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미필적 고의에 의한 정계개편 시도 제 발등을 찍다』
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이전 투구 10.26 재보선의 최대의 패배자가 MB로 확정되면서 드디어 끝났다.
따져보면 이 모든 것은 MB의 미필적 고의에 의해 시작되었고 그 결과는 자기 발등을 자기가 찍은 것으로 끝났다.
여기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자기행위로 인해 어떤 범죄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을 예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의 발생을 알면서도 즉 결과를 예측한 상태에서 그 행위를 하는 상태를 말한다.
백과 사전에는 한밤중에 보험금을 탈 목적으로 자기집에 방화를 한 사람이 옆집에 있는 사람이 타 죽을 수도 있음을 알고도 불을 지른 경우와 같은 때에 해당하는 범죄를 의미한다고 되어있다.
MB는 무료급식 주민투표를 오세훈으로 하여금 주민투표까지 가도록 밀어붙이게 했다. 그리고 관변 우파단체로 하여금 주민투표 청원을 하게했다.
그리고 주민투표 때 핵심 참모를 동원해 독려했고 그 결과 투표성원이 되지 않자 오세훈이 사퇴했다.
나는 MB의 『1차 미필적』 고의는 질줄 알면서 무료급식 투표를 밀어붙인 것이고 『2차』는 오세훈이 사퇴하게 방조성 압력을 넣은 것이라고 본다. 무료급식 주민투표가 실패한 것이라는 것을 예견하고도 그래서 오세훈이 사퇴하면 재선거가 있을 것을 예견하고도 그렇게 하도록 용인을 넘어 묵시적 방조와 장려를 한 것이다. 그래서 재선거가 다시 있으면 한나라당이 나경원 외에 별 대안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자체가 많은 흠결이 있어서 도저히 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재선거를 하도록 한 것이 『제3차 미필적 고의』이다. 그 다음에 안철수가 등장했고 안이 현 여권에 위협적 인물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을 알면서도 곽노현에게 보이던 뒤끝을 접고, 안 등장 직후 TV에 등장해 『올 것이 왔다』며 『기성정치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여망 표출』, 『아날로그 정치, 스마트 국민』 운운하며 『안풍』을 부채질 한 것이 『4차 미필적 고의』이다. 그러고 재선거가 시작되자 한나라당 시장 후보로 이석연이 돌연 등장했다. 이때 보수단체를 재빠르게 지지 선언케 하고 친이 핵심이 나서 이석연을 공격하여 『이』가 견디다 못해 사퇴케 한 것이 『제5차 미필적 고의』이다. 그리고 『나』가 후보가 되자 쾌재를 부르며 신지호 음주토론을 비롯한 친이 핵심을 나경원 옆에 포진시켜 선거운동을 개판으로 만들며 마침내 박근혜가 등장하게 만들어 선거를 기필코 지게 만든 것이 『제6차 미필적 고의』이다.
여기까지 치밀한 각본에 의해 잘 왔지만 세상일은 항상 모든 것이 뜻대로만 되는 것은 아니다.
MB가 이렇게 수 차례 미필적 고의를 저지른 것은, 결국 이 모든 행동이 자신의 퇴임 후 탈출구를 만들게 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무리한 무료급식 주민투표, 오세훈 사퇴, 재선거 실시, 안철수 환영(?) 멘트, 이석연 사퇴, 나경원 후보확정 등을 통한 일련의 과정을 유도했다. 그리하여 기다리던 박근혜 선거지원 참여와 선거 참패를 통한 박 대세는 붕괴 몰락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렸던 것이다.
즉 『말도 안되는 무료급식 주민투표』 이후 벌어진 일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리라 어떠리라 예견을 한 상태에서 그는 재선거라는 불을 질러 버린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정작 자신이 꾸미고 있던 내곡동 사저 문제와 자신의 주변이 어질러 놓은 이국철 RG파문, 자원외교 등의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던 것이다.
결국 MB의 뜻대로 선거 결과가 나온 것 같으면서도 아주 아닌 것 같게 되어버렸다.
박근혜는 서울에서 졌지만 지방 8곳을 다 이겼다. 또 출구조사와 병행해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도 서울출구 조사에서 안철수에 근소하게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를 출구조사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박은 대세론에 타격은 입었지만 죽을 만큼 데미지를 입지는 않았다.
또 PK지역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친노 세력이 지원한 후보를 이겨버렸다. PK에서 무너졌을 때 박근혜 대세론은 급속히 붕괴할 것이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또 인제와 서산에서 수십, 수백 표 차이로 간신히 한나라당 후보가 이겨버렸다. 사실 합쳐서 5백 표도 안되는 이 두 곳의 표가 박근혜와 한나라당의 완패를 막은 것이다.
물론 이번 선거의 최대 승자는 안철수 원장이다.
사실 이번 선거가 원사이드 하게 가서 박원순 후보가 쭉 앞서갔더라면 안은 굳이 등장하지 않아도 되었고 등장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박 또한 여러 실수가 있었고 그래서 막판에 선거결과가 비슷하다고 양쪽 선거 진영 모두가 착각했다.
사실 숨은 표를 잡아내지 못하는 여론조사의 맹점이지 결코 비슷하지는 않았을 거라 본다. 아니면 안철수의 극적인 등장을 유도하는 술수였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안이 등장해 한마디하자 서울 선거는 박원순의 완승으로 끝났다. 그런데 웬일인지 아무도 기대치 않았던 서울지역 대선후보 지지도 출구조사가 포함되어 있어 완승의 효과를 다소 흐리게 만들었다.
안은 조기 등장으로 인한 서울대의 정치부업 자제 압력과 정치권, 여-야의 검증 압력에 시달리게 되는 부담을 안게 되었다. 또 반 MB와 복지문제에 대해 자기 견해를 조만간에 밝혀야 될 입장이다. 더 이상 모호하게 갈수는 없다.
물론 MB 의도대로 야권은 대혼란에 빠져버렸고 민주당은 아노미 상태이며 민노당 등 진보정당은 무기력해졌다.
또 손학규, 문재인(그도 이번 보선의 큰 피해자 중 하나다), 유시민, 한명숙, 정동영, 정세균 등 야권의 유력대선주자들이 각기 상처가 깊은 상태가 되버렸다.
박원순 또한 이겼지만 반 MB 선거판과 제대로 된 정책을 짜지도 못했고 선거 과정에서 그 동안 베일에 감춰졌던 본인의 여러 가지 내용이 공개되어 완벽히 승리한 것 만도 아니다.
이후 야권정당과 문재인의 혁신과 융합은 안철수, 박원순이 독자적인 제3정당 창당으로 가는 것을 사생결단을 하고 막아 야권통합의 대의 속에 끌어들이려 할 것이다.
아무리 무기력하게 된 야권이지만 정치판에서 담은 내공이 위기 때 만만치 않게 드러날 것이다.
야권통합이 아닌 독자적 제3정당 창당이 물론 추진시도 되겠지만 그 과정에서 무슨 일이 생길지 몰라 쉽지는 않을 것이다.
반면 여권은 꼴이 우습게 되어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이재오, 전여옥, 친이 핵심은 보이지도 않았고 나 캠프 가세한 친이는 신지호처럼 사고를 치거나 태업을 했다.
아마 보따리를 반쯤 싼 채 보선 패배 후 거사의 날과 이삿날을 기다리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결과는 완전히 졌다고 해석하기에 그렇다고 더더욱 비겼다고 주장하기에는 말도 안되는 어정쩡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아무도 박근혜의 그간의 지지도가 거품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나설 수 없게 되어버렸다.
오히려 독을 품은 박근혜가 그간 국민의 변화 여망을 외면해 개혁과 쇄신을 거부해온 때문이라고 역공을 하고 나섰다. 거칠게 변해가고 이반하는 민심을 모르고 외면한 채 무료급식 주민투표에 앞장서 온 MB와 친이, 오세훈, 나경원 등이 모든 책임의 근원이 MB와 친이가 아니라고 주장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증거가 남았다.
MB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자기집(한나라당) 방화에 기대하던 옆집 여주인(박근혜)가 타 죽지 않고 자기 발등으로 옮아 붙은 격이다.
청와대에서는 무료급식 주민투표와 재선거를 밀어붙이고 내곡동 사저를 기획한 MB의 총애를 받는 측근과 이 과정에서 소외된 임태희 실장간의 알력이 멀어져 어젯밤에는 비서실장 사표소동이 벌어졌다.
미필적 고의처럼 모호한 일 처리를 즐기는 MB는 오른팔(양 특보)가 하는 일을 왼팔(비서실장)이 모르게 하는 미덕을 가졌다.
그래서 정권내부에는 지금 대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선거를 이기라는 것이지 지라고 하는 것인지 그 속뜻을 청와대나 한나라당 친이나 사정, 정보기관이 모두 잘 모르고 선거기간 내내 혼란에 빠져 우왕좌왕한 모습을 보였다.
『미필적 고의』라는 말이 원래 그 진심은 과실인지, 고의인지 가려내기가 매우 어려워 생긴 법적 용어이다.
MB의 속은 바다와 같이 너무 깊어 소수 오른팔 외는 아무도 알기 어려운 것 같다.
그 결과 앞으로 홍준표를 비롯해 한나라당 대다수가 MB에 등을 돌리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다.
오히려 한나라당 유일한 대선후보는 사실상 박근혜가 확정 지어버렸다.
이제 친이에게 남은일은 투항하거나 이사가는 일 밖에 없다.
그런데 안철수의 박원순 지원을 통해 나타난 민심은 반 MB이다. 따라서 안이 창당을 독자적으로 한다고 해도 그곳에 친이가 설 자리는 없을 것이다.
MB에게 이제 남은 것은 한을 품은 민주당과 야권의 각종 MB정권의 의혹과 측근비리, 사저의혹, 자원외교 의혹 규명 뿐이다. 친박에게도 MB는 미필적 고의의 대가를 받아야 한다. 홍준표도 자신을 대표에서 쫓아내려 한 MB에 등을 돌릴 것이다. 안철수도 MB 속뜻이야 어쨌든 MB와 관련해서 거론되기만 해도 그 순간 끝장이라는 것을 잘 알기에 거리를 둘 것이다.
MB가 뒤늦게 저지른 미필적 고의를 만회하고 자신의 범의를 감추기 위한 알리바이로 애꿎은 ‘나는 꼼수다’ 수사와 박원순 고발 사건 등을 만지작 거릴지도 모르지만 이것은 개그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미필적 고의 꼼수로 오히려 자신의 발등에 불을 지른 MB의 향후 처지가 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