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한 달 지독한 감기 때문에 고생을 꽤나 했다. 평소 감기는 잘 걸리지
않았으므로 집안 식구가 감기 기운이 있어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다가 엔총 밤에 자고 일어나니 내 코가 조금 막힌 듯 했다. 조금 있으면 낫겠지
하고 처음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그리곤 감기는 시간과의 싸움이란
생각을 떠 올렸다. 병원에 가서 처방전을 받아 약을 먹으면 일주일, 집에서 밥 잘 먹고
버티면 7일 걸린다는 사실을.
일주일을 지나도 감기 증세는 떨어질줄 몰랐다. 딱히 출근할 곳도 없는 백수인 나에게
시간과의 싸움을 신청한 감기에게 초장에 흰 수건을 던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로
내 명예에 먹칠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 나는 재차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끝까지 한번 붙어보자'고 이빨을 갈면서 다짐을 고쳐 먹었다. 그러고도 다시 2~3주가
흘렀다.
몇주째 상판때기가 보이지 않는다고 친구들한테서 전화가 오기 시작하였다. 그러구보니
콘디션이 좋지 않다고 친구들과 매 주 가는 근교산 등산에 빠진지도 벌써 몇주째가 되었다.
그렇다고 나을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집앞에 있는 내과에 가서 진료를 받았더니
독감은 아니란다. 코로나 백신은 한번도 안 맞았지만 독감백신은 작년인가 한 번 맞았다.
독감에 걸리지 않은 것은 미리 맞은 독감백신 덕분인지 알 수가 없지만 어쨌든 감기약을
처방받아 한 사흘 먹고 나니 컨디션이 많이 회복되었다. 아래 글은 신문에 난 기사 일부이다.
많은 사람들이 감기와 독감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 많다. 호흡기 질환의 증상은
기침, 발열, 피로감 등 모두 비슷하기 때문에 쉽게는 구분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독감은 감기와 다른 바이러스인 만큼 그 증상도 세세한 차이를 보인다. 다만,
감기 바이러스가 리노·아데노 바이러스 등 200여 종이 넘는 만큼 유발하는 증상이 다양한
편이다. 특히 콧물 코막힘 증상이 많이 나타나고 열과 근육통, 피로감, 두통은 경미한 편에 속한다.
가볍게는 일주일이면 낫지만 2~3주가 지나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중이염, 오한,
결막염, 설사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주의가 필요하다. 감기는 그 원인의 바이러스가 다양한 만큼
사실상 백신이 없다는 점도 독감과 다른 점이다.
인플루엔자바이러스로 유발되는 독감은 갑작스러운 ‘고열’ 증상이 나타나는 게 특징이다. 감기와
다르게 증상이 확연히 심하다. 심한 피로감, 근육통, 오한, 두통, 인후통 등이 동반된다. 치료를 받으면
증상은 일주일 내에 대부분 나아지므로 증상이 나타나면 참지 말고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폐렴 등 합병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독감은 타미플루 등 항바이러스
치료제를 처방받아, 빠르게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2024년 마지막 주(12월 22∼28일) 전국의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을 찾은 외래환자 1000 명
가운데 독감 증상을 보인 의심환자 수를 나타내는 독감 의사환자(ILI) 분율은 73.9명이었다. 1주 전의 1000
명당 31.3명에서 136% 급증한 수치다. 모든 연령대에서 환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13∼18세 청소년층에서
환자 수가 특히 많았다.
독감 백신. 로이터연합독감의 경우 일반 감기와 달리 백신 접종을 통해 예방할 수 있으며 독감이 10월에서
다음해 4월 사이에 유행하기 때문에 항체가 생기는 기간(2~4주)과 예방효과가 지속되는 기간(6개월)을
고려해 9월에서 12월까지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으며 해마다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백신의 경우는 3가나
4가 백신이 있다. 3가 백신은 A형 독감 바이러스 두 종류, B형 한 종류를 포함해 3가지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
할 수 있고, 4가 독감 백신은 A형 두 종류, B형 두 종류를 예방할 수 있다.결국 4가가 B형 독감을 하나 더 예방
할 수 있다.
한 의원에 붙은 독감백신 무료접종 안내문. 연합뉴스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중 A형과 B형이 사람에게 병을
일으킨다. A형은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H항원과 N항원의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가 존재하며 변형이 잘
되는 바이러스로 유행 가능성이 높고 동물에게도 전염될 수 있다. 홍콩독감, 스페인독감 등이 이에 해당한다.
B형 독감은 전파 속도가 느리며 변이가 잘 일어나지 않고 몇 년에 한번 유행하며 사람만 감염된다.
질병관리청과 전문가들은 고위험군은 지금이라도 독감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플루엔자 감염
시 중증화 위험이 큰 6개월∼13세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은 내달 4월 30일까지 무료로 접종을 받을 수 있다.
독감 치료제를 투여받은 환자 가운데 소아, 청소년에게서 경련과 섬망 같은 신경정신계 이상 반응이나 추락과
같은 사고가 나타난 보고가 있으므로 보호자들은 환자와 이틀 정도 함께 지내며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백신을 맞아도 만성질환이 있거나 노약자의 경우 50~60%, 건강한 성인도 70~90%로, 100% 예방효과가 나타
나는 것은 아니다. 이에 개인적인 면역 관리가 필수적이다.