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길>은 지난 4.11 총선 때 ‘강남을’ 등 몇몇 투표소에서 발생한 부정선거 의혹을 집중 취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평소 막강한 사세와 매체 영향력을 자랑하며 ‘정론’을 자임해온 조중동 등 거대 신문사, KBS MBC 등 방송사들은 형식적인 보도에 그치고 있을 뿐입니다. 이들이 외면한다고 해서 이번 선거부정사건의 '진실'이 감춰질 수는 없습니다. <진실의 길>은 힘 닿는 대로 진실을 밝혀내도록 노력할 작정입니다.
대개의 경우 사건 수사의 핵심은 사건 관련자를 제 때 제대로 조사(취재)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며 또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투표함 부정사건 역시 매 한가지일 것입니다. 그래서 <진실의 길>은 1차로 문제의 투표함을 처음 발견했던 강남구 개표장 참관인 2명(남/녀 김성진 씨)을 인터뷰한 바 있습니다.
[참조-개표참관인 인터뷰] “뭐가 그리 급해서 투표함 자물쇠도 안잠궜나?”
이어 이번에는 논란이 된 투표함 가운데서도 가장 상태가 심각했던 ‘구룡마을 투표함’과 관련된 인물들을 추적해서 취재 중입니다. 우선 당일 오후 구룡마을 투표소에서 참관인으로 활동하면서 투표함 봉인까지 참관했던 여야 추천 참관인 2명을 각각 인터뷰했습니다.
이들 여야 참관인 2명은 모두 장년 여성입니다. 새누리당 추천 참관인 이주원(58) 씨는 구룡마을 거주자이며, 민주통합당 추천 참관인 김경혜(60) 씨는 구룡마을 건너편 개포동 1단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이번 투표함 부정사건에 대해 당황스럽고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당일 투표가 끝난 후 선관위 직원과 함께 현장에서 분명히 투표함 봉인을 잘 마무리 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투표함 호송차에 동승하지는 않았는데 그 이유는 선관위 직원이 그냥 집에 가도 된다고 해서 그렇게 했답니다. 두 사람 모두 이 점을 못내 아쉬워했습니다.
두 사람 가운데 김 씨는 18일 저녁 김 씨의 아파트 인근 소공원에서 대면인터뷰를, 이 씨는 19일 오후 전화로 인터뷰하였습니다. 따라서 질문내용은 비슷하지만 이들 두 사람과의 인터뷰는 각각 분리해서 소개하기로 합니다. 다음은 이들 여야 참관인과의 대화내용을 간추린 것으로, 아래는 민주당 추천 김경혜 참관인과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 새누리당 추천 이주원 참관인 인터뷰는 말미에 별도기사로 링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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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1 총선 당일 서울 강남을 구룡마을 투표소에서 민주당 추천 참관인으로 활동한 김경혜 씨가 18일 밤 개포동 한 아파트 소공원에서 본지 기자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 씨의 요청으로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함. ⓒ 진실의길 |
- 어떤 경위로 구룡마을 투표소 참관인이 됐나? “최영주 강남구 구의원(구의회 부의장, 민주당 소속)의 추천으로 참여하게 됐다. 최 의원 부인과는 통장을 하면서 서로 알게 됐는데 최 의원 부인이 참관인 제의를 해서 수락했다.”
- 투표 참관인을 해본 경험이 있나? “없다. 이번이 처음이다.”
- 투표 참관인의 임무나 준수사항 등에 대해 사전에 교육을 받은 적 있나? “없다. 당이나 선관위 그 어디로부터도 아무런 교육을 받은 바 없다.”
- 당일 투표소에 도착한 시각과 당시 상황을 소개해달라. “당일 임장재(남)라는 분이 전화로 오전 11시 반까지 구룡마을 투표소로 오라고 전화가 왔었다. 나는 비교적 여유 있게 11시 10분경 투표소에 도착해 주변을 둘러본 후 먼저 와 있던 새누리당 추천 참관인(이주원 씨)와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11시 50분경에 오전 참관인과 교대했다. 참관인 석 둘 가운데 나는 왼쪽에 앉았다.”
- 당일 투표 참관인으로 근무한 시간은 얼마나 되나? “오전 11시 50분 임부교대를 한 이후부터 개표가 끝나 투표함 봉인을 마친 후 오후 6시 20분까지 근무했다.”
- 참관 당시 투표소 상황은 어땠나? “종일 많은 분들이 투표하러 오셔서 투표소가 붐볐다. 그들 중에는 나이든 분들이 많이 오셔서 부축도 해드리고 기표소로 안내도 해드렸다.”
- 참관 중에 특이사항은 없었나? “조립식으로 만든 기표소가 부실해서 세 개중 세 번 째 기표소가 쓰러져 스페어로 있던 기표소로 대체하는 일이 있었다. 참관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인데 아마 12시 반 경이라고 생각된다.”
- 투표함은 상태가 어땠나? “종이로 만든 것이어서 매우 부실해 보였다. 발로 차면 내용물이 한꺼번에 전부 밖으로 쏟아질 것 같았다. 나중에 투표함 봉인할 때 보니 실지로 그랬다.”
- 점심식사는 언제, 어떻게 했나? “12시 50분 경 선관위 직원(* 강남구청 주택과 소속 직원으로 구룡마을 상황실 팀장인 김중철 씨를 지칭함/편집자)이 상가 내 형제식당에 주문해서 배달시켜주었다. 메뉴는 된장국이었으며, 참관인 2명은 교대로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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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룡마을 투표소에서 주민들이 투표를 하는 모습. 건너편 벽시계에 여야 참관인 2명이 앉아 있는데 오른쪽이 김경혜 씨다. ⓒ 뉴스1
| - 당일 투표소 내에 투표관리를 맡은 사람은 총 몇 명이나 있었나? “총 9명이었다. 신분증 대조 2명, 명단 확인 2명, 투표용지 교부 2명, 수당 지급 및 식사준비 등 1명, 참관인 2명 등이다.”
- 투표 종료시점까지 투표소에서 특이사항은 없었나? “없었다. 투표는 원만하게 진행됐다. 한 가지 언급해둘 점은 투표자 가운데 젊은이들은 투표용지를 세로로 길게 접어서 넣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투표함이 가득차서 투표용지가 투입구에 잘 들어가지 않는 경우가 있어서 참관인 두 명이 몇 차례씩 번걸아 가며 투표함을 이리저리 흔들어주곤 했다.”
- 투표 종료 시점과 당시 상황을 설명해 달라. “투표 종료 5~6분 전에 남자 1명이 투표하러 왔었다. 그가 마지막 투표자였다. 오후 6시가 되자 선관위 직원이 ‘타임아웃!’이라고 외치고는 투표소 문을 닫았다. 그리고는 그 직원이 여야 참관인을 모이라고 해서 그와 함께 3인이 투표함 봉인작업에 들어갔다.”
- 투표함 봉인작업 과정과 작업내용을 자세히 소개해 달라. “우선 참관이 2명이 투표함을 양쪽에서 붙잡고 선관위 직원이 테이프로 투입구를 봉쇄했다. 그리고는 테이프 양쪽에 각각 3개씩 총 6개의 도장을 찍었다. 흔히 계약서 같은 데 찍듯이 테이프와 투표함에 반씩 물려서 찍었다. 그리고는 투표함 뒷면에 붙은 뚜껑을 닫고 열쇠로 잠궜다.”
- 열쇠도 별도로 봉인을 했나? “열쇠를 잠근 다음 테이프로 둘둘 말고는 그 위에 앞뒤로 다시 도장을 찍었다. 열쇠가 투표함에서 덜렁거려 좀 부실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선관위 직원이 ‘이건 절대로 못 연다. 다시는 안 열린다.’ 해서 그런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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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표함을 잠근 후 열쇠는 위 사진(둥근 원내)처럼 투표함에 붙여 테이핑을 해야한다. ⓒ SBS뉴스 화면캡쳐 |
- 투표함 뚜껑도 봉인했나? “별도로 봉인하지 않았다. 그것까지 해야 되는 것인 줄은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하니 뚜껑까지 완벽하게 하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쉽다.”
- 당일 투표용지 상황은 어땠나? “선관위 직원한테 듣기로 당초 선관위에서 1500매를 가져왔다고 들었다. 그런데 이 가운데 8~9매를 남고 거의 다 썼다. (* 구룡마을의 전체 유권자는 1965명이며 이 가운데 투표자는 총 1491명임/편집자) 투표 종료 1시간 20분 전에 선관위 직원이 새로 투표용지 300매를 갖다 주었는데 이건 사용하지 않았다.”
- 남은 투표용지는 어떻게 처리했나? “선관위 직원이 쓰고 남은 8~9매와 추가로 가져온 300매를 봉투 2개에 나눠 담고는 테이프를 붙이고 다시 도장을 찍었다. 분명히 봤다.”
- 참관 수당은 언제, 얼마를 받았나? “당일 오후 4시 40분경에 지급받았다. 원래는 5만원인데 점심값 5000원을 제하고 4만5000원을 받았다. 선관위 직원은 수당을 주면서 ‘6시에 투표 끝나면 가시면 된다’고 했다.”
- 투표함 앞면에 투표구 명칭이 쓰여 있지 않은 것을 혹시 목격했나? “목격했다. 좀 의아스럽긴 했다. 나중에 들으니 선관위 직원이 투표함 호송하면서 차에서 썼다고 하더라. 새누리당 참관인도 이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 투표함 호송 때 동행했나? “안했다.”
- 왜 동행을 안 했나? 혹 누가 동행을 막았나? “우선 선관위 직원이 동행을 요구하지 않았다. 참관수당을 주면서 ‘6시 되면 가도 좋다’고 한 선관위 직원이 투표함 봉인이 끝난 후 ‘수고했다’며 집에 가라고 했다. 나더러 개표장까지 동행하자고 했으면 나는 분명히 갔을 텐데 가자는 말도 안하는데 내가 일부러 가겠다고 하기가 좀 뭣 했다. 지금 생각하면 꼭 갔어야 했는데...”
- 투표함 호송차가 떠나는 것은 목격했나? “호송차가 떠나는 것은 못 봤다. 집에 가도 좋다고 해서 투표장에서 나와 새누리당 참관인과 인사를 나누고는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새누리당 참관인은 그 동네(구룡마을) 거주자여서 투표장 근처에 좀 더 머문 것으로 안다. 그런데 투표함을 호송하는 차가 경찰차가 아니라 봉고차라는 얘기를 듣고 조금은 의구심을 가졌다.”
(* 참고로, 투표 참관인들이 투표함 호송차량에 동행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조국래 강남구선관위 관리계장은 4월 13일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참관인을 돌려보낸 것은 ‘동행’이 강제규정이 아니기도 하고, 12시부터 6시까지 근무하기 힘들었을 테고, 경찰도 있으니 강제로 동행시키지 않은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정동영 후보의 법률지원단장을 맡았던 장철우 변호사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한 사람을 뺀 전원이 ‘봉인한 후에 선관위원들이 돌아가도 좋습니다’라고 해서 다 돌아갔다고 진술했다”며 “결국 55개 중 54개 투표소의 투표함이 개표소까지 호송 중에 적어도 정 후보측 참관인이 동승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 이번 구룡마을 투개표 과정에서 ‘부정(不正)’이 있었을 가능성은 어찌 보나? “적어도 내가 참관했던 투표시간 내에나 투표함 마무리(봉인 등)까지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확신한다. 그 이후는 모른다.”
- 선관위에 ‘확인서’를 써 줬다는데 그 내용은 뭔가? “선거 다음날 선관위에 가서 확인서를 써줬는데 그 내용은 참관을 시작한 이후 투표함 봉인 등 마지막까지의 전 과정을 사실대로 적은 것이다. ”
- 구룡마을 투표함을 둘러싼 부정선거 시비에 대해 어찌 생각하나? “도무지 말이 안되는 얘기다. 이승만 시절이면 몰라도 지금 이 시절에... 다시 생각해봐도 투표함 후송 때 동행하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쉽다. 투표함 뚜껑이랑 완벽하게 마무리 하지 못한 점도 그렇다.”
- 끝으로 보탤 말은 없나? “이번에 처음으로 투표 참관인을 했는데 나를 추천한 당이든, 선관위든 사전에 참관인에 대한 교육이 전혀 없었다. 앞으로는 참관인에 대해 사전에 적절한 교육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인터뷰 추가] 새누리당 추천 참관인 이주원씨 인터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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