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s://humoruniv.com/fear83436
우선 이건 MSG 하나도 안 친 실화임. 그러다보니 좀 밋밋할 수도 있는걸 감안해주기 바람.
내 최근 글 보면 알겠지만 얼마 전 발을 크게 다쳤어.
지금도 후유증인지 불편하긴 하다. 너넨 발 접질리는거 진짜 조심해. 이거 그냥 잠깐 아프고 낫는게 아니라 발 자체가 약해짐.
무튼 발 때문에 최근까지도 병원에서 물리치료 받으러 다녔어.
7월 9일. 그 날도 병원 가는 길이었어. 늦어서 택시를 타고(오전에 치료 받으려면 12시까지 가야함) 가서 잠깐 여자친구랑 통화를 함. 그냥 어제 친척들이랑 오랜만에 제주도 간 꿈 꾼 얘기 했더니 왜 자기랑은 안 가냐고 장난치는 일상적인 대화였음.
그러다가 건물 안 들어가서 엘베 왔을 때 나 이제 엘베 타니까 잠깐 안 들릴수도 있다고 말했지. 여자친구도 알겠다고 했고. 그리고 엘베 문이 닫혔는데 갑자기
"꺄핫! 안경꼈네!?"
라는 말을 함.
뜬금없었지. 어디서 나 보고 있는 것도 아니고 ㅋㅋㅋ 그리고 나 렌즈 끼고 있었거든.
그 때 상황 다 기억남. 거기 건물이 병원 건물은 아니고 상가 건물임. 최근까지는 진보정당 국회의원 사무실도 있었고 여러가지 많아. 그래도 나름 병원이 있어서인지 엘리베이터가
이렇게 넓은 엘베임.
나는 문을 등지고 있었고 안경썼네!?라는 말을 듣고 뭐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안경을 꼈나 하며 안쪽 벽 구석 비치는 부분으로 날 보며(거울 없는 엘베임) 안경 안 낀걸 보고 피식 웃었음.
다시 대화로 돌아와서 저 말을 듣고 그냥 뜬금없이 장난치는건가 싶었음. 나는 사람들한테 안경쓴 모습 최대한 안 보여주려고 하고 여자친구는 안경쓴 거 보고싶다고 하거든. 그런 맥락에서 친 장난으로 받아들였음.
다소 뜬금없는, 평소에 본 적 없는 패턴의 장난이긴 했지만.
그래서 나도 받아쳤음.
"쟈기??"
그랬더니
"웅!!"
이라는 대답이 돌아옴.
?
대화가 이상하잖아. "~했네"는 보통 타인의 상태를 말할 때 쓰는건데 알고보니 본인이 쓰고 있다네. 이게 무슨 흐름이지 싶으면서도 그냥 넘김.
이 시점에서 엘베가 병원이 있는 6층에 도착했어. 난 엘베 내리면서 안경 쓴 거 셀카 찍어서 보내달라는 의미로 말했음
"그럼...보내줘야겠지?"
"웅? 뭐라고? 안 들렸어!"
"안경 쓴 모습 찍어서 보내줘야겠지?
"응?? 무슨 안경??"
"?? 쟈기 안경 쓰고 있는 거 아냐??"
"엥 나 렌즈 끼고 있지! 오전에 나갔다 왔잖아!"(최근에 주 4회 오전에 운전연수 받으러 다녔음)
"...방금 쟈기가 쟈기 안경 쓰고 있다며?"
"그게 뭔 말이야??"
여기서부터 소름이 돋기 시작함.
"장난치지마...왜 그래 무섭게..."
"무슨 장난...나도 쟈기가 그러니까 무서워..."
이게 뭔가 싶었지만 일단 병원 도착했으니 톡으로 하자고 하고 병원으로 들어감. 물리치료 받으면서도 톡으로 '왜 장난치냐. 진짜 장난 아니냐' 계속 확인했음.
아니래.
여친이 장난쳐도 내가 이렇게 진지하게 말하면 사실대로 말 할 사람임. 근데 절대 아니래.
들어보니까 내가 엘베 타면서 통화 잠깐 끊길수도 있다고 말한 뒤 실제로 통화가 잠시 끊겼대.
그러다가 들린게 "...야겠지?"라는거야. 여친 입장에선 나 엘베 내릴 시점에 다시 들린거지.
그럼 난 6층까지 올라갈 동안 누구랑 대화한 거지?
이상한 포인트들이 많긴 했어. 엘베 탔는데 통화가 멀쩡한 것도 그렇고(물론 이건 때에 때라 될 때도 있어서 그런갑다 하고 넘어갔음) 대화의 흐름도 이상했고.
끝까지 장난치는건가 생각도 해봤는데, 내가 "보여줘야겠지?"라고 했을 때 엘베 내린다고 이야기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타이밍 맞게 안 들린다고 했겠어.
무튼 그렇게 치료 받고 집 갈 때 엘베 타는데 무섭더라. 그 병원이 친구 일하는 병원이라 가기 전에 말했더니 "응 주작"ㅇㅈㄹ 함
첫댓글 와씨 진짜면 소름인디 ... 꺄핫 안경꼈네랑 웅!! 누가한거임 ??
엘베에 누가 같이 타있었나 봐,,
ㄷㄷ여친헴 목소리 왜 따라하냐
오 뭐여
근데 왜 보고있으면서도 틀리냐 귀신은 .?... ;;
걍 혼선된 거 아녀??
귀신헴 안경끼고있는거 자랑하구싶엇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