉침 시에는 오랫동안 우린다.)
2. 밥을 적당량 보울에 투하(소금과 참기름으로 조미하면 더욱 맛있다.)
3. 통조림 연어 절반 정도를 기름없는 팬에 볶는다.
4. 녹차물을 보울에 붓고 참치액을 1~2 스푼 첨가한다. (이는 가쯔오부시 대용이다. 없다면 다시마 냉육수로 대체가능하다.)
5. 구운연어를 올린다.
6. 후리가케를 적당량 뿌린다. (김가루로 대용가능)
7. 밥을 조미하지 않았다면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린다. (참기름은 한국요리의 시그니처 식재료 입니다. 한국인 입맛에는 참기름이 빠지면 맛이 어딘가 허전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본 요리는 담백한 요리로 참기름은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말 조금만 첨가하여야 합니다.)
★★★★ 명란 오차즈케
주재료: 녹차(티백), 쌀밥, 명란젓
부재료: 참치액 1~2스푼, 후리가케, 참기름
요리방법
1. 녹차를 우려낸다. (커피나 다른 차들과 마찬가지로 고온에서 오래 우려내면 타닌이 물에 많이 녹아서 맛이 떫어진다. 따라서 적당한 조절이 필요하다. 필자의 경우 약 90도인 500ml정도 물량에 녹차 티백 2개정도 넣고 2~3분 정도 우려낸다. 참고로 여름에 시원하게 먹고 싶다면 찬 물에 우려내도 무방하나 냉침 시에는 오랫동안 우린다.)
2. 명란젓을 참기름을 소량 두른 팬에 살짝 굽는다. 이때 명란은 생으로도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바짝 익힐 필요가 없다. 겉에 묻은 양념은 명란을 타게 하므로 약간 걷어내고 굽는다.
3. 녹차물을 보울에 붓고 참치액을 1~2 스푼 첨가한다. (이는 가쯔오부시 대용이다. 없다면 다시마 냉육수로 대체가능하다.)
4. 구운 명란을 올린다.
5. 후리가케를 적당량 뿌린다. (김가루로 대용가능)
6. 밥을 조미하지 않았다면 참기름 한 방울 떨어뜨린다. (참기름은 한국요리의 시그니처 식재료 입니다. 한국인 입맛에는 참기름이 빠지면 맛이 어딘가 허전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본 요리는 담백한 요리로 참기름은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정말 조금만 첨가하여야 합니다.)
위에 공개된 세가지 레시피 외에도 많은 식재료를 토핑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어제 먹다 남은 치킨도 올릴 수 있고, 멸치볶음이라던지 잘게썬 진미채도 올려먹을 수 있지요. 참고로 레시피 앞에 붙은 ★은 제가 완성한 레시피 중에서 완성도나 맛, 요리시간, 재료비 등을 고려하여 매긴 등급입니다. 이후에 요리에 대한 담론을 하게 된다면 추가로 레시피를 공개할까 합니다.
불교 커뮤니티에 글을 쓰는바 불단에도 올릴 수 있는 레시피를 하나 정리해 보았습니다. 고기나 생선이 들어간 식재료는 제외 하였고, 일본식 매실장아찌인 우메보시는 붉어서 제사상에도 올리지 않는바 불단에서도 부적당하지 않을까 싶어서 푸른색이 도는 매실장아찌로 대체하였습니다.
★★★★ 매실장아찌 오차즈케
주재료: 녹차(티백), 쌀밥, 매실장아찌
부재료: 김가루
요리방법
1. 큰 보울에 녹차를 우려낸다. (냉침 시에는 오랫동안 우린다.)
2. 밥을 적당량 보울에 투하
3. 매실장아찌를 적당량 밥위에 얹는다.
4. 미리 우려둔 녹차를 보울에 붓는다.
5. 김가루를 약간 뿌린다.
약수사 법우님들은 밥은 제대로 챙겨 드시고 다니시나요? 피곤하고 힘든 일상속에서 거창한 요리는 할 수 없어도 간단한 오차즈케정도는 직접 해먹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2017년은 꼭 모두 바라는바 이루는 한 해 되시길 기원하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ㅎㅎ 소박하고 담백하면서 간편한 음식이 좋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엄청 세련돼 보이는 이 느낌적인 느낌은 ?^^;; 음식에 무언가 철학이 숨어 있는 듯이>> 현준이 멋있죵 요섹남 인증~! 언제 한번쯤 요리 대접받고봤쪄~~
나도 나만의 레시피 공개! 1.된장죽- 물에 된장과 밥을 넣어 푹 끓여주면 끝;; 2.김치죽- 물에 김치와 밥과 간장 넣어 끓여주면 끝. 넘칠 수 있으니 불조절에 주의 ;; 맛은 아주 너~무 담백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